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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男 나는 女

“차 트렁크에 있는 테니스 라켓하고 운동복, 그리고 운동화 다 가지고 들어오세요”
수요일 운동 후 집에 돌아오자 와이프 새털도사에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왜? 집에 놓으면 집 더러워지고 그러니 그냥 놔두지”
새털도사 더듬거리며 와이프에게 말합니다.
“않되요. 운동용품이 항상 차에 있으니 조금만 나아져도 물불 안가리고 테니스 하러 가는거에요. 그러니 내가 좋다고 할 때 까지 일단은 집에다 두고 다녀요”
새털도사에겐 아무런 약속도 다짐도 필요 없다고 생각한 와이프가 드디어 실력행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큰일 입니다. 아퍼도 안 아픈 척 하면서 짬짬이 테니스를 하러 다녔는데 장비를 압수당하면 진짜로 운동을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내가 조절하면서 할게...아프면 진짜로 쉬고...”
새털도사 마지막으로 와이프를 향해서 부탁하는 폼이 비 맞은 새처럼 애처롭기 까지 합니다.
“않되요! 우리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려면 당신의 허리가 망가지면 않되요!”
와이프의 목소리는 다른 때와 달리 오늘은 단호하고 찬 바람이 붑니다.

새털도사 차 뒤 트렁크를 엽니다.
새털도사가 차에 항상 가지고 다니는 테니스 용품들이 트렁크에 가득합니다.
전용라켓인 윌슨 블레이드 팀 라켓 2자루
손목 근력 운동용 라켓인 윌슨 하이퍼햄머 2.7 1자루
권프로님이 원가에 줘서 새로 장만한 프린스 T22 테니스화 1개
계속 사용하던 아디다스 바리케이트 테니스화 1개
비와서 땅 않좋을 때 신는 슬레진져 테니스와 1개
여름철에 물건의 양이 적을 때 가지고 다니는 윌슨 백팩 1개
운동복 상하의 세트 2벌과 보온용 돕바 1벌
서브 연습용 연습공 30개
그립 20개 ,양말 5켤레, 기타 소소한 악세사리등
물건을 꺼내서 보니 정말 많은 물품들이 트렁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새털도사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새털도사가 애지중지 용돈으로 장만하고 희노애락을 같이 하고 있는 손때 묻은 장비들이 저 냉정(?)한 와이프에게 들어가는 순간 새털도사는 樂을 잃을 것이고
저 장비들 또한 생명력을 잃고 베란다 추운 구석 어딘가에서 새털도사의 부름만 기달리며 애처로이 떨고 있을 것 입니다.
그나 저나 이렇게 빼앗길 순 없습니다. 새털도사 얻어 맞더라도 반항을 할 요량으로 장비들을 그냥 트렁크에 놔둔 채 집으로 올라갑니다. 새털도사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하자 문이 잠겨 있습니다. 그리고는 인터폰에서 예의 그 차갑고 냉정한 음성이 들립니다.
“다른 생각 하지말고 얼른 장비들 가지고 올라와요”
와이프 베란다에서 새털도사가 하는 행동을 다 지켜본 것 같습니다.
방법이 없는 듯 합니다. 새털도사 하는 수 없이 다시 내려가 장비를 꺼내 옵니다.

무슨 봉인을 하는 듯 합니다. 미리 준비를 단단히 한 거 같습니다. 어디서 구했는지 장비들 모두가 들어가고도 남을 박스를 구해놨습니다. 새털도사가 가져온 장비들을 와이프는 무지막지하게 박스속으로 집어넣습니다. 새털도사 이모습을 보면서 다시한번 가슴이 찢어집니다. 차근차근 쌓아도 속이 시원찬을 판에 그냥 무슨 쓰레기 집어넣듯이 집어넣고 있는 와이프의 만행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새털도사 감정이 격해져서 주먹을 불끈 쥐었으나 와이프의 성난 눈길과 마주치자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면서 살며시 주먹을 풉니다. 주먹쥐고 화난 얼굴로 있다가 잘못하면 혼날 것 같습니다. 장비들이 박스속으로 들어가자 와이프 매정하게 새털도사에게 테이프를 건내고 테이핑을 하라고 합니다. 내손으로 내 사랑하는 장비들을 묶어야 하다니...애들과 와이프가 있는대 이런 이야기 하면 않될 것 같지만 자식을 멀리멀리 보내는 심정입니다.

테이핑이 끝나고 박스가 베란다의 수납장으로 들어가자 와이프 정말 만족한 웃음을 짓습니다. 그리고는 한마디 합니다.
“당신과 우리가족을 위한 거니 한동안만 참아요” 와이프 정말 만족한 얼굴입니다.
이로서 새털도사의 테니스는 한동안 동면기를 가질듯 합니다.
그러나, 그러나 새털도사의 테니스가 정말 동면기를 가질까요?
푸하하~~~ 새털도사가 어떤 사람입니까?
나름 조심성과 준비성을 가지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신중한 사람 아닙니까?
새털도사 트렁크에 있던 장비들을 모두 반납한 것이 아닙니다.
테니스를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는 트렁크의 스페어타이어 있는 공간에 숨겨 놓았던 것 입니다. 와이프는 새털도사가 새로 장만한 연습용 라켓을 모르기 때문에 숫자만 맞추면 될 것 같아서 본라켓 1개를 따로 챙겨 놓았고 또한 최근에 권프로님을 통해 장만한 프린스운동화와 운동바지 1벌 그리고 양말 1켤레를 따로 챙긴 것 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고,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됩니다.

아쉬운대로 그것들만 있으면 테니스가 가능하기에 새털도사 나름 득의의 웃음을 짓습니다. 정말 용의주도한 새털도사입니다. ㅋㅋㅋ
토요일이 왔습니다. 와이프 새털도사가 테니스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것 입니다. 이제 새털도사 밖으로 나갈 핑게만 찾으면 됩니다. 새털도사 사무실 직원 한명을 장가 보내기로 했습니다. 제가 중매나 주례를 서냐고요?  에이... 그게 아니고 예식장을 간다는 핑게로 테니스장을 갈려는 것 이지요. 직원 예식장에 간다고 하는데 토를 달 와이프는 없을 것 입니다. 새털도사가 결혼식에 다녀 온다고 하자 와이프 평소답지 않게 생글생글 웃으며 배웅까지 나옵니다. 그리고는 쓸데 없는 생각하지 말고 얼른 다녀오라고 합니다.
느낌이 이상합니다. 그러나 와이프는 숨겨논 장비를 알 수는 없을 것 입니다.
“오늘 점심내기 찐하게 하자”
클럽으로 가는도중 새털도사 토요일 멤버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합니다.
클럽에 도착했습니다. 날아갈 듯한 기분인 새털도사 장비를 꺼내기 위해 트렁크를 열고 또 스페어타이어 있는 곳을 막고 있는 판을 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새털도사가 기대했던 라켓이나 테니스화가 아닌 하얀 종이만이 새털도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종이에 쓰여진 글자가 새털도사를 향해 웃고 있습니다.
“자기야...일찍와~~~사랑해!!!”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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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7'
  • 모기 01.13 20:45
    크하하하하.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군요;;
    그리고... 사모님이.. 전테교 사이트 알면... 정말.. 정말.. 사단날거같아요 ㅋㅋㅋ

    적당히 쉬시고 나면... 분명.. 테니스에 대한 열정은 더욱 더 솟아나고..
    거기다가 몸도 멀쩡하니... 실력이 갑자기 수직상승 하시는게 아닐까 싶네요...
  • 해모수 01.14 11:02
    도사님 왜 이러세요... 아마츄어 같이....

    하루 이틀 테니스에 억매여 살 것이냐 ? 부상으로 테니스 접은 사람 많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테니스와 테니스를 칠 수 있는 몸관리 두가지 모두에 신경쓰셔야
    합니다. 그래야 테니스도 많이 늘 수 있고요... 프로의식을 가지세요..

    저도 부상의 경험이 있었는데.
    한번은 엘보우가 걸린채로 1주일 쉬다 테니스 치고 재발... 그렇게 한 6개월을 반복하다가
    독하게 마음먹고 3달간 코트에 발을 끊고 재활운동만 했습니다..
    그 결과 완치되어 행복한 테니스 생활을 하고 있죠..
    또 한번은 요통이 생겨서 고민을 했는데... 이는 요가와 스트레칭을 통한 테니스로
    극복을 했습니다....

    도사님, 코트에서의 테니스 말고도 할 일이 많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하체훈련
    이미지 트레이닝, 이론 공부, 전술 공부등 한 두달이 테니스 인생에 있어 큰 경험이
    될 것입니다.
  • 주엽 01.14 12:51
    ㅋㅋㅋㅋ
    새털도사2 님이 한수 위일 줄이야....^^;;

  • 우와 01.14 14:38
    흐흐흐~~~
    도사님, 또 지셨군요...
    도사님의 얼굴과 새털도사2님의 얼굴이 선히 떠 오릅니다...
    도사님, 우리 도사님이 너무 귀엽습니다...
    이 때까지 한번도 머리를 굴리셔서, 새털도사2님을 이기신 적이 없으시면서... 오로지 새털도사2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통해서만이 도사님의 그 동안의 잘못을 용서 받으실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무사히 속여넘겨서 이길 수 있으리라 믿으시고 푸하하하 하신 도사님이 너무 귀엽습니다...

    그러면 이번 기회에 도사님은 운동하시지 말고, 새털도사2님과 아이들을 연습시켜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허리를 최대한 안쓰면서, 장기적인 솔루션으로... (공 피딩해주는 것도 허리에 무리가 되는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해모수님이 말씀하신 각종 운동하시고, 또 나중에 가족이 모두 테니스 치실 때, 부상 재발 방지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준비를 하시는 것이...

    도사님이 보고 싶어도 꾹꾹 참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부상만큼은 새털도사2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들으세요...
  • 명상가 01.14 22:27
    이번엔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 ㅋㅋ
  • 강리 01.15 14:21
    ㅋㅋㅋ 도사님 화이팅~~^^
  • 써퍼 01.15 14:44
    사람이 호랑이를 잡을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하고,
    호랑이가 사람을 잡을려면 인가로 내려와야하고,
    호랑이가 사자를 잡을려면 사자를 호랑이 굴로 끌어들이는 것이..........,
    사모님을(안되면 아그들이라도~!) 하루빨리 악(?)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이시는 것이
    최선 일 듯 하네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