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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의 짧은 수필 한자락

이른 아침,전화벨이 울린다.
조카다.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나의 조카

두달전에 조카를 만나러 아이들과 열흘 일정으로 다녀왔다.
그동안 봄방학때마다 다닐러 왔었기에
만난지 한달여 지난 때 였다.

이제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졸업하고 취업을 했는데
그동안은 학생신분 였기에 편했을텐데
지금은 모든 상황이 달라져 몹시 힘든가 보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2년전쯤에
생후 두달 된 강아지를 분양 받았다.

같은 시기에 그 강아지가  외로울 거라며
한마리 더 식구로 맞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조카집에 들어서는데
우리는 소스라치게 놀랬다.
설마 했고,이미 들은 얘기를 반추해 봐도
도무지 <개>라고는 생각이 안들었고
시커먼 송아지 가 <개탈>을 쓰고 있는 줄로 알았다.

기겁하던 우리아이들도
덩치만 크고 순한 그 개들과 금새 친해졌는데

그때 조카가 살던 그곳은 우리나라의 한적한 외곽 같은 소도시 였기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하며
그렇게 2년을 함께 한거다.

미시건에서  대도시 뉴욕으로 가면서
한마리는 친구에게 떠 안기고
더 애처롭게 뵈던 한마리를 데리고 이사를 왔는데

이제 이사한지 두 주.
그동안 조카가 개로 인해 겪은 이야기는
오늘 아침 한시간여의 통화중 전부일 정도다.

증권사 트레이너로 갓 입사하고
대도시의 어색함과 감당키 어려운 물가 등
조카가 내딛은 첫발에 많은 문제가 있는것 같았다.

헌데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 <개>때문 이란다.
이문제의 개...<레브라도 리트리버> 라는 유럽형,
맹인 안내견으로 순하기는 이루 말할수 없고 또한 대단한 충견이다.

새끼 일때의 작은 몸은 간데 없고 검고 큰..(흑돼지 같기도 하고)
무지막한 몸매로 온집안을 휩쓸고 다녔드랬다.

일을 하고 있는데
아파트 관리소에서 몇차례의 전화를 받았단다.
갓 입사해서 이눈치 저눈치 살피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번 그런일이 생겨서 난감했다고...

쉽게 결정을 짓지 못한다.
무책임하게 아무에게 내던질수도 없고
계속 키우고는 싶은데
사람이 없으면 쉬지 않고 울어 댄다니.

개를 픽업해서 교육(?)해주는 단체가 있단다.
출퇴근인데
자그마치 700$ 의 교육비를 내야 한다는데
그동안은 풍족하다 싶게 생활했던 조카가
고물가의 뉴욕에서의 생활비로는 감당키 어려운 거다.

외할머니(친정엄마)네 조카가 키우다 떠난 9년된 <슈나우저>가  있는데
그개와 함께 넓은 마당에서 키우는 방법을 모색키로 했는데...

아,정 이란게 이렇게 끈끈한 거구나.
어찌보면 미물 이랄수 있는 개에게 이렇듯
혈연관계 만큼의 애틋함으로 책임을 지려하니
그 개에 대한 배려에 어찌 감동을 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됐든 할머니와 상의하고
좋은 방법을 연구해 보자고 했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닌거 같다.

오늘도 종일 비가 내리는데
정 이라는 끈끈함에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마음을 열고 손을 내미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요즘 내게 따스함으로 다가서는 사람들로 인해
그래도 아직은 정 이 있는 세상임을 느끼게 해준다.

테니스라는 모티브로
그 주변을 둘러싼 살아가는 이야기가
메마른 가슴을 촉촉히 적시우며

태어나길 잘했다.
테니스를 시작한 것은 분명 잘한 일인거 같다.
냉혹한 세계만 있는게 아닌
고진감래 후 다가오는 참다운 삶을 맞는 그런 기분이다.

속히 비가 멈추고
밝은태양 아래 인생을 배우는 테니스를 하고프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Comment '3'
  • 마이클 킴 07.17 14:28
    정이란...
    저는 사랑보다 더 상위개념으로 스스로 이해하고 있고, 한국인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과 "한"의 두가지를 알아야 하는데......<정><한><수> 떠놓고 기원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그두가지를 제대로 느낄수 있다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해 왔답니다.

    그나저나,
    테사랑님 수필을 읽으니 참으로 글을 잘 쓰시는데, 앞으로도 계속 써주십시요.
    나중에 수원분교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를 만들때
    테사랑님의 수필을 적극 활용해야 겠습니다. ㅎㅎㅎ
    수원분교 문집같은걸 만들어도 참 좋을것 같아요. 그렇죠?
    수필 잘 읽었습니다.
  • 조재원 07.17 23:29
    비오는 날 심수봉과 조용필 음악을 들으며 정에 대한 글을 읽고 있자니 오묘합니다..
    뭔가 통하는게 있는듯한데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고...아! 맥주가 과했나봅니다.
    그런데 정하니까 떠오른단어가 왜 제개는 미운정일까요...미운 정...미운 정...
    참 알수없는 미운 정.....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차라리 차라리 그대의 흰손으로 나를 잠들게하라 - 자아도취중 -
  • 권기욱 07.18 00:07
    정이란게 참 그렇지요...
    테사랑님의 글은 항상 읽을때마다 가슴을 적시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