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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

최근 심각한 부상으로 3년만에 테니스계에 컴백하셨다는 분을 알게 되었는데
그 분이 3년동안 한두번이라도 라켓을 잡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단 며칠 안나가도 쌩한 바람이 돌 정도로 급변하는 코트 인심이나
지는 별이 있고 떠오르는 별에다 치고 올라오는 젊은 혈기로
복잡하고 어지러운 코트 풍속도를 감안하면 무척 오랜 기간의 공백이겠다.

테니스 실력과 인간관계의 회복, 그리고 새로운 지형을 따라잡는데
글쎄 쉰만큼은 아니어도 꽤 오랜 시간을 요하는게 정상일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분은 금방 부상이전으로 돌아와 우승도 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
다만 사람들이 자길 이기고 좋아하고
남들에게 누굴 몇대 몇으로 이겼노라 자랑할 꺼리를 선사하는  
예전에 알지 못했던 기쁨을 알게 되었다는 겸손이 가미된 은근한 자랑이 약간의 변화라면.

잘 아는 어떤 분도 한 이십년 족히 테니스를 안치셨지만 젊을 때 몇 년 배웠던 걸로
평생 먹고 사신다면서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몸으로 보이신다.

코트에서 구력이 문제시 될 때마다
구력에 대한 셈을 할라치면 라켓 잡은 시점을 기점으로해서 현재까지로 해야한다는 이론과
중간에 쉰 기간은 빼줘야한다는 주장이 팽팽이 맞서는데
전자의 주장이든 후자의 논리든 구력에 관한 일말의 진실이 숨어있는 것같다.
하루만 안쳐도 입에서 가시돋듯 처음 라켓 잡는 감이 생경하고 공 몇 개는 어설프게 넘기게 되니
나중 말이 옳은 것같지만
젊어서 공 쳐봤던 사람들이 중간에 몇 번 쉬었다고 해도
느즈막이 라켓들고 열심인 사람보다 못하지 않는 걸 보면 처음말에 수긍이 간다.

이번 내 앞에 놓인 공백이 얼마간이 될런지 가늠할 수 없다.
며칠 살살 서서 레슨받으면서 감만 안잊고 가다보면
산신령님을 안뵈어도 씻은 듯이 나을지
이제는 나이를 생각하고 관절을 생각해서 테니스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할지
일전에 한달만에 밟았던 코트에서 호의를 갖고 난타쳐주려는 사람들이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글쎄 사람마다 공백을 뛰어넘는 능력이 다른가보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andy 11.18 19:55
    구력에 관한 후자의 논리가 밀리는 것 같네요.. 저도 라켓을 처음 쥐어 본 것은 초등학생때였지만 2006년이 되기전까진 딴 세상에서 살다와서 후자를 적극 찬성합니다.

    주말에는 아무 짓도 못하게 되는 테니스 중병에 걸린지 어느덧 2년이 지났습니다.
    요즘 드는 생각인데 제가 나누는 시간의 분리 (AD/BC와 같은)는 테니스를 알기전 시간과 테니스를 알고 난 이후의 시간만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 하게 되는 이런 이분법적 사고방식.. 정말 삶을 간단하게 만들어서 편할 때가 있습니다.
  • 최혜랑 11.18 23:31
    가끔 옛날에 봤던 영화를 케이블에서 다시 볼 때 테니스를 알기 전 무심히 지나쳤던 테니스에 관한 대사나 코트 장면들이 와락 반갑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얽혀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만감교차입니다.
    앤디님은 후자에 찬동하시지만 2006년에 처음 라켓 잡으셨다면 아마 지금처럼 못치셨을 겁니다. 해서 양쪽 주장에 일말의 진실이 있는 것같다하는 쪽으로 후퇴하심이 어떨런지....
  • andy 11.19 21:02
    후퇴하겠습니다.

    9시 뉴스에 전라도 지방에 눈이 왔다는 것이 톱 뉴스네요. 왜 이런 걸 보면, 그 어떤 것보다 테니스 치는 동호인들이 생각나게 되는 걸까요....
  • 최혜랑 11.20 00:43
    이쪽이야 겨울이면 눈이 노상 오니 월동준비하면 제설장비부터 먼저 준비하죠.
    판자랑 막대 사다가 톱질하고 망치질해서 너까래도 넉넉히 만들어 놓고
    (저희 회원 한분이 힘도 세고 맘씨랑 솜씨가 좋아 올해는 눈이 일찍 온다는 예보도 있고 해서 며칠 전에 많이 만들어 놓았답니다) 눈삽이며 손수레 바퀴도 손보고....
    하지만 겨울에도 따뜻한 남도 쪽은 눈이 와 봐야 겨우 몇 밀리 쌓이다 녹아버리는 정도라 제설장비가 넉넉치 않아서
    가끔 와서 쌓이는 눈 때문에 치우는 일이 무척 골치인가 봅니다.
  • ArumTen 11.20 09:51
    이참에 근력운동을 해두심이 어떠실런지요?
    하루 2 ~3시간 정도 gym에서 근력운동 해두시면 다음에 테니스 하실때 엄청 도움될거 같구요,
    힘빼고 공칠 수 있는 있는 능력도 훨씬 빨리 감잡을 수 있을겁니다.

    여기에 몸매도 좋아지는 일석이조 효과까지도 기대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 ^
  • 디제이(이덕재) 11.21 12:07
    제 개인적 경험으로는 구력에 관한 한 후자가 조금 더 설득력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다닐적에 테니스 써클활동을 했었는데 군대를 갖다오느라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시간이 흐르면 실력이 느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입대하기전 2년 정도 열심히 볼치고 입대후 2년이상 테니스를 접하지 못하던 학생들이

    3년동안 계속 테니스를 꾸준히 쳤던 학생들보다 오히려 더 잘치는 것을 많이 본 경험이 있었네요.

    (물론 운동신경과 체력, 체격조건 등의 개인차를 어느정도 감안해서 비슷한 조건의 학생들끼리
    비교해서입니다.)

    아마도 직접 볼을 치지는 않더라도 이른바 "보는 눈" 이란 것이 세월의 무게만큼 더 열려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