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 덥다. 시원한 팥빙수!

아~ 덥다. 시원한 팥빙수!

오늘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역도 있고 습도가 매우 높다.
테니스를 한 게임을 하고 나니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잠시 클럽하우스에 들어오니 에어컨 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조금 쉬었다가 한 게임을 더 하자고 하니 지쳐서 못하겠단다.
그래도 선수가 없으니 게임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못 하겠다고 하는 선수를 코트장에 억지로 밀어 넣으니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가기 싫은 모양이다.
게임을 하기는 하는데 의욕이 상실된 모양이다.
파트너에게 조금만 더 집중해 보라고 했지만 이미 볼을 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말뚝처럼 서 있는 것이다.

억지 춘향으로 두 게임을 하고 나니 정말 덥고 땀도 많이 흘렸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이 선수들이 몇 명이서 팥빙수를 먹으러
간 모양이다.
한 선수와 팥빙수를 먹는 현장을 찾아가니 항아리에 팥빙수를
담고 맛있게 먹고 있었다.
함께 앉아 담소하면서 테니스 이야기들을 한다.

테니스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렇게도 사연이 많고 할 이야기 거리가 많은지 모르겠다.
테니스뿐이겠는가!
골프, 낚시, 바둑을 두는 사람들도 모이면 자신이 하는 스포츠,
오락 이야기들을 밤새는 줄 모르고 한다.
그 만큼 재미가 있다는 증거이다.

예전에 많이 그랬다.
테니스를 끝내고 맥주를 한 잔 마시면서 테니스 이야기들을 했다.
그런데 누가 잘 하고 누가 누구를 이기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다가 상대방에게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를 하면 밤 12시가 넘었는데도 다시 코트장에 가서
“한판을 붙자.”라고 하고 진짜 게임을 한다.

알량한 자존심이라는 것 때문에 남자들은 살아가는 것 같다.
사실, 버려도 되는 자존심에 목숨을 건다.
여자들이 보면 한심하고 웃음거리가 되겠지만 그래도 남자들은
그 자존심에 자신의 전부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

팥빙수를 먹고 코트장으로 오니 코트장에서는 수박을 시켜 놓고
먹고 있다.
아, 덥기는 더운 모양이다.
그래도 이렇게 팥빙수 또는 수박을 시켜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테니스가 그렇게 좋은지 볼 하나에 지칠 줄 모르고 뛰고 달린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땀이 많이 난다.
체중을 감량하고 싶다면 이렇게 더운 여름날에 땀을 흘리면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웬만큼 뛰고 달려도 땀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고 체중 감량이 잘 되지 않는다.

오늘 팥빙수는 미국에 연수를 갔다 온 교수가 샀다.
미국에 갔다 온 기념이다.
코트장에서는 작은 관심이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수박 하나를 사더라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즐겁게 먹는다.
땀을 많이 흘리고 약간의 허기가 느껴질 때 이런 작은 관심이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팥빙수는 시원하다.
속까지 시원하다.
그리고 이 팥빙수를 먹고 나니 더위가 다 물러가는 것 같고
땀도 식으니 오히려 춥다.
테니스장에서는 언제나 아름다운 전경이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다.
모두가 살아가는 아름다운 행복의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코트장을 찾는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정동화 08.15 22:12
    최혜랑님의 좋은 글들을 잘 보았습니다.
    지금은 테니스를 하지 않는지 글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KATO 에세이 란에 글을 주로 올렸는데
    여기에도 에세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글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테니스에 관한 글, 코트장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대회에서 겪는 아름다운이야기등
    다양한 글들을 올려 보려고 합니다.

    교장 선생님!
    허락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최혜랑 08.16 08:05
    주로 개인적인 글을 많이 올렸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곳을 어느 개인의 사적 전유물로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지적하신 바와 같이 제가 요즘 쉬고있는 관계로
    테니스에 관한 글쓰는 것이 많이 주저되고 아무래도 잘 안써지더군요.

    다른 스포츠에 밀린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테니스치는 분이 스포츠동호인 수로 서너손가락 안에 꼽힌다하고,
    그 중 글 잘 쓰시는 분도 엄청 많은데
    왜 자기 얘기들을 꼭꼭 숨겨두고 안풀고 계신지 모르겠다는게 전부터 불평해오던 바였고
    더 많은 분들이 이런 공간에서 자기 얘기 허심탄회하게 나누는게 제 오랜 바램이었으니
    제발 좋은 글 많이 많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도 정동화님 올리신 글에 답글천사가 되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ㅋㅋ
  • 정동화 08.16 11:04
    혜랑님!
    반갑습니다.

    좋은 글들을 많이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혜랑님이 혼자 올리는 글이라고 생각이 들어
    사실,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자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全炫仲 08.16 11:43
    아..저야 뭐 혜랑님만 오케이 하신다면에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 |+rp+|2266
  • 담대하라 08.16 20:48
    정동화님 ^^ (KATO 홈피에서는 정교수님이라고 더 많이 하시던데 전테교는 전테교만의 문화라 ^^) . 저도 글재주는 없어 글은 못올리고, 에세이를 보는게 좋아서 전테교에서는 혜랑님, KATO 에서는 정교수님 글을 즐겨보고 있었는데, 이제 수고로움이 반이 되려나요? ^^ 암튼 전테교에서 글을뵈니 또 반가운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좋은글 부탁드려요 ^^
  • 정동화 08.16 21:46
    담대하라님!

    감사합니다.
    에세이와 시를 많이 사랑해 주세요.
  • 배정호 01.20 11:54
    매일 조금씩 다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No Image

    햇살, 너 반갑다.

    햇살, 너 반갑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왔다. 클레이코트에서 테니스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도 실내 또는 하드 코트가 있다면 비를 피해 테니스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비가 엄청 내리더니 오늘은 햇살이 방긋하고 빛난다....
    Read More
  2. No Image

    아~ 덥다. 시원한 팥빙수!

    아~ 덥다. 시원한 팥빙수! 오늘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역도 있고 습도가 매우 높다. 테니스를 한 게임을 하고 나니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잠시 클럽하우스에 들어오니 에어컨 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조금 쉬었다가 한 게임을 더 하자고 하니 지쳐서 ...
    Read More
  3. No Image

    비와서 좋은 날

    눈 뜨자 오랜 습관에서 내다 본 창밖으로 비가 오고 있었다. 남들도 못칠테니하는 놀부심보가 동하며 비가 좋게 느껴질 때도 있구나 싶다. 아침비가 좋아진 걸 보니 좋은 게 늘 좋은 것도, 나쁜 게 항시 그런 것도 아니라는 돌고도는 세상 이치를 가르쳐주는 ...
    Read More
  4. No Image

    서랍 속 사진 몇 장

    스냅사진 속에서는 어느 가족이나 다 행복하다. 전문가들은 표정의 미세한 그늘과 바디랭귀지와 인물들의 포지션 등에서 가족관계의 진실과 갈등의 심도를 알아낼 수 있다 장담하지만 그게 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억지처럼 들린다. 간혹 ...
    Read More
  5. No Image

    그러려니

    국제경기가 열리고 있는 올림픽코트로 어려운 걸음을 했는데 비가 왔다. 청명하기로 유명한 대한민국 가을하늘인데 하필 눈치없이 비를 뿌리는 그 넘의 ....! 눈 뜨면 살림하는 시늉만 해놓고 공치러 나와 라이트 끄고 코트 나서는게 일과던 시절 우리와는 딴...
    Read More
  6. No Image

    이 긴긴 비 속 테니스에 미친 그대 지금 어디에?

    한달은 족히 내린 이 비가 지겨운 건 공을 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막 물이 올라 실력이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었고 테니스가 세상 무엇보다 재미있던 사람에게는 이 비가 지긋지긋하고 끔찍한 형벌같으리라. 그럼 그들 술잔을 기울...
    Read More
  7. No Image

    메모2 (경기장 밖에서 중계로 본 결승전)

    일주일 간격으로 태어나 신체구조도 비슷한 두사람이 그랜슬램에서 만난 건 이번 호주오픈 결승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머레이와 죠코비치의 head to head는 3-4로 죠코비치가 약간 앞서 보이지만 처음 네번 죠코비치가 이기다 그후 쭉 머레이가 세번을 이겼던...
    Read More
  8. No Image

    호주오픈에 대한 팁

    1. 비행기표 호주오픈 기간이 학생들이 많이 움직이는 방학기간 즉, 성수기다. 비행기표를 임박해서 사면 직항인 경우 왕복 200만원대로 비싸다. 따라서 미리미리 예약해서 홍콩이나 싱가폴 경유하는 항공권(가끔 덤핑하는 것도 있다고)으로 구입하면 비교적 ...
    Read More
  9. No Image

    호주로 떠나기 전에

    호주에 관한 안내서나 여행기로는 시드니, 멜번 등 몇몇 도시, 그리고 대자연 관광(Tasmania, Uluru monolith, Gold Coast)이나 유학, 워킹할리데이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호주여행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으로 도서관에 있는 가이드북들을 통독하고 나니 ...
    Read More
  10. No Image

    스핀에 관한 과학과 신화(오해) 펀글입니다.

    http://tennis.com/articles/templates/gear.aspx?articleid=10312&zoneid=24기록이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호주오픈 최대관심사는 나달의 4대그랜드슬램 연속우승 그리고 더 나아가서 나달이 올해 모든 그랜드슬램대회를 석권하면서 진정...
    Read More
  11. No Image

    이틀

    남녀 128draw에 복식만 출전한 선수도 있을테고 주니어선수 등 참가선수도 몇 백에 대회관계자, 신판, 볼키즈, 진행요원(patron service), 안전요원(정말 곳곳에 너무 많은데 크로아시아와 세르비아 맞대결인 죠코비치와 도디히 전이 진행되자 팬들간에 분쟁을...
    Read More
  12. No Image

    멜번의 잠 안오는 밤

    테코편집장님 호주오픈 관전기처럼 나도 기내에서 푹자고 다음날 아침 가쁜히 멜번파크로 직행해서 여유있게 시합 관전할 줄 알았는데 웬걸. 긴긴 수평선을 빨갛게 달구고 그 너머로 해지는 장관을 본 때문인지 집떠나 구경 나선게 잘한 노릇인지 크게 잘못한 ...
    Read More
  13. No Image

    쪽지

    미션 임파서블의 비밀지령이 사라지는 속도보다는 느리지만 전테교의 쪽지는 꼭 일주일이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독자분이 보내준 쪽지 중에는 참으로 사라지게하기 아까운 글이 있어 복사해둘까도 생각했지만 게으른 탓에 속절없이 그냥 보내버리곤 한다. 오랜...
    Read More
  14. No Image

    새해에는......

    훌쩍 지나가버린 한해지만 맨끄트머리날 종일 집에 콕박혀있다고 절로 정리되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내년맞을 마음 다잡는 건 방학마다 세웠던 생활계획표마냥 부질없는 일이란 걸 알기에 주저가 되지만 짤막하게나마 송구영신을 해볼까합니다. 그동안 감사할 ...
    Read More
  15. No Image

    선수들에게 묻고 싶었던 것들

    실업연맹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관람한 동호인에게 포인트레슨을 해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레슨에 앞서 선수들을 한사람 한사람 소개해주신 감독님은 평소 물어보고 싶은게 있으면 질문해도 좋다셨다. 몇가지 질문을 했고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답을 해줬지만 ...
    Read More
  16. No Image

    이런저런 사람

    어떤 사람을 두고 XXX가 있니없니를 다투다보면 이를 가르는 신성한 기준으로 단연 그 사람의 인사성이 첫손에 꼽힌는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다. 그것과 연관해서 여행에서 만난 어떤 분의 인사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자긴 한두번 본 사람은 거의 못알...
    Read More
  17. No Image

    이런저런 생각

    등산로 초입에는 이거하지마라 저거하지마라는 뻘건 경고와 금지가 즐비한데 산에선 아무 것도 두고가지도 가져가지도 말고 다만 기억만 가져가라는 건 쓰레기 버리지 말고 나무가지 꺾지 말고 사진이나 찍어 가라를 점잖게 표현한 문구일게다. 야생화 사진찍...
    Read More
  18. No Image

    안녕하셨어요?

    코트에 뜸하다보니 코트에 붙박이로 살던 사람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지인들로부터 뭐하고 사느냐는 근심어린 질문을 많이 듣는다. 테니스 말고도 재밌는게 많더라구요하는 대답을 건성으로 하지만 딱히 내가 뭘로 바쁜지 모르는채로 시간은 잘도 가서...
    Read More
  19. No Image

    관전하면서 나누기를 해보다.

    사과를 두쪽 내는 일도 내겐 쉽지 않다. 아귀힘이 없다보니 맨손으론 엄두도 못내고 작은 과도라도 손에 들려있어야 자를 수 있는데 공평하려 애를 써도 나눠진 반쪽을 살펴보면 백설공주가 받아든 사과처럼 빨갛게 잘 영근 쪽이랑 덜익어 푸르딩딩한 쪽으로 ...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64 Next
/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