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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하루..

지난 금요일날 일어난 일인데요.. 지난 금요일날 아침 한 10시 쯤에 아주 가볍게 일어나서.. (방학때 이렇게 안자두면 어제 이렇게 자겠습니까.. ^-^) 양치질 하고.. 밥먹고.. 그러고 빈둥 빈둥 거리면서 동네 코트로 가방 하나 어깨에 둘러메고 공바구니 어깨에 지고 나갔습니다..

뭐 서브나 연습할 생각이었죠.. 그렇게 아침일찍 상쾌하게 서브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연습하던중.. 한 아저씨가 라켓 하나를 들고 오시더니 하시는 말씀.. "저 같이 잠시동안만 쳐도 되겠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저 그렇게 사람 알아가는것도 좋아하고 해서.. 그 아저씨의 복장을 말씀드리자면.. 반팔 흰 면티에 청바지에 워커(구두)를 신으시고 허리에 허리띠.. 오신 차를 봐서.. Cable TV나 고속 인터넷 설치하는 분 같았습니다..

그 복장으로 손에 오래되 보이는 라켓 하나 쥐고 오시는 아저씨의 모습 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였습니다..
"내가 일하는 중이라서 옷이 이렇구나 하하... 이게 얼마만에 쳐보는 테니스냐.. 한 5년 됬나?"
이렇게 말하시는 아저씨의 입가에는 미소가 멈추지를 않더군요..

그렇게 아저씨와 베이스 라인 난타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저씨 실력을 보려고.. 살살.. 넘겨만 드렸는데요.. 제가 아저씨 복장으로 고수는 아닐꺼라고 생각했거던요.. 백핸드는 슬라이스로 넘기시고.. 포핸드는 강력하게 탑스핀을 넣어서 드라이브로 날리시더라고요.. 처음에 아저씨의 포핸드 보고 '아 중급은 되시는 구나.." 하며 저도 아저씨 실력에 맞게 기어를 조금 올렸습니다..

"아저씨 잘치시네요~"
아저씨의 입가의 미소는 아직까지 여전히.. 싱글 벙글 하시고 계시며 간간히.. 저에게..
"내가 니 연습을 방해하는게 아니었으면 좋겠구나.."
"나때문에 니 테니스 리듬이 망가지는건 아닌지.. 걱정이다.."
"내가 니 게임을 가져가는건 아닌지.."
이런 걱정의 말씀을 미스하실때마다 하시더라고요.. 계속되는 난타전에 아저씨는 어린아이 처럼 좋아하시더라고요.. 난타전이지만.. 아저씨가.. 연습 상대라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걸 해보라고 하시길레.. 네트 러쉬와 발리를 연습했습니다.. 그 긴 청바지를 입으시고.. (날씨도 더웠거던요..) 제 발리 공 하나 하나를 있는 힘을 다해서 뛰어서 저에게 하나라도 더 연습 공을 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아저씨가 너무도 고맙더라고요..

그렇게 한 20~30분정도 치고 난후... 아저씨가 이제 일하러 가셔야 한다고 하더군요 ^-^;;
지금 저희 동네에 설치하러 오셔서 저 연습하는거 보고 라켓만 들고 달려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헤헤.. 제가 가져온 물 한잔을 대접하고.. 그냥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테니스를 그만두신지 5년이나 되어간다고.. 가정을 갖고 나서는 일을 열심히 하는 바람에 대학때 까지 하던 테니스를 잠시 접어 두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하시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싱글벙글..

"정말 테니스를 좋아하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5년만에 이제 다시 운동을 시작 하고 싶으셔서.. 차에 라켓을 두고 점심 시간 마다 나와서 서브 연습, 벽치기등을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실제로 사람과 친건 (아저씨 말로는 잘하는 사람과 친건 ^-^) 5년 만이라고.. 그러고는 아저씨 과거 얘기를 조금 해주셨는데요.. 그때 속으로 "이야 5년만에 이정도의 난타를 할수 있으면.. 5년 전에는?ㅡ_ㅡ;; "

고등학교 내내 팀 내에서 넘버 4로 4th 싱글과 2nd 더블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같은 팀내 선수들을 학교에서는 이기지 못했지만.. USTA토너먼트 나가서는 의외로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둬서.. 따신 트로피만 10개가 넘는다고.. State 규모의 토너먼트를 이기셨을때 대회 우승자 가 Jimmy Connor를 시합을 위해 Warm Up 해주는 이벤트는 십년이 훌쩍지난 아직도 기억 하신다고.. (엄청나더라고.. 꼭 어제 일을 얘기하듯이 아주 아이처럼 신나서 말씀하시는 아저씨 얼굴에 저도 모르게 신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대학을 테니스 장학금을 받고 가셨지만..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고 가정을 꾸리시면서 테니스까지 할수가 없었다고.. 제게 1분에 한번씩.. "정말 고맙다.. 니 게임에 도움 되지 않는줄 알고 있을텐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회선수들(USTA를 하는 선수들)은 자기보다 실력이 너무 낮은 상대와는 경기를 꺼립니다.. 난타도.. 리듬이 무너지기 때문에.. 뭐 저는 어린 애들이나 사람들 사귀는걸 좋아해서.. 전혀꺼리지 않지만.. 제가 아는 몇몇 친구들은 꺼리죠.. 헤헤.. 아저씨도 USTA 토너먼트를 많이 나가보셨기때문에.. 그걸 알고 계셨던거죠...

지미 카너와 같이 쳐본 분이랑 난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아저씨게 제가 도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해드리고는.. (한 3분동안.."정말 고맙다.." "아니 제가 감사드리죠.." "아니야 정말 고마워.." "아니..." 이렇게 계속..) 아저씨는 작업 복 체로 일을 하러 가셔야 했죠.. 제가 가시는 아저씨께..

"혹시 전화 번호 가르쳐 주실수 있으세요? 주말에 시간 괜찮으시다면 가끔 같이 쳐요~"
아저씨 우실듯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아 말하길 잘했다..' 생각을 했죠..
그렇게 아저씨의 전화번호를 적어놓고 아저씨가 한손에 오래되보이는 라켓을 들고 코트를 나가시는걸 바라보며.. 저도 집으로 돌아올 준비를 했죠..

정말 테니스를 사랑하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제가 테니스를 지금 5년 동안 쉬고 나서 난타를 한다면 저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고요.. 역시 테니스란 운동은 정말 좋은 운동인것 가테요.. 아저씨에겐 그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줬고.. 저에게는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고.. 또 그 추억을 플레이어 끼리 같이 공유 할수 있게 해주고.. 정말 테니스 시작한게 제 인생에서 가장 값진 일을 한거 가테서 기분 좋~~~ 습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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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4'
  • tenniseye 08.18 11:27
    이글을 읽는 저도 함께 뿌듯해짐을 느낍니다...너무 멋진 장면이 상상되네여~~~~
  • 이미영 08.18 17:53
    맘이 넘 따뜻해지는 글이었습니다...
  • 최찬 08.19 06:02
    우우 슬픈 이야기다.. 혹시 어디서 퍼온글?? 소설가타라..
  • 형욱 08.19 08:30
    헤헤 제 실제 경험담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