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테니스 단식을 생각하며...

변수가 다양한 복식 경기보다,
기술적 단순함이 돋보이는 단식 경기의 경우,
경기 당시에는 간파하지 못했던 기술적 결함으로 승부가 나기 쉽습니다.
예컨대, 얼마전 마씨 일가의 단식 경기에서 나온 라이징볼이 그것이죠.
경기중에 상대의 스윙 포인트와 타이밍을 읽지못해 승부가 갈렸죠.

하지만, 라이징 볼에 대한 확률 높은 대처법이 있긴 하지만,
이것이 쥐약이다 하는 누구나 사용가능한 100%짜리 대처법은 없죠.
서로 수 차이가 나면, 기술 내용이 무엇이던 간에 수 차이만큼 승부가 나뉠 뿐이죠...

이쯤에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단식을 잠시만 디벼봅니다.

공격적 측면에서 본다면, 단식 승부의 분수령은 단연 세컨 서브와 백핸드입니다.
상대를 불안하게 만드는 위력적 세컨 서브와,
포핸드 부럽지 않은 백핸드가 있다면 시합의 첫 단추가 잘 꿰어진 것이죠.
세컨 서브 중에도 안전한 백핸드쪽의 스핀 서브보다는,
코스에 상관없이 빠른 슬라이스성 플랫이죠 (이 부분이 참 어렵죠).

연결구 측면에서 본다면, 단식 승부의 맥락은 슬라이스 스트록과 문볼의 운영에 달려 있죠.
속도가 쬐금 느린 대신 바운드 후 상대를 코트에서 밀어내는 효과가 큰 백슬라이스,
역동작에 걸린 포핸드쪽 빠지는 공을 살려 내는데 유효한 포슬라이스.
엔드라인 부근에 밀렸을때, 상대 백사이드 깊이 찔러주는 문볼(moon ball)...
이런 연결구는 중립 내지는 몰렸던 자신의 위치를 공격선으로 복구 하는데 중요하죠.

수비적 측면에서는, 로브와 패싱인데...
다 아시는 얘기고 단지 강조 할 것은
로브나 패싱의 성공 여부는 확씰한 스윙이고, 특히나 확실한 팔로우 스윙에 달렸습니다.
키 넘긴다고 올린 로브가 상대 스매시에 걸리는 이유도 팔로우 스윙이 어정쩡해서이고,
패싱의 방향성이 날카롭지 못한것도 팔로우 스윙이 대강대강일 경우죠...
어차피 수비에 몰린 상황, 궁상 떨지 말고 학씰한 팔로우 스윙.

결정구 면에서는, 하이 발리와 드라이브 발리만 들겠습니다.
상대를 몰아 놓고 빈곳을 겨냥할 때야 무엇을 치건 득점이 높으니 넘어가고,
상대가 얼추 자리를 잡고 있을 때에도 결정을 낼 수 있는 것이 위의 두가지 발리입니다.
단식에서 발리 할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의외로 잘 챙겨 보면, 하이발리와 드라이브 발리 기회는 많습니다.
혼전 중에 빠르게 넘어가는 문볼이나 로브를 앞에서 잡아 치는 하이발리와,
서브나 리턴 후 3구, 4구에서 맞게 되는 어중띤 공에 대한 드라이브 발리 찬스가 그것입니다.

이정도 얘기하면, 글쓴 사람은 무슨 잘난 단식 경험자인가 하실텐데...
소위 제대로 된 대회 문턱도 가본적 없는 우물안 개구리죠.
저와 부대껴본 대전 분교님들도 아시듯이
그저, 겜돌이 아닌 선량한(?) 동네 테니스 매니아입니다.
저와 비슷한 동네 총각 동네 아자씨들도 단식을 치는 사람이 점점 늘길래 한마디...

하여간 처음으로 돌아가서,
같은 무공이라도 시전하는 사람이 고수냐 아니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이듯
비법이나 비기를 찾기 보다는 전반적인 자신의 내공을 키우다 보면,
처음에는 치명적으로 느껴졌던 상대의 무시무시한 기술이
어느날엔가는 만만한 공으로 보일 수 있다는 희망을 얘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