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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크든 작든 조직의 높든 낮든 직함이란 걸 맡게되면 원치않아도 총대를 매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집행부는 어떤 사람을 신입회원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를 판단해서 매정하게 "No"를 해야하기도 하고
물의를 일으킨 회원에 대해 가벼운 징계로 무마할 지 영구제명할 지 사이의 비감한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빠듯한 또는 마이너스인 會재정의 돌파구로 불황 중임에도 불구하고 회비인상을 거론한다든지
스스로 내지 않는 몇 푼 안되는 회비를 걷으려고 끈덕지게 독촉해야하고
평일에 그것도 아주 먼 지방으로 애경사 챙기러 내려가봐야한다든지
회원들 간에 파가 갈려 분규가 있게 되면 친소를 떠나 중립적 견지에서 중재에 나서줘야하고
......

그런데 테니스 클럽이다보니 클럽의 분기대회나 월례대회 뿐 아니라
클럽대항전, 교류전 같은 대외적 행사도 결국은 죄다 시합이라서
선수를 모으고 선발하고 하는 일에 앞서 이들을 A, B 혹은 C로 나누는 일이 선행되어야하는데
자존심 센 사람들은 다 모여있는 곳이 코트요 자존심 상하는 일 또한 많은 게 코트이다보니
회원을 분류심사하는 일이 쉽지 않은 건 당연하다.
A, B로 나누는 과정에서 자존심 상채기난 사람들의 불만해하는 표정만 읽어도 겁이 덜컥난다면
당신은 경기이사가 될 수 없다.

지도자나 초절정고수가 경기이사로 있는 클럽에서는
회원을 나누고 대진표를 짜고 하는 욕먹는 일들이
겉으로 큰 반발없이 수긍해줘서 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고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인 클럽이라거나 어줍지 않은 B조가 경기이사를 맡게 되면
니가 뭔데 누굴 이리가라 저리가라하느냐고 대뜸 삿대질과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어느 클럽에서 신임회장단이 구성되어 새로운 각오로 출범하려해도
회장이 지목하는 회원마다 경기이사만큼은 서로 안맡겠다고 미루고 빼는 통에
아직도 경기이사를 선임하지 못하고 공석으로 남겨뒀다고 한다.

배짱 두둑해서 욕을 먹든말든 세평에 초연할 수 있고
회원들 간의 친소관계를 꿰뚫고 있으면서도 이를 짐짓 모르는 채 할 수 있는
고양이 목에다가 방울을 달 수 있는 대범한 수퍼생쥐가 경기이사를 맡음 직하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슈퍼맨 06.19 09:59
    경기이사 정말 쉽지않은 자리지요.
    작년에 저의 허접한 실력으로 경기이사가
    필요도 없을 만한 코트에서 경기이사
    했다가 *고생했습니다.


    당신의 사설코트로 착각하시는 고문,전직 씨름선수,욕심많은 초보자,항상 바쁜초보자,.....




  • 최혜랑 06.19 23:40
    사설코트 내지 전용코트로 생각하시는 분, 욕심만 많고 염치는 모르는 분, 본인은 귀한 시간 내서 나왔기 때문에 기다림같은 시간낭비없이 재미도 있고 땀나는 게임을 바로 들어가야하는데 이를 방해하거나 자신의 의도에 걸림돌이 되는 넘들이 있으면 생난리....테니스 인간군상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경기이사하시면서 멱살 안잡히고 주먹다짐 안당하셨으면 자~알하신거 아닌가요?
  • 윈윈 06.27 16:15
    구구절절 어떻게 이렇게 똑같은 지 모릅니다.절대동감.
    경기이사뿐아니라 회장이란 자리 말씀하신 그대로 힘들지요.

    묵묵히 옆에서 도와주고 힘을 실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그래도
    용기를 얻을 때가 더 많습니다.

    언제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찬빠 06.29 20:45
    우리 클럽은 경기이사에는 욕심을 내는 사람들은 있지만 총무는 서로 하려하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