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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은 영원하지 않다.

영태님이 오시는 토요일.
상현님이 장소를 알아보신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으셔서
영태님을 제가 치는 모임에 초청을 하려고 마음 먹습니다.

그래서 좀 무리인듯 하면서도 4시30분에 저희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무리 였습니다.

그날따라 인원도 많지 않은데다 4시30분부터 게임을 시작했더니
모두가 지쳐서 정작 테니스를 칠만한 시간이 되니까
모두들 나가 떨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영태님께 전화 하는게 불가능 했습니다.

일요일 영태님이 시간 되면 함 쳐야지 했는데...
아침 일찍 잠결에 집사람이 처외삼촌이 돌아 가셨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처외삼촌이 섭섭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속으로 "그럼 영태님과 테니스는....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집사람이 처제들과 연락하더니
대구까지 가면 대구서 모여서 같이 가기로 했답니다.
토요일 테니스 치느라 무리 했더니
운전 하고 대구까지 내려가는게 보통일이 아닙니다.

이때 머리속에 번개처럼 스쳐가는 단어 'KTX'
그래 고속전철을 타는거야.
집사람이 인터넷으로 예약을 합니다.

순방향으로 2장을 했더니 떨어진 자리가 나옵니다.
취소하고 다시 예약
이번엔 아예 역방향으로 나옵니다.
취소하고 다시 예약 하면 그 사이 매진이 될가 싶어
그냥 예약 합니다.
다행인것은 올라올땐 떨어진 자리지만 순방향 자리 2장.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탑니다.
이 더운데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엔진을 꺼놓고 있어서
택시속이  찜통입니다.
에어콘도 성능이 신통치 않습니다.

KTX를 탔습니다.
9번열!
그곳은 바로 역방향과 순방향이 얼굴을 마주보며 가는자리 였습니다.
50분만 가면 되는데 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습니다.

고속전철의 속도가  290Km/H를 넘기고 터널을 몇개 지나자
머리가 멍하고 약간 기분이 안좋아집니다.
터널을 지날때 나는 소음 정말 기분 나쁩니다.
무릎을 움직이다 8,9번열을 가로 지르는 테이블에 몇번을 부딪칩니다.
안그래도 아픈 무릎인데....
두번 다시 역방향 그것도 9번열(순방향8번열도 마찬가지)은 타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50분만에 대구에 도착한것에 위안을 삼습니다.
처제부부가 마중을 나와 있습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상가로 향합니다.
대구서 1시간 거리입니다.

시골 상가라 옜정취가 물씬 납니다.
분향을 하고 처외가쪽 식구들과 인사를 합니다.
촌수로 다지면 가까운데도 모르는 얼굴이 태반입니다.
자주 보자고 다짐을 하지만 사는곳이 다르고 하는일이 다르니
애경사가 아니면 그게 쉽지 않다는건 서로가 잘 압니다.

30여 가구중 1가구를 제외하곤 성이 같은 집성촌이라
동네분들이 전부 친척입니다.
동네도 구경하고 친척집도 다녀오고 하다보니 벌써 저녁 입니다.
이번 추석때 장인 성묘 다녀오며 들리겠다고 인사하고 상가집을 나옵니다.

제 친가 외가쪽은 전부 서울에 있어서 고향의 개념이 별로 없었데
나이가 들수록 처가쪽을 보면 고향이 정겹고
시골이 점점 푸근하고 아늑하게 느껴집니다.

푸근하고 아늑한 마음으로
동서가 운전하는 차에타니  잠이 옵니다.
뒷좌석에서 자매가 오손도손 얘기소리가 자장가 입니다.
몸은 고단했던 모양입니다.
스스르 잠에 빠져 듭니다.

동대구역에 도착했습니다.
내내 잠만 자고 왔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 차를 한잔 합니다.

이층 찻집에서 아래을을 보니 황남빵을 파는 코너가 눈에 들어 옵니다.
황남빵이 잠시 화제로 등장했습니다.
동서가 말없이 사라졌습니다.
화장실에 간줄 알았는데 잠시 뒤에 황남빵을 양손에 들고 나타납니다.

처제부부의 환송속에 다시 KTX에 오릅니다.
마음 착한 아가씨가 선뜻 자리를 바꿔줍니다.
부부가 나란히 앉아 옵니다.
내려갈때 보다 자리가 많이 편합니다.
또 잠이 스르르 옵니다.
집사람이 웬 잠을 그리 자냐고 합니다.
터널을 통과할때의 소음이 역시 귀에 거슬립니다.

밤 9시 55분 대전역에 도착합니다.
역시 머리가 약간 어질어질 합니다.
속도에 적응이 안되나?

문득 신홍여행때 비행기 타고 비행기 멀미해서
집사람이 호텔에 도착해서 약사러 갔다왔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택시를 타니 이번엔 에어콘이 팡팡 돌아가 춥습니다.
택시기사가 성격이 급한지 신호무시 속도무시 마구 마구 달립니다.
마치 한밤중에 레이스를 벌이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시원합니다.

집에 도착해서 샤워하고
동서가 사준 황남빵 먹으며 파리의 연인을 봅니다.
또 스르르 잠이 옵니다.
.............
.............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대구에 도착할때까지 적용되던 머피의 법칙이
돌아가신 처외삼촌이 힘을 쓰셨는지 그이후론 적용되질 않더군요.

영태님 허공에 테니채를 휘두르게해서 죄송합니다.
이상 영태님을 토요일 일요일 허공에 테니스채 휘두르게 했던 사유서 입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Comment '8'
  • 테사랑 08.03 07:41
    유리매님! 저는 대전분교에 상당히 관심이 많거든요.왠지모를 친근감 때문에..
    그런데 울마이클님 못잖는 글솜씨에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자주 방문해도 될런지요?

    암튼 <머피의 법칙>이 영원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 김영진 08.03 08:33
    유리매님, 지난 주말, 휴일에 정말 엄청 강행군을 하셨네요.
    KTX 역방향은 정말 고통이죠.
    특히 고속철 전용구간에서 300km로 달리면서 터널 통과할때..... (아주 괴롭읍니다)
    빨리 가는 것이 좋긴하지만 역방향의 고통은 더 심해지죠.
    역방향이 5% 가격 할인된다지만 천원정도 아끼자고 누가 그 고통 감수하겠읍니까?

    그리고 영태님 일은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토요일 오후(6시 좀 지나서) 영태님과 통화했는데 영태님 대전 못 오셨읍니다.
    사정이 생긴건지, 그날 통화할때 실망해서 힘이 없는 목소리(아시죠... 영태님 특유의 힘없는 목소리...)로 지금 성남에 있다는 말을 하더군요.
    괜히 제가 미안해졌읍니다. (그때 와이프랑 와이프 후배 부부랑 무창포로 피서 갔다가 오는 길이었거던요)
    영태님과의 번개는 담에 한번 찐하게 해야 할 것 같읍니다
  • 박현민 08.03 08:49
    유리매님,
    저는 KTX를 많이 이용하는데, 일부러 역방향의 좌석을 구입합니다.
    일단 쬐금 싸고,
    사람이 없어서 넓게 갈수 있고,
    역방향에 영향을 안받기 때문이죠(이것은 타자마자 거의 자기때문이죠).
    요즈음 점점 역방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인것 같습니다.

    괴로운것은 기차의 제1호차와 18호차는쪼금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18호차의 롤링현상은 장난이 아니던데요...

  • 바카스정신 08.03 08:58
    유리매 회장님... ^^
    이틀동안 몸 고생 마음고생 많이 하셨군요...ㅎㅎ~~
    설사 영태가 대전에 왔다 해도 .. 그래서 아무도 없이 혼자 허공에
    라켓을 휘둘렀다 해도 우리 유리매님이 생각해주시는 영태에 대한
    배려로 영태는 가슴 뿌듯할것입니다.....ㅎㅎ~~

    " 맞제 영태야~~ "
  • 마이클 킴 08.03 09:05
    유리매 영의정 나으리님!!!
    글 잘 읽었사옵니다.
    그나저나,
    KTX가 시속 300을 넘는다는데,
    만약 시속 300키로미터의 서브를 넣을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게 가능할까요? ㅋㅋ

  • 아소당 08.03 09:42
    경주의 황남빵을 드셔보셔야 하는데
    시중에 유사품이 많거든요..
    전 한달에 한번 이상은 황남빵을 사러 경주에 가지요..
    저희 시아버님이 엄청 좋아하시기에..
  • 이제창 08.03 17:02
    바쁜 주말을 보내셨네요...
    유리매님께선 울 회원님들께 항상 친절하고 세심하게 배려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담 오프라인 모임때 뵈올것을 기대합니다.^^
  • 박영태 08.04 00:22
    유리매 회장님의 저에 대한 마음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토요일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않는 주말이였습니다...
    여기서 조금의 문제가 생겨서 동시에 전원이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되었습니다....
    오후 4시 30분이 되어서야 상황종료....
    그사이 대전으로 달려가던 저의 마음은 이미 ....쩝...
    그래서 결국 발걸음을 서울로 돌렸습니다....
    서울 한남동 제가 속해 있는 클럽에서 볼을 신나게 치고....저녁에는 같이 식사하고 부대로 복귀.....휴식...
    그리고 주일날은 애기보러 인천에 갔습니다...새벽부터요....
    가니깐 제 딸은 아직까지 꿈나라구요,,,,
    9시가 되어서야 일어나더군요...그래서 데리고 교회에 갔다가....장모님과 제딸과 오랜만에 인천 송도에 있는 중국요리점을 갔습니다...그리고는 정말 맛있게 그리고 재미난 일들을 대하하고 왔습니다...제딸의 한마디..."아빠 언제가?" 이한마디가 제가슴을 아직도 아프게 합니다....제 아내는 토요일날 일직근무라 일요일 9시가 넘어서야 퇴근하는 관계로 못만났구요....아이고 제 신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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