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본문 바로가기


망설임..

봄부터 살떨리는 재미를 주던 리그도 3시즌의 경기를 모두 마치고 테니스장을 걸어 잠궜습니다.
리그의 마지막 플레이 오프경기를 치룬 2주전만해도 인디언 써머인지 테니스를 치기엔 조금 덥다 할 정도였는데 어제부터 차가운비가 내리더니 급기야는 함박눈으로 변해 가을의 마지막을 재촉하네요.

눈치 빠른 개구리 함박눈이 펄펄 내려도 걱정이 없습니다.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치루자마자 그 다음날로 한인동호회에 복귀하여 벌써 2주일 보냈습니다.

뜻한바 있어 복귀했고 복귀하자마자 경기위주로만 운영되는 동호회에 경기전 연습시간을 마련하여 연습을 시킵니다.

목표는 폼생폼사...
비싼 테니스복이나 라켓보다 스윙이 훨씬 예쁘네하는 소릴 듣고 살자입니다.

처음엔 그냥 볼이나 대주자하고 시작했는데 교정이 불가능한 불가사의한 스윙들을 하는지라 스윙 자체를 싹 다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미 오랜기간 사용하던 남의 스윙을 바꾼다는게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예쁘지 못한걸 예쁘게 고쳐준다는 밑밥에 넘어오더군요.

첫주는 지우개들고 머리속에 들어가 지금까지하던 팔로만 치는 방식을 벅벅 문질러 지우고 제가 가르치려는 방식의 대충 밑그림만 그려 줬지요.
가르치려는 방식은 라켓을 몸통과 평행되게 세워서 빼는 더블밴드 와이퍼스윙...

기본자세와 부분부분에서의 세세한 감까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했고 제가 설명한 부분에 대한 일체의 개성을 인정하지않고 100% 모방을 강요합니다.
상당히 강압적인 방법이지만 감의 전달이 빠르고 믿는자에겐 직통한다는 장점이 있어서 자주 사용하는 저만의 방식입니다.

지난 금요일 2주차에 한 여성분에게 약간의 감이 통했어요.
칼을 빼는 자세가 바르면 칼이 저절로 날카롭게 휘둘러진다는걸 몸으로 느꼈고 볼을 받아보니 탑스핀볼에 밀고 들어오는 힘이 생겼더군요.

이제 감이 생겼으니 볼 많이 때리고 연습만하면 된다 말하고 아직 이해 못해 감이 안생긴 다른분들에게 다시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있었더니 기다리지 못하고 광분하더군요.
여기 실내코트들은 뒷벽이 매트리스위에 방풍막을 입힌것같이 되어있어 부상방지를 해 주는데 그 튀어 나오지 않고 소리만 뻥뻥나는 벽에다 대고 볼을 때리고 또 때리고 뛰어가서 볼 줏어다가 때리고 또 때리더군요.

멸시받고 살은 세월이 길었었는지 방풍막 벽에다 폭탄 터지는 소리나게 때려대면서 좋아서 죽을려고 해요.
제가 그맘을 잘 알지요.
느낌이 오면 무척이나 재밋어지는게 테니스거든요.

이미 이룬자가 나왔으니 그 파급효과가 기다려지는 주입니다.
망설임을 갖고 시작했는데 기대치 않은 보람도 있네요.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Comment '7'
  • 써퍼 10.30 19:13
    team-k님 오랫만에 뵙네요~!
    멀리 이국땅에서 고수로서의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몸소 실천하고 계시네요~!
    저도 1년 전 쯤 부터 쌩초보들을 가르쳐 본 적이 있는데,(뭐 가르쳤다기 보다는 줒어들은 풍월로 폴피딩정도한 수준이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기술적인 향상 뭐 이런 것 보다는 아직도 그분들이 테니스에 흥미를 잃지않고 미치도록 좋아하며 즐기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낌니다.
    기술적인 향상도 중요하지만, 테니스를 계속 좋아하고 즐기게 만드는 것도 보람 있을 것 같네요~!
    부디 得天下英才而敎育之 하셔서 인생삼락중 하나를 얻으시길......!
  • 한계령 10.30 21:25
    좋은 일 하시네요. 복 받으세요.
    써퍼님도 자신보다는 하수를 더 배려하는 멋진 분이신데
    두 분이 비슷해 보이십니다.
  • trainer 10.31 22:27
    ㅎㅎㅎ 10월에 마지막밤을 야근을 하며... 오랜만에 전테교에 들어와 좋은글을 봅니다. 글솜씨 멋지지만, 테니스도 멋지게 하실거란 느낌이 드는군요.

    사람들은 자신이 현재 어느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알수 있는 사람이 드물거라 생각됩니다. 테니스를 인생의 한부분으로
    보자면 같은 이치일거라 봅니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폼으로 테니스를 배우다가 뒤늦게 깨우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 또한 3년가량을 그렇게 쳐왔으니까요. 다시 시작하자!!! 다시... 란 생각에 열정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게 현실입니다. 모든것을 버리고 다시 시작한다는것은

    앞으로 겪어야할 힘든역경이 내 앞에 그림처럼 펼쳐지기 때문이죠. 내가 지금껏 배운 두배의 기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테니스를 하다보면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듣죠. 상대는 오직 내 자신뿐이라고... 이 심오한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테니스를 앞으로 잘 할수 있는 사람이라 봅니다. 테니스를 잘한다는 것이 어떻게든 상대를 이기는 것이

    잘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기회가 된다면 team k 님 같은 분과 함께 테니스를 즐길수 있길 기대합니다.
    그럴날이 언제가는 오겠죠. ^^
  • 한계령 10.31 22:56
    team_k!
    내기에 진 빚을 떼먹은 사람이 전가 해서 도둑놈 제 발 저리는 심정을 이해하겠네요.
    제가 빚을 지고는 못 사는데
    좀 있으면 Thanksgiving Day 선물 보낼 일이 있는데 그 때 껴 보낼테니 좀 멀긴(오하이오) 하지만 같은 미국 내이니 찾아가시겠다면 핑크색 머리띠 하나 보내드리겠습니다. 거기까지 가시기가 어려우시면 차후론 저더러 " 빚 떼 먹고 도망중이라."고 하지 마세요. 이 한계령 잠못 잡니다.

    그리고 위 댓글은 봉사라기 보다는 거의 자랑 수준이라 군대에서 고생하신 다른 분들이 보시면 안티 생길까 봐 걱정됩니다.ㅋㅋㅋ

    가르치는 사람이나 받아들이는 사람이나 마음은 하나이니
    뜻하시는 바가 꼭 이루어지실 겁니다.
    화이팅!!!

    그리고 언젠가 볼 나눌 날이 있을 거란 말씀도 치부책에 적어두겠습니다.
    그런 날이 정말 온다면 좋겠네요.

  • team_k 11.02 14:19
    어?
    빚 받을 사람 한계령님은 아니예요~
    제 치부책이 미국에서 산 전자수첩인지라 한국사람 이름을 영어로 입력할때 애를 먹곤하는데 빚 받을 사람이 누군지를 보니까 Kye XXXXX OOO 으로 적혀 있는걸 보니까 계씨예요....
    한계령은 Han 뭐시기 뭐시기~ 라고 적어 놨을거거든요....
    맘 놓으시고 쿨쿨~ 하세요^^

    오하이오...
    90마일로 10시간 이상 가야 할걸요?
    카나다 사는 친구네 가는데 90마일로 10시간이상을 달려야 하는데 서울 친구에게 아주 멀어~ 10시간이나 걸려~ 했더니 서울 친구가 10 시간?? 가깝네!! 하는거예요.
    휴가철에 서울서 강릉가는데 10시간 걸린다나??
    그 10시간이 이 10시간??

    Trainer 님 반갑습니다.
    복잡다사 난해한 글을 너무 좋게 보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끔씩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어 글을 쓰기는 쓰는데 까칠하고 미숙하기 짝이 없네요.
    Trainer님처럼 좀 더 전문성을 갖춘 분들의 글을 많이 접할수 있는 분위기가 되기를 고대합니다.
  • 최혜랑 11.03 03:09
    내기 빚은 바로 받아내셨어야지 치부책에 올려놓는다고 사후에 자진해서 내는 사람 못봤습니다.
    미국에서는 인도어코트를 제외하면 테니스도 스키같은 계절운동처럼 시즌이 있고 비시즌이 있나요?
    한국에선 영하 몇 십도로 내려가도 손이며 공이며 꽁꽁 얼어도
    코랑 귀가 떨어져 나가도 주워서 다시 붙여가며 테니스를 치지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처럼 꽁꽁 언 공을 꽁꽁 언 땅에서 쳐보지 않은 사람과는 테니스인생을 논하지 말라 뭐 이런 말이....
  • team_k 11.03 14:30
    미국의 야외 테니스장은 눈오기전에 네트걷고 문을 걸어 잠굽니다.
    아마도 얼은위에서 테니스치다가 사고가 나면 그책임이 관리측에 있기때문인거 같아요.

    눈물 젖은 빵이라...
    저도 한국에서 대학 1년때부터 테니스를 쳤으니 겨울에 언땅에서 미친듯이 테니스를 치곤했죠.
    좀 다른건 제일 맛있는 따끈따끈한 빵을 손에 들고는 있었는데 먹을수가 없었습니다.
    꽃피는 봄이 되면 전 무척이나 좋아 했지만 테니스를 칠수가 없었고 겨울이 다가와 눈내리기 시작해야 테니스를 다시 치곤 했었죠.
    눈물 젖은 빵이라도 1년12달 계속 드신 최혜랑님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