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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후기] 이제 버전 업 되었슴다.

이번에도 먼저 줄 섭니다.

번개 시간은 저녁 7시 이건만, 맘은 진작에 콩밭에 가 있었슴다.
추석전에 처리할 일이 많아서 1주일내내 고생한 끝이라 몸이 지칠만한데도
그 기다리는 시간이 힘을 주었습니다.

의외로 퇴근이 수월해서, 별로 늦지 않게 1시간여밖에(?) 지각하지 않고 번개코트에 도착했슴다.
청주팀 짱가님 아포로님을 비롯해서 이미 15명 가까이 모이셨슴다.
유리매 회장님과 현욱 총무의 쌩쌩한 모습이 좋슴다.

상만님 인사치레 끝나기 무섭게 전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최고품질 막걸리를 권하심다.
마셔보니 달콤 톡톡...음 사이다와 섞은 일종의 폭탄막걸리임다.
클났슴다. 저 이런 술 마시면 한시간은 몸이 달아올라(?)서 땀 삘삘인데...

메뚜기 안주도 권하심다만, 어째 제가 갑자기 양반이 되었는지 징그럽슴다.
어릴적 서면에서 주전자와 댓병짜리 빈 소주병 들고 논을 헤집던 실력이 어디갔는지,
오동통 살이 오른 메뚜기가 밤새 가마솥 안에서 틱틱 거리는 소리를 듣고 잠들던 기억이 어디 갔는지,
그 담날 아침 시커먼 똥이 쑥 빠진 깨끗한(?) 메뚜기를 달달 볶아 침 흘리며 먹던 입맛은 어디갔는지,
도시당췌 메뚜기에 손이 가질 않슴다.
음, 도시사람 다 된 모양임다.

그냥 시원한 오이에 고추장 팍 찍어서 두어개 사각거림다.
음~ 바로 이맛이야...안주 준비하신 테아(테니스 아줌마 줄인 말이람다)님 감사함다.
(아참, 아포로님의 메뚜기라고 상만님이 정정하셨네요 ㅋㅋ 역시 내 머리 짱돌...)
근데, "테아"면 테니스 아자씨도 포함되고 테니스 아가씨도 포함되는디...
나는 무얼까요...그냥 일종의 테미족으로 하겄슴다. 테니스에 미췬 족속....

막걸리 덕분에 얼굴에서 비오듯 오는 땀이 안경을 허옇게 맹금다.
ㅋㅋ 어슴푸레 뿌옇게 보이는 코트가 정말 그림임다.
달도 떴겠다, 나무도 높겠다, 새도 날고, 조명 밝고, 사람들 흐뭇하고...
기냥 벤치에 누버 한잠 때리면 딱이겠다 싶게 맘이 편안합니다.

짱가님과 아포로님으로 구성된 청주선발에
장렬하게 깨지고 다시 컵라면까지 먹고 나니,
테니스 번개가 아니고 밤참 번개에 온 느낌임다, ㅎㅎ

하여간 짱가님 범실 많이 줄었고 아포로님은 "신참고수" 법칙을 충실히 지키셨슴다.
대전분교는 새로 나온 신참이 더 고수라고 하는....
뭐 거의 거미손 수비에 송곳 스트록...

도중에 길 몰라 헤매던 미라님에 현민님까지 도착하고
상만님 클럽의 두 고수님도 합류해서 도합 20명쯤의 큰 모임이 되었슴다.
이거 번개가 이정도면 민성님이나 바카스님에 영태님 등까지 오시면.....음냐리~
글니까, 다른 버전업이 아니고 드디어 쪽수에 버전업이 되었다는 말씀임다.

여전히 승우님과 강영님 견실하시고,
제창님 상혁님 땀땀히 공 챙기시고,
재홍님 철현님 하늘바람님 여전하심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날의 빅 매치
상만님과 미라님 vs 상만님 클럽팀(두분다 코치 경력에 한분은 전국구 50위권의 쌩쌩조) 성사됨다.
열화와 같은 편파 응원과 감탄사 속에 2:2 팽팽함다.
클럽분들 서브 지켜서 2:3에서 미라님 서브임다.
횟수도 기억나지 않게 긴긴 듀스끝에 브레익 당해서 2:4....
얄짤없는 스매시에 앵글샷으로 점수 따는 미라님과
공격앞으로 발리로 찔러대는 상만님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3;6쯤 경기 마무리...

모두의 박수 속에 정말 좋은 경기는 막이 내리고,
빅매치에 눈팔려 있을때 옆에서 조용히 경기하신 현욱님과 신참 후배분도 승리를 챙겨 들어오시고,
좀더 인간적인(?) 새 경기가 시작됩니다. 짠짜잔...

늦게 왔다고 설레 벌레 제가 낀 성대결이 펼쳐집니다.
테아님과 미라님 vs 저와 철현님...
첫 판부터 철현님 코트에 뒹글고 깊은 앵글 맞아 가면서 남자팀 처참하게 고생함다.
발리 드가면 로브와 앵글 얻어 맞고 등등등...

게다가 응원하시는 모든이는 남성팀의 공격포인트에는 열화와 같은 야유를,
여성팀의 실수에는 탄식을,
남성팀의 실점에는 환호를 보냅니다. 헐~

갑자기 홍길동이 생각났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부르고 형을 형이라 못부르고~
아웃을 아웃이라 부르다가 하늘바람님께 무쟈게 야유받던 순간이었슴다.
담에 상대편 되면 주거ㅆ~

결국 미라님의 노고와 테아님의 열심으로 6:6 타이브레익...
이런 이런 타이 브레익이 되니 우리도 모르게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안면몰수 임전무퇴로 창피하게도 남성팀이 이기는 우를 범했슴다.
하지만 점수는 몰라도 경기는 여성팀이 월등 잘 하셨음을 밝힘다...잘 하셨슴다.

그런데 갑자기....

미라님: 상현님 일루좀 와 보소
상현: (허걱 경기에 졌다고 팰라나보다...) 넵
미라님: 토스할 때 이러저러...(내용은 대전분교 전력노출이 되므로 상상만 하시길...)

이렇게 해서 경기후 간단한 원포인트 레슨...
미라님과 상만님의 따끈한 지적과 경험담으로 서로 우의를 돈독히 했슴다.

특히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그간 여러군데 정보를 얻고 혼자 연습하면서 부족하던 부분,
그 2%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도 2%가 남는 따끈한 토스 강의였슴다.

제가 좋아하는 순대국이 기다리건만,
워낙 공사가 다망한 중이라 그냥 콧물을 머금고 집으로 돌아왔슴다, 훌쩍~

코트를 제공하시고 고수님을 초청해 주신 상만님, 복 마니마니 바들껴~
모임 주관하신 유리매 회장님과 현욱님 수고하셨슴다.
그리고 비됴 찍사 철현님도 수고,  글고 바쁜중에도 함께하신 열분 감사함다.

이날의 스타일 상은 (제 맘대로 뽑슴다)
터프한 표적이 그려진 노란 티를 입으신 덩치 산만한 클럽분과,
샤라포바 안부럽게 코디하신 미라님께 드림다.
이의가 있으신 분들은 그냥 속으로 꾹 참으시길 바라며...
정모 부럽지 않은 번개를 우리 모두 자축하면서 이만...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Comment '16'
  • 상현 09.24 13:09
    참, 추석들 잘 지내시고
    추석 중에도 틈나는대로 즐테들 하시길...
  • 최진철 09.24 13:46
    ㅎㅎㅎ 재밌습니다...
    미라님은 상당한 고수이신듯? ^^
    저번에 동영상 봤는대.. 서브가 부드럽더라구요 ^^ ㅎㅎ

    그런대 사진은 없나요?...
  • 하늘바람 09.24 13:51
    쿠!
    미라님 선수 출신입니다.
    지금 테니스 코치 하시고.
  • 최진철 09.24 13:51
    아....혹시 제가 본 동영상이 맞다면...

    이곳에서 다운받은 동영상에서 한분의 토스의 리듬이
    괭장히 빨랐던걸로 기억하는대...
    어떤분인지는 잘모르겠으나.. ^^;;

    토스 애기만 나오면.. 휴..
    기부스하고 두손가락으로 토스하던게.. 저번주네요 ㅠㅜ
    이젠 풀었으니깐~ 헤헤...

    즐테하세요~
  • 바카스정신 09.24 16:07
    많은 님들께서 참석 하셨군요..^^
    즐거운 시간들 보내신거 같아 참석하지 몬함이 몬내 아쉽습니다...
    상현님 후기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

    대전분교 모든님들 즐거운 한가위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 박미라 09.24 16:58
    아참!!! 그리구요 최진철님 저보고 고수이신듯??? 하시면 제가 넘 부끄럽구요...고수는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하늘바람님도 저보고 코치라고하셨는데요... 실력이 안되서 코치하다가 짤렸습니다.ㅋㅋㅋ 참고하세요^^
  • 하늘바람 09.24 17:25
    다들 즐거우셨죠?
    추석 잘 보내시고 넘 많이 드시지 마시고 건강하게 다음 모임때 뵈요!
  • 마이클 킴 09.24 17:33
    대전회원님들도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네요.
    대전분교의 인해전술 전략에 수원분교가 약간 밀리는듯한 인상을 받지만,
    그래도 뚜껑은 열어봐야 겠죠? ㅎㅎ

    대전회원님들 모두 추석명절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십시오.
  • 김민성 09.24 18:59
    워매 조퇴라도 해서 참석을 하는건디 번개후기 읽고나서 무척 후회막심함다.
    매뚜기,막걸리 이거 제가 겁나게 좋아하는 것인디 님들 맛나게 드셨군요.

    님들 테니스실력 남큼이나 후기 글솜씨 장난이 아닙니다.
    상현님의 후기를 읽고 나서 담모임에 참석안하면 설자리가 없어 질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유리매님, 현욱님 원기 회복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긴 연휴 건강히 보내시고 담 번개때 뵙죠.

  • 박현민 09.24 19:08
    즐거운 전테교 대전지부의 최대의 번개였었죠.
    무엇보다도 항상 준비를 해주시는 회장님, 총무님 고맙습니다.
    새로 뵌 회원님 - 짱가님, 아포로티테스님, 테아님 - 들 반가웠구요, 앞으로 많은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추석 잘 보내십시오.
  • 아포르디테스 09.24 22:57
    PS:듬직한 회장님, 미남에 멋진 스트록까지 겸비한 총무님, 테니스 매니아의
    전형인듯 한 하늘바람님과 재홍님,
    비디오촬영 감독 철현님, 다소곳 낭자 테아님,그리고 멋진 상현님,
    입문 수년만에 고수 반열에 올랐다는 기상만님 메뚜기를 가장 맛나게
    드셔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이제창님,이승우님, 남상혁님,여자분으로서 현란한 실력을 겸비한 미라님,
    언제 기회가 되면 그 멋진 볼 좀 받아 본다면 영광이겠습니다.^^*
    테니스가 꼭 큰 키나 근육질의 힘으로만 파워가 나는 건 아닌 걸 목격했습니다.!!!
    미라님의 호쾌한 공을 보면서.....
    아! 그리고 빼놓을 뻔했네..대기만성형 짱가님.
    이외 빠트린 분 있나요?
    모두 모두 감사했습니다.
    이상! 출석부 확인 이었습니다.....^^
  • 유리매 09.25 02:49
    언제나 처럼 이번에도 감칠맛 나는 후기를 올려주신 상현님.
    감사합니다.
  • 유리매 09.26 00:44
    테아님 남편되시는분도 같이 나오세요.
    테니스 못치시면 배우시게 하시구요.
    글구 이 사이트도 알려주어서 자주 들어오셔서 이곳의 분위가도 알게 하시구요.
  • 상현 09.26 18:54
    큭, 그날 그러면 우리 모두가 테아님의 "업체애들"이었단 말임까 캬하하하...
    업체 애덜이건 업체 사장님이건 뭐라 둘러 대셔도 되니까 걱정말고 파십쇼.
    뭐 얌전히 테미족 되는 거이 아닌께롱...
    하긴, 부셨다니 다음엔 아예 테아님 부부가 함께 나오셔서 우리 대전분교업체를 홍보할 기회를 주시길...추석 잘 쇠시고 담주에 뵙겠슴다, 진면목도 함께...

    글고, 민성님 바쁘셨나봅니다. 민성님의 시워언한 폼을 못 봐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꼭 나오시길 담에는...

    그리고 아포로님, 메뚜기 전처리가 그렇게 꼼꼼한 줄은 미처 몰랐슴다. 어쩐지 꺼치를 다리가 죄다 없길래 볶다가 다 떨어졌나 했었슴다. 자주 뵙길 바랍니다.

    마이클님! 뚜껑을 열어보면 알겠다...는 무써운 말씀에 오금이 저려옵니다.
    .
    .
    .
    라고 할줄 알았죠!!!
    네 긴장됩니다.
    그런데 우리집 냄비는 유리뚜껑이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ㅋㅋㅋ

    온 분교에 즐거운 추석의 달빛이 함께하길 바라며...
  • 지사영 09.27 05:03
    상현님 후기 보다 화났습니다.
    넌 번개 오지말라 누가 말했나
    또 외톨이 기질을 팽개치지 못해
    이렇게 화만 납니다.

    테니스짱, 매너짱, 유식짱, 글솜씨짱.......
    대전분교 미래 햇빛 쨍쨍입니다.

    그렇게 모두들 즐겁고 기쁜날이었다니
    너무 좋습니다. 비록 한번도 번개참석을
    못했지만 항상 전테교.대전분교 화이팅을
    외치고 있습니다.

  • 상현 09.27 20:36
    히~ 사영님까지 오시면 수원분교는 그냥 폭삭입니다.
    우린 히든카드나 암호 업슴다.
    걍 대전 윗쪽 어딘가에서 모임에 대전팀이 뜨면 자동빵으로 지사영님 출현이라고 믿쑴다.

    그나저나 지사영님 주요 서식코트를 알려주시면, 가까이 계신 아포로님이나 짱가님이라도 자주 교류하실 수 있겠고, 또 상만님 뵈러올때 연락 주시면 나름대로 극성스럽게 볶아 드리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