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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테니스 유학가는 정홍·정현 형제 [스포츠 라운지 5월 20일자]

[스포츠 라운지] IMG서 발탁 테니스 유학가는 정홍·정현 형제


“형택이 형보다 잘해서 톱10 할게요”
  
테니스 코트에 ‘무서운 형제‘가 떴다. 혜성처럼 등장해 주니어 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정홍(16·삼일공고), 정현(13·수원북중)군.

 

테니스선수 출신인 정석진(43·삼일공고) 감독의 사랑스러운 두 아들이다.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보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한 IMG가 5년 동안 전액 장학금과 숙소를 제공하며 이들을 ‘키우기로’ 했다.

 

6월 말 미국 플로리다주 ‘닉 볼리테리 테니스아카데미’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시작한다. ‘세계 톱10에 들겠다.’는 똘똘한 소년들이 조만간 미프로테니스(ATP) 투어도 접수할 것 같은 기대감이 솟는다.


‘아빠’ 정석진 감독은 “남들은 로또 맞았다고 하더라고.”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타지에 어린 아들 둘만 보내는 심정이 어찌 마냥 좋겠냐만 ‘야무진 아들들’이 자랑스럽다.

# 유학·체류비용 5년간 10억…로또나 마찬가지

닉 볼리테리 아카데미는 세계적인 테니스 스쿨. 자비로 유학을 가려면 1년에 1억원 이상이 든다. 5년에 2명이니 10억원이 굳었다. 코치에 전담 트레이너까지 테니스만을 위한 과학적인 커리큘럼이 이들을 기다린다.

 

“미리 가서 봤는데, 실력이 안 늘 수가 없겠던데요.” 이젠 열심히 할 일만 남았다. 능숙하게 구사할 영어는 덤.

처음엔 재미삼아 테니스를 시켰는데 둘 다 잘하고 좋아했다. “한 놈은 공부를 했으면 좋겠는데 둘 다 기어코 테니스를 하겠다더라고요. 둘이 서로 ‘네가 그만둬라.’하면서 싸우기에 그냥 시켰지.” 아빠의 뿌듯한 변명(?)이다.

# 명랑한 소년, 코트 앞에선 승부사 돌변

형 정홍은 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대회 단식 2번, 복식 1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3월 종별선수권에서는 1학년 최초로 고등부 단·복식을 석권해 이름을 드높였다. 지난달 호주에서 벌어진 주니어 데이비스컵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내며 ‘변방’ 한국팀을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준우승까지 올려놨다.

동생 정현도 형에 못지않다. 지난해 12세 이하 세계랭킹 1위를 꿰찬 데 이어 12월에는 300명이 넘게 참가한 미국 오렌지볼(Orange Bowl, 남·여 12세, 14세부 1위를 가리는 최정상급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했다. 덩치가 2배는 큰 외국 선수들은 정현에게 쩔쩔맸다.

 

야구로 치면 교타자처럼 ‘생각하는 샷’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기 일쑤. 기술 역시 이미 성인 뺨친다.

“원래 1학년이 합숙소 청소랑 빨래를 하는데 안 하게 돼서 좋아요.” 미국 가면 뭐가 좋을 것 같냐는 질문에 형 정홍이 깔깔 웃으며 대답한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하얀 치아를 드러내는 명랑한 모습은 천진난만한 소년이다.

두려움보다 자신감, 설렘이 가득한 건 동생 정현도 마찬가지. 인터뷰 때문에 삼일공고 코트를 찾은 정현이는 형들과 겨루고 싶어 안달이 났다. 내내 코트를 바라보며 빨리 나가자고 보챈다. 스핀이 많이 걸린 빠르고 강한 포핸드가 터지자 형들 입에서 “와~” 탄성이 터진다. 으쓱할 만도 한데 무덤덤하다. 하지만 눈빛만은 매섭다.

# 형은 나달처럼, 동생은 조코비치처럼 꿈꿔

정현이 순둥이 외모에 독기를 품었다면, 정홍은 서글서글하다. 방긋 웃는 걸 보다가 강력한 포핸드와 백스핀이 잔뜩 걸린 슬라이스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왼손잡이인 데다 공이 묵직해 위협적이다. “나달을 좋아해요. 나달처럼 치려고 하고 코치 선생님도 제 스타일과 닮았대요.”

“목표가 뭐예요?”라고 묻자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뜸이 길어져 “이형택?”이라고 재차 물었다. 형 정홍은 대뜸 “더 잘해야죠.”라고 큰소리친다. 어린 정현은 야무진 표정으로 “세계 10등 안에 들거예요.”라고 말한다. 정 감독은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두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미국 가서 잘하겠죠. 혹시 자기들이 세계 톱랭커가 못 되더라도, 큰 물에서 선진기술을 배운다면 똘똘한 선수를 키울 수 있겠죠.”

글 사진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안영준 06.10 08:17
    대단하네요~ 조만간 울 나라에서도 그랜드슬램 정복자가 나와서 테니스 붐을 끌어 올렸으면 합니다.
  • 파워핸드 06.10 08:36
    요즘 주니어들은 정씨들이 대세인가봐요...
    위의 두형제 외에 부산에있는 정석영이(정홍선수와 동갑)란 친구도 잘하던데...
    일단은 미국에 가서 시합을 해야만이 기회란게 오는군요..
    올해 초에 있었던 ITF국제주니어대회에서 정석영선수가 정홍선수를 제치고
    우승했는데 정말 한국선수론 보기 힘든 강서브(200km/h)를 구사하더군요.
    신체조건도 좋아서 체계적이고 좋은 프로그램으로 훈련과 실전경험을 쌓는다면
    세계적인 선수가 되리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혜랑님이 말씀하신 대안은 IMG처럼 매니지먼트 회사가 설립되어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스페인에서든 테니스에 전념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외엔 대안이 없지요...
    그런데 과연 장기적으로 그렇게 투자를 할 수 있는 회사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그게 문제죠,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탄생이 되면 투자금은 금방 회수가 될테니까요.

    영국의 머레이의 경우엔 영국테니스협회에서 전적인 지원과 관리를 한다고 들었는데요,
    변변한 국제대회도 잘 만들지 못하는 우리협회에도 문제가 분명 있을거구요,국가적인 정책에도
    문제가 있을 겁니다.일례로 외국회사의 스폰서쉽에 주류회사나 담배회사는 애초에 제외가 되니
    어느 다국적 기업이 스폰하면서 대회개최를 하려고 하겠습니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결코 작은시장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마스터스급의 대회가 하나라도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경쟁적으로 개최를 원할지 모르죠...

    동네 구멍가게가 대형할인마트나 백화점과 경쟁이 될 수가 없죠....
    우리의 주니어들이 학교스포츠에서 클럽스포츠로 우물안의 개구리에서 소양호 같은 큰 물에서 놀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全 炫 仲 06.10 08:42
    어려운 한국테니스 환경에서 그나마 외국 매니지먼트사의 힘을 빌려 기회를 잡은것이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기회조차 없이 지금의 한국 테니스 현실처럼..... 유망주들이 소리없이 사라졌을텐데..

    열심이 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 테니스 06.10 08:49
    결국은 이런 유망주가 잘 성장하여 빛을 발해야 우리가 기대하는 국가와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것도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하겠지요. 하루속히 그 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 주엽 06.10 09:51
    가기로 했군요

    좋은 환경과 지원도 더할 나위 없겠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브레인을 얻었다는게...
    볼은 잘 치지만 일반 동호인 보다도 이론이나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지도자들도 적지 않은데 많은 걸 배우고 이해하고 경험을 쌓아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길...ㅎㅎ


  • 강리 06.10 10:03
    이 얘기를 들은게 건 1년여 다되어가는데 이제야 체결되었군요..
    축하할 일입니다... 가서도 열심히 잘해서 다음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길~~^^
  • 파도리 06.10 11:48
    박지성 다음으로 수원을 빛낼 스포츠 차세대 인가요. 테니스계의 거대한 별이 되길 기원합니다.
  • 조항래 06.10 16:50
    몇달전 테코에 나왓던 기사가 드디어 구체화되가고 결국은 실현 되네요..
    꿈만같은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저 똘망똘망한 두 소년의 눈망울에 큰 응원을 보냅니다.
    부디 대성하시길~~
  • 姜猛基 06.12 08:58
    대한민국을 빛낼 훌륭한 선수가 되어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 강주진 06.15 09:09
    한국 테니스의 대들보로 잘 키우시고 지면이나 매스컴을 통해서도 봤으면 합니다.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대한의 건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