기도

여행을 떠나는 마냥 애기같은 큰딸내미를
방금전에 배웅하고 돌아왔다.

전날까지도 아무렇지도 않더니만
막상 아침이 되고 부터는
마음이 어수선해서 어쩔줄을 모르고 있는데,

우리나라 보다 더 무덥다는 중국으로 향하는
그 발걸음이 덕더 무거워만 보이고...

초조해 하는 엄마를 달래며 의연한 체 하는 아이를 보면서
자라난 키만큼 아이의 마음도 자랐음을 느낀다.

예닐곱 부터  지병으로 고통스러웠을 텐데도
무던하게 자라 준 아이에게 늘 감사한다.

유난히 고집이 세고 욕심이 많아
두살 터울의 동생을 지나치게 샘 내 했다.

늘 자기것이 우선이고
동생은 경쟁상대 이자 친구로 오붓이 지냈는데

어느날 공기가 좋다던
비산동 산꼭대기 아파트에서 살던 때
아이가 유난히 아프기 시작했다.

첨엔 단순한 감기려니 했는데
낫지 않고 증세가 심해지자
서울의 종합병원으로 데려가니
<삼출성 중이염>인데 증상이 심해  수술을 하잔다.

그렇게 시작한 중이염 수술은
다섯해가 지날때 까지
전신마취로 행해졌다.

아이가 늘상 잘 까먹는 버릇이
어쩌면 자주 마취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어른도 견뎌내기 힘든 수술을 다섯차례 했으니...

그동안 본인은 물론이고
지켜보는 가족들 모두는
늘 아이를 향한 기도를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되게 하소서..."
'다시는 재발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차라리 저에게 이고통을 내리소서...'

우리의 기도는 7년이 지나서 응답이 왔다.

지금 아이는 무척 밝고 건강하다.

때로는 주변이 산만하여
동생과 비교되게 덤벙댐으로
꾸중을 받기도 하지만

이렇게 자라준게
너무도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아이가 타고간 버스의 뒤를 바라다 보면서
나는 다시 기도를 한다.

'아이가 건강하게 잘 다녀오게 지켜 주소서...'

(아,이글을 쓰는데 아이에게서 전화가 온다.)

"엄마! 제 걱정 마시고 사랑이(동생) 한테도 언니 걱정 말라고 해주세여."

늘 제 기도를 들어 주신 하나님!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도록 끝까지 지켜 주시옵소서...

이제는 아이가 남기고 간 흔적을 정리하면서
일주일 후,
더욱 너른 생각을 담고 돌아올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