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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쾅쾅~

지금 하늘에서는 요란스럽게 천둥번개가 치고 있습니다.
천둥번개를 두고 어느 소설가는
"하나님이 천사들을 야단치는 소리"라는 근사한 문학적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혹시 이 세상을 먼저 떠나간 테니스 매니아들이
하늘에서 테니스 번개 때리는 소리가 아닐까요? 썰렁~

번개소리를 들으니 며칠전 있었던 번개모임이 생각납니다.

그러니까 지난 목요일 저녁에 두면의 코트를 빌려서 두어시간 남짓
번개모임을 가졌습니다.

번개 제목은 "상현 귀국 환영 및 마이클 귀빠진날 축하기념"이었지요.  

약 3개월만에 만나본 상현이는 살이 많이 빠졌더군요.
역시나 이역만리 객지생활은 힘들고 무엇보다 공부를 너무나도 열심히 해서 살이 빠진것 같다고,
너무나도 기특하다,라고 말을 해주려고 했는데

"서울오자마자 아팠는데 설상가상으로
서울 연구실 의자에 앉다가 의자가 부러져서 어깨까지 다쳤다"고..........

너무 살쪄서 의자가 부러졌나???
(실은 나사빠진 부실의자였다고 합니다. ^^)

포핸드가 달라져 있었고  인도애들이랑 함께 공부하고 놀아서 그런지
여유로운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때론 너무 여유를 부려서 마징가님 포핸드에 헛스윙을 몇번 하기도 했지만...^^

수원분교 블루칩으로 급상승중인 지훈님과의 단식대결에서는 상현이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영향때문인지 지훈님께서는 추석휴가 반납하고 특훈 들어갈 태세고,
서울분교 MT 운운하시는걸로 봐서 아무래도 상현이가 또 한분의 Crazy tennis 매니아를 탄생시켰습니다.
상현아~ 땡큐!!!

미국도 안갔으면서도 몇개월동안 얼굴을 안보여준 사돈어른 대만님께서 매우 오랜만에 참석하셨는데,
서브와 발리가 참으로 좋아지셨고 사돈어른 덕분에 전 1승을 챙기기까지 했습니다.

이어서 마딘나님과 은혜님의 레슨이 있었는데
부부는 일심동체라서 그런지 드.디.어. 마딘나님께서 회장님처럼 볼에 스.핀.을. 왕창 주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감아대시는지 볼의 껍딱이 홀라당 발라당 다 벗겨질뻔 했습니다.

그런데 모두를 놀라게 한분이 있었는데 바로 은혜님이었습니다.

은혜님은 신웅님의 처제요, 우혜님의 동생인데, 당연히 신웅님과 우혜님은 부부입니다.

토요일을 이용하여 지금까지 다섯번정도 쳤다는데
포핸드가 자리를 딱 잡으셨을뿐만 아니라 임팩트 감각이 매우좋으셔서 저뿐만 아니라
구경하는 사람들을 깜짝놀라게 했습니다.

설마..하면서 러닝샷을 해보라고 했는데 리듬에 맞추어서 "딱 잡아서" 치는것입니다.

테니스가 어려운건 제자리에서 치는거야 어느정도 스윙만 할줄 아면 되는데,
멀리있는 볼을 치기 위해서는 재빨리 뛰어가서 자세를 갖추고 <밸런스>를 잃지 않으면서 쳐야하는데...
거기엔 예측력도 필요하고 판단력도 아주 중요하죠.

고수들이 하는말중에  "테니스는 발로한다, 다리로 한다"라는게 있는데 그건 볼에 접근하는 풋워크뿐만 아니라 재빨리 뛰어가서 치더라도 밸런스를 잃지 않아야 함을 의미하는데(그래야 좋은 타구를 날릴수 있죠)
이걸 깨우쳤다면 초보는 탈출한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무튼 은혜님께서는 제가 테니스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밸런스를 잃지 않는법"을 잘 알고 계셨는데
어떻게 그걸 알아버렸는지 특히 몇번만에 이렇게 테니스를 잘칠수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은혜님께서는 비록 토요일에만 레슨을 받지만 하루 이백번씩 꾸준히 스윙연습을 하곤 했답니다.
그래도 그것만으론 역시 2%가 부족합니다.

그 나머지 2%는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그 이유를 압니다.

바로 은혜님께서는 포도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을 열심히 도와 주었기 때문이지요.

포도농사에 테니스를 잘하게 하는 어떤 특별한 요소가 있느냐구요?

혹시 포도농사를 지어보셨나요?
포도에 봉지씌우는걸 생각해봅시다.
완전히 쪼그려도 안되고 그렇다고 완전히 서 있는것도 안됩니다.

어쩌면 기마자세 동작과 비슷한데 그건 테니스 준비자세와 닮았고,
그자세로 오랫동안 일을 하면 하체 단련(특히 허벅지근육 강화)은 자연스럽게 됩니다.
무엇보다 봉지를 씌울때의 머리 고정은 필수입니다.

밸런스 유지에 강한하체와 머리고정은 필수요소란걸 페더러의 모습만 봐도
우리는 잘 알겁니다.

신웅님과 우혜님께서 여름휴가때면 어김없이 수원엘 올라오시는데
포도농사를 지으시는 장인장모님을 도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올 여름에도 올라와서 천개나 되는 포도봉지를 씌웠다고 하는데
신웅님을 최고의 사위로 생각하는 장모님의 마음은 어찌보면
당연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손등의 뼈가 부러지고 6개월 진단이 나왔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깁스한 오른손을 목에 걸고서 테니스에 억수로 미친X처럼
왼손으로 포핸드 벽치기를 하며 투백을 연습한,
크레이지 테니스 부산파 두목, 신웅님을 아주 잘 압니다.

부산지하철에서 근무하시는 신웅님!
시동끈 자동차 밀면서 하체단련한 마이클을 모범삼아 지하철을
끌면서 하체훈련을 하고도 남을 만한 분인데,
지하철은 너무 무거워서 끌지는 못할것이고 대신 포도봉지 씌우면서 여름이면 하체훈련을 했을것입니다.
(딱 걸렸어~~~)

이용철 회장님께서는 어찌하여 포핸드가 좋으시고 어찌하여 원그립으로만 포백을 다 치시는줄 아시는지요?

중학교때부터 가장이 되어서 직접 농사를 지으셨는데 낫질을 허벌나게 많이 하셔서 그게 오늘날 강한
포핸드로 나타났고(낫질은 원그립으로만 해야합니다.)

요즘 넘버쓰리 자리를 넘보는 동식님께서는 주경야독하면서
곡갱이질를 많이 한 관계로 스매시와 서브가 좋은것이고,

마징가님이 무쇠팔 무쇠다리를 가진 이유는.......

봄마다 산골 외진곳의 자갈밭을 소처럼 쟁기를 짊어지고 갈았기 때문입니다.
(어찌나 밭을 잘 가는지 그밭에 나는 고구마가 최고로 맛있었지요. 아울러 마징가님이
빠른 발을 가진 까닭은 서리를 많이 해서 그럽니다. 들키면 일단 튀어야 하니까~~)

이날 모임에서는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밝혀져 저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다가왔네요.

짧고도 황금 같은 연휴라서 코트옆에 텐트를 치려고 했는데
이렇게 비가 억수로 퍼붓는군요.

테니스 그만치고 "조신하게 있으면서 집안일이나 도우라"는 하늘의 명령인것 같다고
소시적에 낫질을 많이 하지 않으셨을까 예상케만드는 포핸드 리턴이 좋으신
그분?의 말씀이 맞는것 같습니다.

전을 붙이고 있는데 뒤집을때마다 테니스 못치는 제 속도 뒤집어 지고
제삿상에 올려놓을 감을 보면 실내코트 감투봉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감투봉 갔다가는 내년 이맘때면 저의 사진이 제삿상에 올려져 있을것 같고....ㅎㅎㅎ

빗길에 고향가는길 조심하시고 고향엘 가시거든 테니스는 잊으시고 농사일좀 도와드리면서
테니스에 필요한 근육들을 만들어 오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Comment '9'
  • 마이클 킴 09.17 13:36
    저의 생일을 유일하게 기억하시어 모임 주선해주시고 거기에 좋은 선물까지 주신 테사랑님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아참,
    닭살커플의 대명사인 회장님과 마딘나님!
    자기야~하면서 코트에서 언제나 손을 맞잡고 다니시는 금슬이 너무나도 좋은 두분께서...
    사실은.....
    마딘나님께서 서른네살이 될때까지 틈만 보이면 짐싸들고 도망갈 궁리를 하셨다는 이야기.....
    그 이유가 밝혀지면 회장님 명예에 손상을 줄수 있을것 같기에.......
    그러나 그걸 알고 싶으시면 다음달 수원정모에 참석하셔와요~~~ ^^
  • 짜르 09.17 13:50
    즐거우셨겠네요,,
    그나저나 상현이형을
    언제나 볼수있을까 ㅎㅎ
    조만간에 뵙겟죠
    즐거운 추석 보네세요!
  • 초심 09.17 15:01
    글 잘 읽었습니다.
    마이클님이 말씀하신, '소시적에 낫질을 많이 하지 않으셨을까 예상케 만드는 포핸드 리턴이 좋으신 그 분'은 과찬이신 것 같고, 아직까지 한번도 낫을 잡아본 적이 없다는... ^^;;
    '전을 붙이고 있는데 뒤집을때마다 테니스 못치는 제 속도 뒤집어 지고'의 대목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ㅋㅋㅋ
    편안하고 행복한 추석 되시길...
  • 정은혜 09.17 21:42
    ^^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제가 코트에 도착하자마자 회장님께서 케잌을 준비하시는 걸 보구
    이런 의미 있는 자리에 제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처음엔 뻘쭘하긴 했지만...
    역시 모두들 항상 뵙던 분들 같이 편한 분들인것 같아요.
    ( 테니스의 힘이겠죠^^)
    다시한번 생일 축하드리고요!!
    (참고로 우혜님 생일이 오늘이라는....)

    운동복차림으로 가지 않은 것이 무척 후회스러웠는데 ...
    기본 자세도 안됀 저에게 레슨을 해주셔서 더욱더 부끄러웠어요...

    사실 하루에 200번씩 꾸준히 한것은 아니예요(술렁술렁~~)
    라켓을 들고 공원으로 몇번 나가긴 했지만...

    아무튼 초보치고는.....하면서 칭찬을 많이 해주시니
    재미도 있고 어서 코트를 누비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싶은??? 마음.... ㅎㅎㅎ

    만석코트에는 자리가 없다는 그곳 관계자님의 말씀에
    헉! 이렇게 테니스를 하는 사람이 많단 말인가...
    그런데 조금은 불친절한 말투에 실망...

    다음날 아침 바로 동신코트에 문의를 하여서 담주부터 레슨을 받기로 했어요.
    오늘도 비만 안 왔더라면 번개모임으로 시골에 안가려 했었는데...ㅋㅋ
    담주 월요일은 즐테할 수 있겠죠^^

    회장님의 몸에 힘을 좀더 빼고 자세를 낮추라는 말씀과
    마이클님의 항상 준비하라는 말씀 기억하여 연습하겠습니다.
    풋워크 풋워크~~ 밸런스 밸런스~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이 가득하길.....





  • 페더러를꿈꾸며 09.18 09:05
    행하는 모든것을 테니스연마의 근원으로 삼으니
    어찌 크레이지테니스라 하지 않을 수 없으리요.. 크~
  • 테사랑 09.18 18:42
    마이클님!
    다시한번 탄신일 축하드려요.^^*
    하늘같은 사부님 생일을 어찌 잊을 수 있으리요?^^*
    아마 평~생 기억할겁니다.^^*(작은언니 생일 다음날이라 절대 못잊을거예여.)

    말씀드렸듯이
    한동안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여유가 없어서 번개모임 같은것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우리 회장님께서 선뜻 긴급 번개를 개최하신 거랍니다.

    다시한번 회장님의 넉넉함을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서른한번째 생일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만수무강하시고^^*
    테니스로 인해 더욱더 행복한 삶 누리세여.


  • 이용철 09.18 21:11
    여기는 마이클에게는 아직 없는 처가집(남원 실상사 앞)입니다.
    추어탕에 고사리나물에 저녁 잘 먹고 꼬마친구들 돈줘서 슈퍼 보내고
    포도시 컴앞에 瞞努윱求
  • 철벽발리 09.20 21:58
    앗.. 이런 좋은 모임이..
    상현이 복귀에다 마이클님 생일이신데 참석할수 없었음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상현이는 얼마전에 만났는데 참 반가웠습니다. 공이 주로 높더군요.

    무엇보다 여러모로 파트너 챙겨주시고 다른 분들을 챙겨주시는
    마이클님이 태어나신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 마이클 킴 09.23 09:16
    아니 이게 누구신가요!!! 동환형님 아니십니까?
    오늘은 이러저래 아침부터 잠시 잊었던 분들의 소식을 전해들으니 뭔가 좋은일이 있을것 같은 생각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비록 리플이지만 이렇게라도 소식을 들을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형님이 라켓을 놓고 있는 사이 몇달동안 테니스에 미친 사람들 많이 나타났고 아울러
    몇명은 제가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 그래도 형님이 본격적으로 합류를 해야만 크레이지 테니스의
    완결과 함께 우리들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수 있을것 같습니다. ㅎㅎ

    형님의 그 잘생긴 얼굴이 무척 보고 싶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상당히 날씨가 쌀쌀해졌으니 감기 조심하시고 빠른시일내에 뵙기를 청하옵니다.

    전테교를 사랑하고 형님을 사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