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번개 후기

번개란...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번쩍 치는 것이 진짜 번개일것이다.
엊저녁 그런 진짜 번개를 쳤슴다.

저녁 6시도 넘은 시간에, 이제는 태양이 좀 싸납지 않겠거니 코트로 향합니다.
벽치기 없지만 혹시 난타 상대라도 있을까 아파트 코트를 기웃거리지만 적막강산...
역시 아파트 코트는 가정적이야, 나같은 극성은 없네요...

방향을 바꿔 현욱님 학교로 향합니다.
최고의 벽치기 장소인 그 케미컬 코트로...
차를 세우고 멀리 바라보니 누군가 한사람 서브 연습을 하고 있슴다.
음 벽치기도 되겠고, 말만 잘되면 난타라도 하겠거니 맘이 좋슴다.
게다가 어쩜 전테교 회원 한명 더 늘어날 찬스라 싶어서 발걸음이 빨라짐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모습임다.
ㅋㅋ 박철현님임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이렇게 우연히 만나다니...
저랑 똑같이 벽치기 좀 하다가 서브 연습하려고, 공도 한바구니 들고 오셨더군요...

단순한 난타나 게임으로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길버트가 얘기했듯이,
집중적 훈련이 동반되어야 한끝이라도 실력이 는다고 했으니,
응당 공 한바구니 들고서 서로 서브-리턴, 발리-스트록, 미니게임 등으로 훈련을 해야 마땅하지만,
또 그러려고 나온 참에 훈련 파트너도 있으니 볼박스를 주면서 훈련하고 싶었는데...
마음은 그렇지만 역시 쪼매 몸 풀고는 그냥 단식에 들어갑니다.

이래저래 몸이 근 5킬로 불었는데,
휴가로 테니스 리듬도 별로이지만 음~ 코트가 날 부르니 어찌 한판 안하리오....
그렇게 시작한 게임은, 토스 난조로 시작된 나으 삽질과,
후덥지근한 날씨로 인한 집중력 감소로 맺고 끊는 것 없이 타이브레익까지 갑니다.

철현님의 660이 보내는 묵직하고 깊은공에 자꾸 밀리고,
몸 한번 쏠리면 되돌아 오질 못해서 본의 아니게 네트에 대시하면서 급한 손놀림으로 에러나고,
삑삑 운동화 소리는 나는데 발놀림은 리듬감이 없고
에지간히 5개중 하나꼴로 쳐내는 긴 공은 각과 깊이가 맘에 안들고..
오가는 삽질속에 싹트는 웃음 속에
어스름 어두워지기 직전에야 끝이 납니다.

숨은 턱에 닿고,
토스는 상대에게 미안할 정도로 춤을 추고,
바닷물 훈련으로 아작난 무릎은 굽혀지질 않고,
후끈한 코트 열기는 물을 자꾸 들이키게합니다.

운동부하검사의 교훈(?)에 따라서 철현님이 정리체조를 합니다.
저도 덩달아 마무리 스트레칭을 합니다.
숨좀 고르고 나니까 이제 칠만하고 몸도 풀렸다 싶어서 어두어지는 날씨가 아쉽슴다.

물 1리터 마시고, 땀 범벅이 된 옷 갈아입고 집으로 돌아왔슴다.
저녁 내내 공 하나 들고 혼자 토스 연습을 합니다.
아무생각없이 편하게 던지면 잘 되는 것이,
오른손에 라켓만 들고 던지면 왤케 엉망이 되는지...

오늘 번개의 tip
- 철현님 아쉰점은 자신의 강점과 상대 약점을 적극활용하지 않고 신사적으로 공을 주는 양반정신
- 철현님 강점은 포사이드 공은 아주 깊은 것 까지도 다 커버가 된다는 것..
- 저의 반성문은 평소 꾸준히 몸 맹그러라
- 하체가 부실하면 암것도 않된다 단련하고, 부상 방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