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STMC 단식 Open 대회 후기

소리소문없이 나갔다가 왔는데 들켜버렸네요. ㅋㅋㅋ
지난 일요일(21일) 자운대소재 공군대학 코트에서
전국 동호인 단식대회가 열렸습니다.
요즘 운동도 못하고 마땅히 휴일도 보내고 과연 단식을 하시는 동호인들의
실력은 어느정도나 될까? 하는 궁금증도 있고해서 참가를 했습니다.
전날 직장 월례회가 있어서 복식경기를 4게임정도하고 회식을 하러간다기에
전 단식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대회도 준비할겸 회식자리를 피하고
남아있는 회원과 처음으로 단식 한게임을 해봤는데 엄청나게 힘이 들더군요.
(숨이 넘어가데요 ㅎㅎ  다리도 완전히 풀리고...)

일요일 아침 설레이는 가슴을 안고 자운대로 향했습니다.
전날 조금 무리해서 인지 다리도 무겁고 온몸이 묵직했지만 마음만은 즐거웠습니다.
공군대학 테니스 코트앞에 주차를 하는데...
아뿔사 !!!
본넷 부분에서 허연 연기가 나는겁니다. 얼라리~~~
온도계를 보니깐 온도는 별로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우째 이런일인지...
궁금해서 열어보니 물(냉각수)이 세어 엔진부위에 떨어지면서 연기가 나는거더군요.
다른사람들이 무슨일이 있는듯 쳐다봐서 좀 쩍(?) 팔렸습니다.

출전신고를 하고 대진표를 보니 3명이 한조로 편성되고 거기에서
조 1,2위만 본선에 오른다고 하더군요.
첫게임은 1번과 3번이 먼저 게임을 하고 다음은 1번 2번 그리고... 2번 3번 순이었습니다.
저는 2번이라서 1,3번의 게임을 지켜보았지요.
1번은 시드를 받은 전주에 임영규(단식랭킹 10위)님이 더군요. 3번은 잘 모르겠구요
첫번째 게임은 임영규님이 일방적으로 이겼습니다(6:0)
상위랭커답게 여유있게 게임을 하더군요.
주로 서브를 넣고 좌우 그리고 길게 짧게 치면서 흔드는 스타일이였으며, 백핸드는 간간히
드라이브를 치면서 주로 슬라이스 위주의 플레이였으며, 많은 랠리로 찬스가 생길때까지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제와 임영규님하고 게임을 하는데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게임을 여유있게 하면서
빈곳 여기저기에다 볼배급을 하시는데 저 숨넘어가는줄 알았습니다.
엇~~~ 하다가 0:4까지 벌어졌고 한게임이라도 얻어야 겠다는 생각에 집중을 했습니다.
일방적인 게임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좀 느슨하게 치는 작은틈을 이용해서 1게임을 브레이크하고
햇빛을 등지고 저의 세브일때 스핀을 더해서 첫서브 위주의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스트로크도 스핀을 걸어 길게 주고 랠리를 오래하니 효과가 있더군요.
결국 2게임을 따고 나니 생각이 좀 달라지더군요.(욕심 ㅋㅋㅋ)
상대편 서브게임을 0:40로 리드를 하다가 방심하여 그만 주고 말았습니다.
이번 게임만 브레이크하면 어떻게 한번 해볼려고 했는데 잃고 나니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문제는 체력이였습니다.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더군요.
물을 마시면서 2:5로 벌어졌으니 한게임을 더 얻으려고 노력하는것 보다
다음 게임을 준비하는것이 현명할것 같아서 욕심을 내지않고 2:6으로 게임을 마쳐고
예선 마지막 게임에 임했습니다.
단식에 경험이 없어서 그랬는지 그 선수도 만만치가 않더군요.
서로 1패를 안고있는터라 무조건 이겨야 했거든요. ㅎㅎㅎ
2:2 까지 가서 상대선수의 장단점을 대충파악을 하고 나니 게임이 좀 쉽더군요.
주로 약한곳에 집중을 하는거 있쟎아요.ㅋㅋ
6:2로 단식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했습니다.
본선은 상위랭커순으로 바이를 주고 나머지는 조 1위가 먼저 추첨을하여 조 2위와 게임을
하더군요. 저는 조 2위라서 조 1위를 한 선수와 게임을 하게 되었고
상대는 명지대에 진학예정인 충남여고 3학년 김지선 선수더군요.
행운이였죠. 저같은 하수가 언제 그런선수하고 게임을 해봅니까.
스트로크 죽이더군요. 백핸드 쪽으로 볼을 보내면 양손백핸드로 후리치고.... 쩝!!!
김지선 선수는 저의 백쪽으로 계속 볼을 보내다가 공간이 생기면 포핸드로 깊게주고
(그날 저는 백핸드는 슬라이스만 쳤습니다.  기죽어서...   ㅎㅎㅎ)
0:3으로 몰리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스트로크로 플레이을 해서는 어림도 없다고 생각을하고
약간의 변칙으로 제가 할수있는 방법을 총동원해서 게임을 했습니다.
발리플레이도 해보고 로브로 해보고 ...
그런데 특이한것은 여자선수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강한 스트로크 보다는
스핀을 많이 넣어서 길고 높게 주는 스트로크에 약하더군요.(문볼 비슷한거 있죠.  ㅎㅎ)
그렇게 주고나서 발리나 스메싱으로 포인트를 계속해서 얻었습니다.
나중에 3:4까지 따라가니까는 당황하더군요. ㅋㅋㅋ
그럴수록 저는 더 냉정해졌습니다. 물론 상대선수가 잘치면 어김없이 엄지손가락으로
굿!!!  나이스 샷!!! 하면서 칭찬을 아끼지도 않았구요.
구경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여자선수의 플레이를 구경하느라 좀 모였더군요.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서 결국 5:4로 역전을 하고 듀스 메치포인트까지
몰고 갔습니다.
허나~~~  욕심이 생기면 힘이들어가는 법!
노애드에서 그만 더블폴트를 하여 아쉽지만 타이브레이크를 허용했습니다.
타이에서는 한 포인트도 못따고 ...  흑~~~~~~

점심도 못먹고 15시가 되어서야 메인코트인 공군대학 코트로 걸어서 오는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백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하지 못하면 단식은 이기기가 어렵다는것을 알았던 것이지요
메인코트에와서 단식랭킹 1위의 게임도 관전하고 류희선선수, 서순미선수의 게임을
지켜보았습니다.
다른 동호인 상위랭커들의 게임도 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김성훈 선수도 있었구요.ㅎ)
전 선수들의 게임을 주로 관전하였습니다.
류희선 선수는 명성에 걸 맞게 치더군요.
특이한것은 포핸드 백핸드 모두 투핸드로 치고 파워풀 하더군요.

제 눈을 반짝이게 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나중에 알았지만 준우승을 한  서순미 선수!!!!!!
여고 1학년 답지 않게 파워도 있고 포, 백이 죽이더군요.
저 그날 서순미 선수를 보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작은 체구에서 품어져 나오는 빠르고 파워있는 샷! 강한 서브!! 그리고 코너웍!!!
한마디로 죽이더군요. (저 서순미선수 팬됬습니다)
머지않아 여자선수로 이름을 날릴거라 믿고 있거든요.

무거운 몸을 이끌고 돌아오면서 생각했습니다.
단식이 힘들고 어렵긴 하지만 생각보다 매력있는 게임이라는것과
백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하지 못하면 슬라이스 플레이만 한다면
게임을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그리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결코 쉬운것은 아니겠지만 원핸드 백핸드보다는 투핸드로 무장을하여야 겠다는 생각을요.

오늘도 아침에 출근을 하여 사무실 한쪽에 짱(?)박혀서
투핸드로 미친듯 스윙연습을 했습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
노력은 해봐야지요. 끝까지.......

영양가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00 9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