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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인조잔디코트에서 비가 어느정도 오는데 공치는 것은 테니스에 대한 열정으로 치부되지만
비가 억수로 퍼부어대어 임팩트 순간 물보라에 눈도 못뜨는 지경이고
라켓을 휘둘러도 공 무게를 감당못해 네트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계속 플레이를 하고 있다면.

운동하고 나서 땀나고 갈증날 때 한잔 가득 맥주가 주는 시원한 즐거움 대신
적당히 땀빼서 술 맛있게 마시려고 술자리 맴버 구성하기 위해 코트에 들리는 것이라면.

테니스는 혼자하는 운동이 아니라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면서
바쁜 세상에 이사람 저사람 비하인드스토리를 다 들어주며 마음 쓰다보면 공은 뒷전이 되고.

남들 입방아에 오를 정도로 짠맛나게 알뜰해도
이사람 저사람 살뜰이 거두어도 씀씀이가 헤프다는 뒷말이.

옷을 매일 갈아입어도 테니스학교 교복처럼 매일 같은 옷을 입어도
화장이 진해도 생얼이라도 말이 많고.

어쩌면 이 경계도 불륜과 로맨스 만큼이나 중독과 열정 만큼이나 애매하고 주관적이겠다.
너그러움, 관용 같은 넉넉함이 없다면 차라리 관심없음이 나으려나?
글쎄 중용의 도를 얘기하지만 가운데 공마냥 얼른 판단이 안설 때가 많다.
자신이나 자신의 잣대와 다르면 무조건 비정상으로 몰고가는 코트인심이
오늘따라 더 팍팍하게 느껴진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한계령 06.30 10:28
    사람살이가 어디나 그런 거 같애요.
    나의 기준이 확실히 선다면 남들이 뭐라는게 뭐 대수겠어요.
    '테니스장에서는 테니스만 차자"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 우와 07.01 01:58
    네... 저도 기분이 우울하네요...

    어쩌면, 그래서 너그러움과 관용같은 넉넉함이 더욱 가치 있게 받아들여지고, 그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에 저의 아들이 쓰는 파란색 샤프펜슬 비슷한 연필(문구점에서는 "홀더"라고 불리던데요...)의 윗부분이 좀 깨져서 아들이 속상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순간접착제와 치실 등을 이용해서 고쳐주면서... "원래 깨지기 전에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너 것과 똑 같은 것을 쓰고 있었을 거야... 이제 이 상처 덕분에 이것은 너만의 유일한 모양을 가진 유일한 진짜 니꺼가 된거 같아..." 라고 했습니다... 아들의 기분이 훨씬 나아져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그러움과 관용같은 넉넉함이 없음으로 인해서, 오늘 우리가 겪는 상처 덕분에, 우리가 더욱 우리다운 우리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 최혜랑 07.02 07:42
    어렸을 때는 외국사람들이 고급호텔에서 비싼 밥을 사는 것보다 조촐하더라도 집으로 초대하는 것을 최대의 환대로 생각한다기에 얼핏 이해가 안되더군요.
    기계로 만들어 정교해보이는 스웨터나 식탁보보다 어설픈 손뜨개나 자수, 홈메이드 음식 등에 가치를 두는 것은 손품에 들어간 노력과 시간과 정성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를 만들기 때문이란 걸 나중에 깨닫게 되었지요.
    저도 남들처럼 하나 더 사주고 말았을텐데
    우와!!! 누구도 상상 못할 대처법이네요.
    아드님은 유일무이의 파란샤프를 평생 기억할 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