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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테니스달(月)

나와 테니스는 늘 애증병존 상태다.
변덕스런 애인 땜에 전전긍긍하는 것도 같기도 하고
미래가 없어 보이는 짝사랑으로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있다가도
어쩌다 잠시 비친 테니스神의 미소에 설레임으로 마음이 허공을 날면서
이대로 심장이 터지는 건 아닐까 좋아 죽었다는 사람도 있다는데하는 괜한 걱정을 해본다.
  
그러나 단한번의 에러가 또 다른 에러와 에러들을 친구처럼 불러들이면
그동안 쏟아 부었던 열정과 노력이 일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고
그 자리에서 확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의 비참한 심정으로 곤두박질하길 숱하게 했다.

음양설이라는 동양철학을 거론하지 않아도
인간이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럽다.
하긴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고 더위가 가시면 추위가 닥치는 자연도 그렇지만
인간의 사고를 규정짓는 언어도 짝을 이루는 무수한 반대말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상승-하강, 좌-우, fore-back, lob-smash, 장-단.....

가파르게 오르다가 자유낙하마냥 떨어지고 때론 공중에서 휘돌기까지하는 롤러코스터를
굴곡이 많은 인생에 곧잘 비유하던데
비위가 약해서 여행도 멀미 때문에 두려워하는 나로선
한번도 타보지 않았던 놀이공원 롤러코스터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옛말처럼
나의 테니스 달은 언제나 보름달이 되어 꽉차게 될런지
아님 벌써 차기도 전에 기울기부터 시작한 건 아닌지?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우와 01.02 18:21
    차기 전이시면 반드시 차오를 것이고, 이미 차서 기울기 시작한다면 또 차오를 것이라 믿고싶습니다.
    기울지 않으면 또 채울 수 없으니 영원히 채우기 위해서 또 계속적으로 기울게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채우기 위해서 기우는지, 기울기 위해서 채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무엇을 위해서 무엇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그렇게 채워지고, 또 기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인간인 이상 좋아하는 것은 있기마련이고, 달도 인간화 해서 작의적으로 해석하자면...
    아마도, 채워진 그 상태도 좋기는 하지만, 채워가는 행위 그자체가 더 좋아서 영원이 채우고자 하는가 봅니다.

    예, 나이가 들어감은 두려운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혜랑님께서는 반드시 채워나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혜랑님께서 채워나가시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글로 알려 주십시오...
    배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최혜랑님의 글을 통해서 제 자신이 풍부해짐을 느낀 한해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최혜랑 01.04 10:58
    정말 운동신경이 없는 제가 우승하면 단순히 당신 손이 아니고 당신 눈에다 장을 지지겠다고 호언하셨던 후배 코치님이 계셨는데(해서 눈알 장조림 맛보는 게 테니스적 인센티브인 적이 있었지요)
    최근 테니스는 타고난 사람이 열심히 성실히 꾸준히 하는 사람을 못당해낸다는.... 즉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의 결과와 흡사하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눈에 장 지지기 전에 좋은 세상 많이 봐놔야할 것같다고 하셨다는 말을 후배가 제게 전하데요.
    글쎄 저는 요즘 그 반대의 결론에 수긍이 많이가서 한창 서글퍼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2009년에도 변함없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아닐까하는 조바심과 궁시렁을 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채워가려는 삶을 계속 살아갈겁니다. 감사합니다.
  • water 02.01 14:25
    최혜랑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내가 맘에 갖고있는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거처럼 저의 마음을 그대로 써내려간거 같아 한번 빙긋이 웃었습니다.... 테니스 짝사랑... 어떨때는 안 이뤄질듯한 테니스 원싸이드 러브에 일찌감치 때려치우는것이 돈도 시간도 노력도 낭비가 안될듯 한거같고,, 이런 노력이면 다른분야에선 벌써 인정받을 수 있을거 같고..... 우리애들도 테니스를 시키는데 계속 시켜야될지 때려치워야할지 아니면 내친김에 선수까지 시켜버려야할지 늘 고민,, 할까 말까 달이 차는건지 아니면 벌써 기울기 시작한건지 판단이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