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추 잠자리??? -볼륨 올리시고-



여러분 점심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 참 스피커 볼륨은 잔뜩 올리셨지요? ㅋㅋㅋ
저는 추어탕을 먹었습니다. 요즘 무척이나 체력이 딸리는 이유로 스태미너에 신경을 써야 하겠기에.....크크

그런데 점심먹고 오는길에 레코드 가게에서 얼마전 콘서트를 가진 조용필의 노래를 들었는데, 옛날에 부른 "고추잠자리"란 노래가 흘러나오는데......어린시절 추억이 생각나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들렀습니다.

제가 열살 때, 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때의 일입니다. 제 아버지께서는 가난한 농부셨기 때문에, 여름이면 늘 일손이 부족했고, 그때마다 서울에서 육촌형이 내려와서 아버지의 힘든 농사일을 도왔는데, 형은 멋진 육사생도였습니다.

그런데 농사일을 마치고 난후 밤이 찾아오면 옥수수와 감자를 먹으며 작은방에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형은 그때마다 본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조용필의 노래를 틀어놨지요. 시골깡촌에서 "섬마을 소년"이나, "다같이 놀자 동네한바퀴"같은 동요노래만 듣고 있다가, 그런 노래를 들으니 머리가 핑 돌수밖에.....그래서 내 생애 최초의 유행가를 그때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해 가을 추석을 얼마 남겨놓지 않는 상태에서 저희 담임선생님이 생신을 맞이하셨는데, 당시 선생님은 처녀였고, 얼굴은 황진이의 귀싸대기를 날릴 정도의 미인이셨고, 특히 선생님의 눈이 머루처럼 까맣고 예쁘셔서, 눈이 이쁜 여자들만 보면 대가리가 "뽕" 돌아버리는 저는 자연스럽게 선생님을 사모하며 짝사랑을 하게 되었지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생일파티를 열었고, 이어서 축하공연이 이어졌는데, 노래를 잘 부른다는 이유만으로 저는 축하노래를 부르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그때 준비한 것은 "스승의 은혜"였는데, 스승의 날도 아닌데 그런 노래를 부르는게 몹시도 못미더운 저는, 가을 햇살이 창문에 부서지며 선생님의 머루같은 눈망울에 빛이 스며드는 것을 보자....도저히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사고를 쳤는데, 바로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를 불러 버린것이었습니다.

♬ 창가에 서면 눈물처럼 떠오르는 그대의 흰손.....이란 첫 가사를 그럴싸하게 부르며 분위기를 잡는데, 선생님은 이내 토마토 얼굴을 하시며 당황하고 기특함이 혼합된 표정을 지으셨는데.........그 토마토처럼 빨개진 얼굴을 보자 더욱 흥분한 저는

"♬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뭉크의 절규 그림을 연상한듯한 표정으로 애원을 하며 목구녘이 터지도록 노래를 불러재꼈는데....어찌나 진지하게 불렀던지, 부르는 저도 감동을 먹고, 반 친구들은 넋을 잃고, 또한 머루같은 선생님의 눈망울에는 짝사랑의 고뇌를 이해한다는 듯,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에 자기도 고통스럽다는듯,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라구요. 푸하하.

나중에 친구들로부터 그건 "생일 축하곡"이 아니라 "장례식 장송곡" 같았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고, 우연히 지나치던 꼬깜(교감)선생님은 "쪼깐한넘이 벌써부터 그런 노래를 부르니 싹수가 노랗다"하시며 삼일동안 화장실 청소를 시키는 벌을 내리기도 하셨지요. 이 마이클 킴이 열 살때의 일입니다. 뭐, "신이 내린 날라리"죠.... 크크크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추석날에 가진 일명 "보름달배 동네 콩쿠르노래자랑 대회"에서 자의반 타의반 최연소로 참가를 하여, 지금 들으시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를 불러 3등을 먹고, 상품으로는 찹쌀 한말을 받아서 생애 최초로 어머니에게 경제적으로 효도를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또한 이어지는 마을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앵콜요청으로 "창밖의 여자"를 불러재껴, 동네사람들을 요절복통케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고추잠자리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흥얼거리는데, 가사가 우리 테니스 초보자들을 위한 노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나름대로 분석을 하자면....

♬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이건 초보자들이 에러를 범할 때, 나는 아직은 초보자 애숭이인가봐..하면서 탄식하는 뜻이 담겨있는 것 같고... 크크크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지!
이건 초보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으로서 볼을 잡아서 치지않고, 볼이 올때까지 기다려서 치는건데......여러분들도 고수들에게 많이 듣는 충고겠지만, 볼이 올때까지 기다려서 치는게 아니라, 잡아서 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그래야만 타점도 제대로 잡을수 있고.....크크크

아무튼 노래를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천글에 올려진 강수진의 발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뒤이은 징키스칸의 글은 더욱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감동의 여운을 담아서 제가 패러디를 해봤는데...


라켓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싸구려 라켓으로 발리를 하고 스매시를 했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이곳 사이트의 글들을 읽으며 백핸드를 익혔고,

이곳 동영상을 보며 레슨을 대신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그래서 코트가 없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티코 말고는 없는 주차장에서 백핸드를 연습했고,

두평도 안된 방에서 벽치기를 했다.

운동신경이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달리기는 맨날 꼴찌였고, 고수의 말에 귀를 기울리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물집 잡힌 손에 붕대를 감고도 난타를 쳤으며,

거시기에 스매시를 맞고도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런 것은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초보를 탈출했고, 나는 신이 내린 백핸드,
마이클 킴이 되었다.


여러분!

즐거운 오후 되시고, 부디 초탈하시길....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Comment '3'
  • 박경희 09.03 14:28
    안녕하세요 항상 즐거운 맘으로 글을 읽고있습니다 엄청난달필.... 무척궁금해지네요 마이클 킴님에대해서.
    또한 테니스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받고싶은맘..엄마야 ㅋ ㅋ
  • 최진철 09.03 23:44
    존경스럽네요~ ㅎㅎㅎ
  • 윤일로 09.04 11:20
    대단한 달필이시군요......맛있게 읽고 갑니다.......이러다가 팬되겟네요

  1. notice

    테니스 관련 정보,랭킹,엔트리, 생방송 사이트 링크 모음

    인터넷 테니스 생방송(ATP,WTA,GS) https://en.sportplus.live/tennis/ ITF https://live.itftennis.com/en/live-streams/ 엔트리 정보 등, 커뮤니티 http://www.tennisteen.it/entry-...
    read more
  2. No Image

    어제 윔블던에서 정현 선수의 쾌거

    참으로 진지하게 봤습니다. 우리 나라 선수가 그것도 윔블던이라는 큰대회에서 세계 1위등 강호를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 하다니 축하축하
    Read More
  3. No Image

    [취소공지] 오늘(목) 덕수모임은 취소합니다.(냉무)

    이 공지는 삭제됩니다.
    Read More
  4. No Image

    중고 윌슨 햄머 2.7 또는 5.0 구합니다

    polichoi@empas.com
    Read More
  5. No Image

    주말 오전반..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새벽 5시 30분, 전 변함없이 미(미제라블), 바(바람개비), 페(페더러홀릭) 삼총사로서 테니스를 즐기러 나갔습니다. 딱 오전 9시까지만 입니다... 진정 테니스를...
    Read More
  6. No Image

    [회비공지] 약간의 회비 인상이 있습니다.

    몇가지 요인으로 모임운영에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회비를 인상합니다. 다른 회비는 동일합니다. 단지 정회원 일회비를 현재 오천원에서 다음주(7월)부터 만원으로 인상합...
    Read More
  7. No Image

    [공지] 7월 1일(월), 4일(목) 덕수모임 공지

    일주일에 두 번의 테니스가 왜이리 어려운지. 어제의 경우 8시 30분 도착이 가능하였으나 옆에 안방마님을 태운 관계로 눈물을 머금고 그냥 집으로... 벌써 7월입니다. 불볕 더위도 우...
    Read More
  8. No Image

    모두의 희망 페더러, 샤라포바 탈락 충격

    정말 충격입니다. 테니스의 교본, 로망 인 두 선수가 탈락이라 윔블던 재미가 영 떨어 질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Read More
  9. No Image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하던 공부가 있어 한국 떠나온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나이들어 공부하려니 머리가 뽀개짐....) 한 분위기 하시는 회장목사님... "소유놈 왜 안보여"라고 투덜대던 투덜이 문옥...
    Read More
  10. No Image

    포핸드 왜 이리 어렵나요?

    테니스에 서서히 맛들이고 있는 사람입니다. 테니스 포핸드 실력이 진전이 없어 조언이나 상담을 받고 싶어 글을 올려 봅니다. 저는 지금 미국에 있고 시간 여유가 있어 요즘 테니스 ...
    Read More
  11. No Image

    바볼랏 퓨어스톰

    퓨어스톰 295g 최신제품이고요 한번시타한 세제품입니다. 스트링은 알루파워 4G 51파운드고요 가격은 12마넌입니다. 010-4905-7539
    Read More
  12. No Image

    생방송 - 2013 윔블던 대회

    비밀번호 : 98 생방송 시간은 매일 저녁 9시30분부터(한국시각) Live Video streaming by Ustream
    Read More
  13. No Image

    정모를 다녀와서..^ ^

    페홀입니다 ^ ^ 이젠 제법 전테교 모임이 익숙하다고 생각이 들 즈음... 레스피아 외부에서 정모를 갖는다하여 여린 가슴이 많이도 두근거렸습니다.. 실내코트.. 그것도 안성까지 가서...
    Read More
  14. 6/22 정모 후기 -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후기...후.기.......후.......기. 제가 제일 먼저인가요~~?ㅋ "선수* **"님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 것은 아니나,,,, 본의 아니게,,, 솔선수범을ㅎ^^;;;; 다들 잘 쉬시...
    Read More
  15. No Image

    기흥레스피아에 다녀와서..ㅎ

    일요일 아침 5시 20분에 출발해서 5시 45분에 기흥레스피아에 도착하였습니다. 코트장에 계신분들은 총 5분..ㅎ 아는사람이 없어서 어떻하나.. 하고 있었는데.. 코트장에 계시던 한분...
    Read More
  16. No Image

    윌슨 BLX blade(블레이드) 팀 판매합니다.

    윌슨 BLX blade(블레이드) 팀 그립사이즈는 1/4입니다. 스트링은 가로는 데빌스핀, 세로는 정확한 스트링을 모르겠네요. 중고로 구입후 1회 시타하고 저에게 맞지않아 판매합니다. 판...
    Read More
  17. No Image

    수원분교 6월 정모 참석 명단 및 각 팀 현황 (참석자 필독!)

    수원분교 6월 정모 각 팀 현황입니다. " 님" 생략 WT : 둘리, 호우, 마루, 수진, 가가멜희련, 피오나, 마사장, 북방왕별.------- 팀장 : 마사장 MT : 써퍼, 명상가, 창, 초심, 흙사랑,...
    Read More
  18. 6.20 덕수모임 스케치

    덕수스러움 만땅.....ㅋ 우와님, 써니님, 재윤이와 올해 마지막으로 운동을... 피오나님 백핸드....ㅋ~ 폴트!! 노가리와 쥐포 그리고 맛있는 신상 막걸리 준비해주신 우와님...^^ 이런...
    Read More
  19. No Image

    [공지] 6월 24일(월), 27일(목) 덕수모임 공지.

    지난주는 우와님 가족이 함께 하셔서 더욱 즐겁고 시끄러웠던 모입이었습니다. ^^ 어제 뒤풀이는 즐겁게 하셨겠죠? 1년 후면 한국으로 들어오신다고 하니 기대 만땅입니다. 다음주에도...
    Read More
  20. No Image

    가입문의 입니다.

    안녕하세요. 테니스를 즐기는 한 사람입니다. 전현중은 참 오래전에 가입해서 테니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은 곳이라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네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와이프와 같이 ...
    Read More
  21. No Image

    베스트 회원님들은 언제 운동하시나요?

    기흥레스피아 테니스장 이용료를 내고 이용해도.. 혼자가면 아는 사람도 없고 뻘쭘하게 있다가 올것 같은데.. 베스트 회원님들과 시간 맞으면 같이 어울릴수도 있나요? 아니면 레스피...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781 Next
/ 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