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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나서

나는 애초에 응원하러 왔던 어느 한 팀 경기만 스코어 헤아려가며
한포인트 한포인트에 일희일비하면서 집중해서 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눈길 가는대로 마음 닿는대로 이 코트 저 코트를 배회하며
마구 한눈을 팔면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코트에서의 멀티 테스킹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이화면 저화면 띄워놓고
왔다갔다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인듯 하다.
내가 볼 때마다 잘쳐서 이겼겠지 싶던 팀이 내가 볼 때만 잘쳤는지 지고 나오기도 하고
마지막 끝나는 포인트를 못봐서 어느 팀이 이긴 건지 그들의 표정 살피는 것으로는
확신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즉, 이기고도 대수롭지않은 일처럼 잠자코 있어서
어째 풀이 죽어보이는게 졌나보다싶은 사람이 있는가하면
온사방에 자랑하듯 어떻게 졌는지(물론 억울하게 졌을테니...)를 소상히 밝히는 사람도 있어
멀리서 그 괄괄한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이긴 걸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지고 나서 어깨춤까지 춰가면서 패배를 자축하는 사람은 여지껏 단한명도 못봤고
지고 난 기분이 얼마나 더러운지는
이 운동을 해본 사람들은 또 이 운동에 목숨 건 사람들은 너무 잘 알고 있을테지만
지고나올 때 남들 앞에서 보이는 반응의 양상은 너무나 다르다.
응원한 사람 무안하게 있는대로 성질을 부리는 사람부터
제풀에 까불어져 의기소침해서 한쪽 귀퉁이에 쭈그러져 있는 사람,
툭툭 털고 잊어야죠하는 밝은 표정으로  내일의, 다음주의 경기를 기약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난 체중의 유의미한 변화도 없는데 살이 많이 빠져 보인다는 인사치레받느라 바쁜데
질 때마다 그 왕성한 식욕도 없어지고 욕구불만을 꾸역꾸역 먹는걸로 해소하는 나쁜 습관마저
희미해지는 걸 느낀다.
이렇게 계속 지다가보면 어느 시점에서 몰라보게 날씬해지는 행운이 굴러들어올지도,
또 그러다보면 몸이 가벼워져서 어느 순간 발도 덩달아 빨라진다?.....

지고나서 꿈보다 해몽  아니 변명이라고 억지로 낙천적인 척하려는 건지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여진아빠 09.11 08:54
    전 시함에서 지고나면, 나의 플레이를 더듬어 보면서 "다음엔 꼭 실수하지 말자" 혼자 중얼중얼 거립니다. 제일 꼴불견은 지고나와서 파트너와 지가 잘했니 못했니 하며 싸우는 사람같아요.. 매너하면서 즐테하십시오.
  • 인준빈 09.11 09:10
    모든 운동 시합은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인데요.
    실력을 향상 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반드시 게임에 젔을때 나의 실력을 알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졌을때 승자에게 축하를 진사람에게는 격려를 하는게 진정한 스포츠맨이 아닐까요?
    매일 게임의 승부 결과로 마음 상한다면 건강을 위하여 시작한 운동이 스트레스로 몸을 상하게 됩니다.
    진정 실력을 향상 시키고 스포츠를 즐기려면 지는 게임도 기분이 좋도록 노력해야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 맥주좋아 09.11 10:05
    스포츠는 지고 이기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래서 항상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기면 기분 좋고 지면 마음이 좀 상합니다.
    그런데 엄밀히 들여다보면 지는 게임에서 배울게 훨씬 많습니다.
    지지 않기 위해 강자를 피하는 경향도 있는데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서는 배울게 적을 수 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실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자꾸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졌을 때는 상대가 우리보다 잘했기 때문인데 어찌보면 마음상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기고 진다는 결과보다 우리가 안됐던 부분을 자꾸 보완해 가면서 반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겠지요.
    지고 나서 핑계를 댄다거나 파트너탓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발전을 저해할 뿐입니다.
  • 한기성 09.11 10:06
    이상하게 이긴 게임은 잘한 것만 생각나고 잘못한것에 대한 분석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반대로 지고나면 잘못한 것이 분석되고 왜졌는지 이것 때문에 진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기면 기분 좋고 지면 쓰리지만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봅니다. ㅎㅎ
  • 도계호 09.12 11:05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보다,메너없이 공을 치는 분들이 더 저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아마추어가 너무 승부에 집착해서
    심지어 틀리게 콜을 해서라도 승부에 이기겠다는 마음을 보았을 때,동호인 테니스가 아직 멀었구나,쉬운 운동도 똑바로 안하는데,무었이 잘 되겠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많이 아팠읍니다.대구에 살다가 멀리 지리산 근처로 오게되어 근처에 테니스장이 있어서 한 일년반정도 되어가는데,이곳 분들이 공은 잘치는데,콜을 똑바로 안합니다.자기가 공을 좀 잘 친다 싶은 분이 멋대로 콜하는 경향이 있읍니다.어떤 여자분은 발리를 선수 수준으로 하는데 메너가 영 아닙니다,서버 넣으려는데 잠깐 하다가 넣어라고 하기도하고 저한테만 상대를 아주 깔보는 태도를 보여서 일년동안 처음에는 참다가 도저히 못 참고 화를 한번 내었더니 기다렸다는듯이 우리 클럽의 회장이 제명처분을 하는 바람에 마음이 많이 상해서 수염도 기르고 외로운 투쟁을 해서 제가 잘못이 없다는 인정을 받아가고 있읍니다.동호인 테니스의 문화가 성숙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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