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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톨리의 서브



테니스는 폼이라고, 폼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폼이 좋아야 샷도 좋아지고 게임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비디오 레슨을 보며 익힌 자세들이 프로들이 뛰는 대회를 보면서 많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포핸드 스트로크도 다 나름대로 폼이 틀려 보인다. 서브는 그야말로 같은 자세로 서브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부 다 제각각이다.

그 중에서도 마리온 바톨리의 서브는 압권이다. 정말 가관이고, 정말 봐 주기 싫은 폼이다. 그래서 바톨리의 경기는 보기 싫었는데 어제 서레나 윌리엄스를 물리친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바톨리의 강력한 서브가 아니었던가. 그러니 차츰 그 서브를 관찰하게 되었다.

페더러의 자연스럽게 물 흐르는 듯한 서브 폼을 익히려는 내게 바톨리의 서브는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서브에 들어가기 전에 공을 바운드 몇 번하면서 (주로 세번) 무릎 반동으로 온 몸을 같이 바운드한다. (쿨렁 쿨렁~) 토스할 공을 든 왼손을 수평으로 앞으로 쭉~ 내민 상태에서 갑자기 라켓을 옆으로 획~ 수평으로 뒤로 돌린 다음 위쪽으로 스윙하며 냅다 갈긴다. 서브 들어가는 공의 정확도나 세기만 놓고 보면 나무랄 데가 없다.

정말 에너지가 넘친다. 그렇게 서브할 때마다 온몸을 출렁거리면 힘도 더 빠지고 무릎도 힘들텐데 지치기도 했을 2세트 타이브레이크때에도 서브 리턴 하러 들어오기 전에 스윙 몇번씩 해보는 것을 보면 힘이 남아돌아 보인다. 그런데 인터뷰하는 것을 보면 정말 애같은 말투와 수줍음... 그런데 이전 경기에서 자신의 코치인 아버지(직업은 의사)보고 나가라고 막 쫓아냈다. 그래서 정말 아버지는 경기도 마저 못보고 나갔다. 바톨리는 경기가 안 풀려 라켓을 부술수도 있고 가방을 발로 찰 수도 있었지만 그 순간은 아버지를 자기 눈에 안 보이게 나가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그랬다고...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아 그랬다기 보다 너무 좋고 편한 사이이니 애 투정 부리듯이 한 것으로 보임. 성격 희한한 애들 많아~

서브는 아무리 교과서적인 폼을 가르쳐도 그게 자기 몸에 안 맞고 불편한 선수들이 있나보다. 그러면 비교과서적(?) 폼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해야할텐데 그런 해괴한 폼으로도 에이스 팡팡 넣도록 만든 그 연습과 훈련에 박수를 보낸다.

(근데 8강전에서 리시키에 졌다네요.)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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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1'
  • 배더러 06.29 07:57
    제가 어제 리시키와 바톨리의 경기를 찬찬히 보면서 생각한 것인데 PureDrive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리시키는 바톨리보다는 보다 정석의 폼으로 서비스를 넣더군요. 바톨리는 퓨어드라이브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좀 특이하구요. 그런데 이상하게 더블폴트가 많이 나더군요. 체력적으로도 좀 문제가 있어보였지만 아무래도 서비스를 너무 힘들게 넣는다는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3세트 초반에 바톨리서비스에서 듀스에서 오래동안 머물렀는데 그게임에서 바톨리는 이겼지만 체력적으로 완전히 고갈되어 보였습니다. 물론 내리 게임을 내주면서 무너졌지요. 어제 게임을 보면서 느낀점은 특이한 폼은 결국 좋은 컨디션에서는 좋은 서브를 만들 수 있지만 결국 기복이 좀 더 생기는 느낌이 듭니다. 따라서 정석대로 배우려는 노력도 가치가 있어보입니다.^^이상 제 짧은 소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