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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편지 - 매화를 닮은 정우혜님께-


보고 싶은 우혜님께 ^^

2차 천안 모임 추억의 뒤안길을 한참 돌아가다보면 어느 골목 어귀쯤에 우혜님이 함박웃음의 애드벌룬을 띄우며,
그러나 눈물이 살짝 맺힌 아련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다 보고 있습니다. ㅋㅋㅋ
우혜님도 저의 강렬한 눈빛을 잊을수 없노라고 했지만, 저도 님의 순수한 눈빛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토요 전야모임때 지역별 대결에서 하필 이 마이클과 적으로 만나야 했던 우혜님!

신이 내린 백핸드와 신이 내린 테니스 부부의 대결에서 신의 진정한 찜을 받기 위해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나의 파트너 임선생님과 우혜님의 파트너 신웅님이 후위에서 스트로크 대결을 펼칠때,
우리들은 전위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그 알수 없는 슬픔에 젖어,
아니, 한쪽은 승리의 환희를, 다른 한쪽은 패배의 쓰라림을 맛볼수 밖에 없는 승부의 냉혹함에.
우혜님과 저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오직 눈빛만으로 우리의 언어로는 형용할수 없는 아픔을 주고 받았죠. ^^
경기가 끝난후 악수를 나누면서 저의 손에 느껴지던 놀라울만한 따습고, 부드러운 우혜님의 손길도 잠시,
무심코 바라본 우혜님의 두눈은 너무나 맑았습니다.
  
사실,
저번 천안 모임에서 이 마이클의 손을 잡아본 유일한 여자는 단 한명, 바로 우혜님 뿐이셨습니다. ㅋㅋㅋ
그러나, 우혜님의 그 손은 저에게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손길에선
"내 외손주 할미가 주는 군고구마 먹어볼텨?"라고 저에게 입김 호호 불어주며 고구마를 건네주시던 내 외할머니의 정의 손길을,

"이 어미는 니가 성공하기만을 바랄뿐이다."라고 밤늦게까지 밭일을 도맡아 하셨던 내 어머니의 희생의 손길을,

"친구들이 우리 더러 꽈베기 커플 이래, 항상 붙어 다녀서..."라고 꽈베기를 먹다 손가락에 묻은 설탕을 나에게 먹어 보라고 엄지손가락을 내밀던 그녀의 사랑의 손길을...  

우혜님의 손은 우리네 삶의 복잡하고 질곡스러운 인생사가 다 내재되어 있는것 같았습니다.

분명 우혜님의 그 손은,

가족을 위해 숨 쉴틈 없이 하루종일 움직이던 바쁜 손이었을것이고,

"그케 치면 안된다 카이, 백핸드는 마 이케 치는긴데, 와그리 몬치나?"
라고 소리를 지르며 투덜대는 신웅님을 바라보며,
애써 설움을 참아가며 코트위에 널부러져 있는 레슨볼들을 가지런히 담아 내던 순종의 손이었을것이고,

레슨을 기꺼이 해주는 남편을 위해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줄때도,
딸들의 옷들을 가지런히 갤때도 결코 우혜님의 손은 흐트러짐이 없었을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지하철은 있다"라는 알듯모를듯한 말을 하며,
새벽에 술취해 귀가한 남편에게 쏜쌀같이 달려와 꿀물을 타주며 파르르 떨리던 우혜님의 그 손에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이 젖어 있었다는걸, 하늘도 알고 지하철도 알것입니다.

큰언니로써, 한 남자의 아내로써, 딸들의 훌륭한 엄마로써, 그들이 실의에 빠져 있을때,
한푼두푼 몰래 아껴모은 비상금을 내 놓았을때,
신앙보다 더 거룩하게 보였을 우혜님의 손길을 그들도 알고 있을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딸들을 낳으려 수술실로 들어갈때,
남편의 손을 움켜쥔 그 손길에서,
신웅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손길을 느꼈을것입니다.

비록,
우혜님의 손이 샹데리아 불빛같은 현란함도, 눈부신 화려함도 없을지라도
저는 님의 손에서 한 겨울의 시린 추위를 이겨낸 강인한 매화의 내음을 맡았답니다.

비록,
우혜님의 손에서 베토벤이나, 모짜르트 같은 장엄한 음악은 들리지 않더라도
오케스트라 지휘자보다 더 힘찬 활기가 있었고,

비록,
우혜님의 손에서는 공자나 맹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더라도
그들보다 더욱 심오한 철학적 향기가 님의 손에는 담겨져 있었습니다.

군불지핀 온돌방 아랫목처럼 너무나도 따뜻한 우혜님의 손에서,
님의 가족의 무지개빛 찬란한 내일을 볼수 있었다고 제가 외치더라도,
저를 향해 돌맹이를 던질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을것입니다. ^^


우혜님!
오늘 제가 사는 이곳엔 새벽부터 안개가 잔뜩 끼었는데 아직까지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곳 부산에도 그러한지요?
저는 안개낀 날씨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뭔가 비밀스런 하루를 예고해 주는것 같거든요.

"나는 마이클님의 글을 모두 다 읽어봤어요. 꼭 만나고 싶었어요."라고
천안모임 토요일 전야제에 코트 뒤쪽에서 저를 보고서는 수줍게 말씀을 하시던 그 모습...
그때서야 이름을 여쭙고 비로서 우혜님을 알아보고 멋적게 다시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던 우매한 마이클..
다시 바라본 우혜님의 얼굴은 황금처럼 빛났고,
역시나 님의 눈에서는 눈물 보석이 맺혔는데,
그 보석은 코트 라이트 불빛에 더욱 반짝였답니다.
그리고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하는듯 했습니다.
"마이클,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나는 너의 아픔을 모두 알고 있단다. 그동안 참으로 잘 견디어 냈다"

저에게는 오래전 꿈이 었었습니다.
나에게도 꼭 친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그러나 자연 법칙으로는 결코 이루어질수 없는 꿈!

한번은 어렸을때,
친구와 땅따먹기 놀이를 하다가, 어찌어찌하여 싸움이 붙었고,
서로 멱살을 잡고 마당에서 뒹굴며 주먹질을 하고 있는데, 별안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 녀석의 누나가 저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무당이 방울을 흔들듯이, 마구마구 흔들다가
"이시끼가 감히 내 동생을 팼어?" 라며 저를 내동댕이 쳤는데......
누나가 있다라는것은,
힘없는 소년들이 터프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렵거나 힘들때 도움을 받을수 있는 엄청난 백그라운드가 될수 있다는걸 그때 알았습니다. ㅋㅋㅋ

저는 다만,
나의 삶을 깊이 헤아려주고,
나의 꿈과 이상을 사랑해주고,  
나의 희망을 지지해주고,
나의 글을 읽는걸 좋아해주는,
그런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테니스까지 칠줄 아는 누나라면 금상첨화가 되겠습니다. ^^


우혜님!
두서없는 글이 길어졌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라고 쓰려니까,
어디선가 우혜님의 손길에서 풍기던 그윽한 매화향이 맡아지는것 같습니다.

"매화는 지조의 꽃이다.
추운 겨울의 혹한속에서 피어나면서도 꽃과 향기를 잃지 않는 고고한 매화를 통하여,
나는 곤궁함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내 꿈과 마음을 발견해냈다, 라는 글귀가 저의 가슴에 촉촉히 젖어드는걸 보니,
더욱 우혜님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신웅님께 저의 안부도 전해주시고,
무엇보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마이클 올림!

Ps. 감기는 다 나으셨나요? 저도 어제밤에는 목이 칼칼한게 감기에 걸린것 같습니다. ㅋㅋ
그런데 만약 우혜님의 감기를 낫게 하기 위해 저를 대신 걸리게 한것이라면, 저는 하루종일 행복할것입니다.
왜냐구요? 누나의 아픔은 곧 저의 아픔이니까요. ^^  메리 테니스마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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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6'
  • 김교현 12.24 16:53
    이젠 마이클킴님마져 독하게 마음을 먹은것같다...현형님도 거의 올라운드 플레이 선수처럼 ...가족을 동반한 상품몰이에 나섯고..
    킴님마져 사랑의편지를 난발하고있다...ㅋ..좋은현상이라고 봐야하는지...그리고 킴님 우혜누님은 내누님인데....자꾸 킴님이 누님,누님하지 마쇼..쩝...저요 우혜님하고 파트너같이먹고..얼마나 하이파이브 많이했는데요....겨우 한번손잡아본것 같고...너무 티내지맙시다.....이야기가 이상한데로 흐르네....김신웅님 죄송합니더...이해하이소...메리크리스마스...
  • 마이클 킴 12.24 17:20
    그렇다면 교현님과 저는 가족법 및 호적상 관계가 어떻게 되는건가요? 형제지간이 되나요?
    그리고 신웅님은 우리들의 매형이 되겠고......아고마 매형은 억수로 좋겠심더. 어떨결에 두명의 처남들이 생겨부렸으니.....매형한테는 올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지에...내년 부산오픈 흥행 성공하겠네에....제 말이 맞지에!!! ㅋㅋㅋ 메리 크리스마스!
  • 정우혜 12.24 21:59
    마이클님이 저에게 분에 넘치고 넘치는 칭찬과
    아름다운글을 대하니 감격에 겨워 목이 메일 지경입니다.
    그러면서 제자신을 되돌아봅니다.
    친정 부모님께는 불효녀이고 동생들한테도 언니 누나 노릇도 못하면서 어렸을적에는
    말안들고 따라만다닌다고 얼마나 싸웠는지 모른답니다.
    결혼해서도 남편한테 내조도 잘못하고 우리 딸들한테도 현명한 엄마가 되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늘 마음속으로만 미안해하고 있답니다.
    잠시동안이나마 반성의 시간을 갖게해주신 마이클님께 고맙단인사로 대신합니다.
    금방 수원남동생이 메리크리스마스 인사전화가 왔네요...28살이랍니다.
    근래 보기드문 정말 착한 남동생입니다.
    마이클님께서 중신한번 서보시죠...
    (수원 오늘 안개가 장난이 아니었다네요)
    그리고 김교현님 저보고 누님이라 하시는데 70년 개띠 맞으시죠?
    갑장입니다. 친구하시죠?
  • 정우혜 12.24 22:23
    님들 덕분에 감기는 다 나았답니다.
    감기 초기증상이 있을때는 내일을 위해 씻고 푹쉬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 김교현 12.25 21:27
    우혜님~~!!어쩐지 처음볼때(파트너할때) 20대초반으로 보았는데....(미혼여성인줄알았답니다....정말).....식당에서 애둘있다는 말에 ....바로 작업들어가려다 말았습니다....^^
    네...저도 70년 멍멍이띠....우리..친구하게 해주세요.^^
  • 이영미 12.26 10:01
    정우혜님은 정말 행복한 분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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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관련 정보,랭킹,엔트리, 생방송 사이트 링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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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ry ChRisTm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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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욱님 usta 는 어떻해 신청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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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행복한 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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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소개[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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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_- 궁금한게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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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번째 글이 방명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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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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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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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ppy christmas....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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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안되는 이유..테이크백이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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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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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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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크 백을 빨리 할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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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에게 진정한 테니스를 알려주신 서의호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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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영미님께...-볼륨 팍팍 올리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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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편지 - 매화를 닮은 정우혜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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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마이클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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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편지 - 매화를 닮은 정우혜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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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스핀(스트로크 와 서브)에 대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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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인이 안되는 문제에 대한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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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링 세이브에 관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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