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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하루


피곤한 탓인지 발이 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 박자씩 느리게 반응을 한다.

뛰고 있어도 이건 내가 원래의 속도를 내고 있는지, 목표지점까지 더디기만 하다.
옆에서 한 마디 거든다.
왜 빨리 움직이지 않느냐고? 답답하다.

몸에서 힘을 뺀다.
힘을 주고 싶어도 들어 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한 마디 또 거든다.
왜 그리 세게, 힘줘서 칠려고 하느냐고? 미친다.
내 라켓에 공이 맞는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리나?

자포자기 식으로 의식적으로 스윙속도를 높여서 리턴을 해 본다.
전진하는 서버의 발밑, 서비스라인에 딱 떨어져서 기분이 나아질려고 한다.
그런데 옆에서 찬물을 끼얹는다.
볼이 짧구만!
내가 들은 바로는 서비스라인에 떨어지는 리턴, 좋다고 했는데...아닌가?

어쩌다 힘껏 달려 가까스로 공을 걷어 올리는데도 상대방에게
매우 편하게 밥상을 차려 주는 형세가 된다.
반응이 느려 겨우 걷어 올리는 볼이 그렇지 뭐. 젠장...
한 마디 거든다. 그렇게 편하게 주면 당하지 않느냐고?
나라고 밥상을 차려 주고 싶을까?

같은 동년배끼리 쳤다면 라켓을 부숴버렸을게다.
누구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어떤 형식으로라도 내 자신을 탓하고 싶다.
어른들 앞에서 실례를 할 수도 없고, 하늘만 바라본다.
남몰래 이를 갈며 악물어 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런데 또 같은 파트너로 또 게임을 하자고 한다.
날 미치게 만드는 하루다.

그렇게 오늘 하루가 지나갔다.

하지만
내일 다시 여느 때처럼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며 코트에 들어서야 하겠지?
테니스를 포기하지 않는한. ㅎㅎ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Comment '1'
  • 꼬냑한잔 11.06 11:10
    휴~~~
    코트가 여유 있어서 단식도 즐길수 있으면 좋으련만................................................
    난타도 맘대로 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