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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오랜만에 쓰는 글의 제목을 뭘로 할까 생각하다가 이거다 싶어 제목을 거창하게 적었네요^^

요즘 이래저래 기회가 있어 고수분들과 복식경기를 경험했습니다. 결과는 물론 참담~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쫄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역시 기량차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그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참 답답하기도 한 것이 고수분들이 겉으로 치는 걸 보면 별 거 아닌것처럼 보여도 막상 경기에 들어가서 겪어보면 마치 벽에 대고 치는 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더군요. 그보다 더 암담한 것은 그렇다고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도 않는다는 거였지요.

흠~ 그렇다면 과연 그 현저한 기량차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되는 것일까? 기량? 구력? 연습량? 심리전? 물론 이러한 물리적인 요인들이 모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얼마나 연습하고 경험을 쌓아야만 되는 걸까? 고수들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그러면 앞으로 몇 년간 아니 몇십년간은 고수들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아니 어쩌면 고수들이 라켓 놓고 쉬지 않는 이상 앞으로 영영 고수들을 따라잡지 못하는 건 아닐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만 갑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문구가 "단순한 것은 아름답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고수들의 플레이를 곰곰히 되짚어보면, 참 단순하기 그지 없습니다. 서브 넣고 발리 들어와서 (발리나 스매쉬)로 마무리한다! 암만 생각해도 이게 다인것 같습니다. 정말 단순하지 않습니까?  물론 고수분들께서 이러한 단순한 프로세스를 얻기까지 참으로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쳤을거란 것은 경험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 플레이는?  나도 서브넣고 발리하고 스매쉬 할 수 있는데.... 거기다 좋은 스트로크와 앵글샷, 드랍샷 그리고 탑스핀 로브까지....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단 말인가?

경영학에 80/20 원칙이란게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이익의 80%를 가져다주는 것은 매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제품이다"라는 것인데요 이는 성과의 80%를 가져오는 것은 20%의 노력에 기인한다는 것으로, 50/50 즉 노력한 만큼 얻는다라는 우리의 직관과 상충되는 경험적, 통계적 원칙입니다. 또한 이를 뒤집어보면 우리가 기울이는 80%의 노력은 20%의 성과밖에 얻질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원칙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의 성과를 가져오는 그 20%의 노력에 집중하라는 것이고 곧 20%의 성과를 가져오는 80%의 노력을 과감하게 포기하라는 것입니다. 즉 성과의 20%에만 영향을 미치는 노력의 80%를 성과의 80%를 좌우하는 핵심 20%로 옮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제 질문으로 돌아와 봅니다. 저랑 고수들과 무슨 차이가 있었던 것이었을까요?

고수분들이 80%의 승률을 가져오는 핵심적인 20%의 요소들에 집중하고 있을 때, 저는 20%의 승률을 가져오는 80%의 부수적인 요소들에만 힘을 쏟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고수분들이 좋은 퍼스트서브를 넣는데 집중하고, 적절한 위치선정에 힘을 쏟아서 견실하게 발리로 대응하면서 비록 멋있지는 않지만 간결한 마무리로 포인트를 따고 있을때, 저는 무엇에 집중했던 것이었을까요? 혹시 제가 가진 용품에 신경을 쏟고, 서브속도를 높이는데만 노력하고, 안전하고 확실한 샷보다는 멋진 앵글샷과 드랍샷, 탑스핀 로브같은 확률 낮은 샷에만 더 많은 신경을 쏟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저는 오늘에서야 이 말의 의미를 깨달은 것 같습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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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4'
  • 유리매 07.31 19:38
    세잔님이 불철주야로 테니스에 몰입 하시더니
    드디어 깨달음을 얻으셨네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 기대 됩니다.

    그나저나 이젠 저 같은 하수랑은 재미없어 못치겟다고 하시지는 않을런지...

  • 테돌이 08.01 17:44
    안녕하세요. 대전 분교여러분 화이.....팅
    대전분교에 있는
  • 테돌이 08.01 17:56
    안녕하세요.
    대전분교에 있는 좋은 정보만 보고 나가는 테니스메니아 입니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에서 고수와 하수차이는 읽고, 고수는 공을칠때 자기파트너가
    상대편이 친공을 결정을 할수 있게 잘치고, 하수(테돌이)는 자기가 쳐서 결정을
    내려고 하여 실수를 많이하여 개임을 망치는 경우가 많음(테돌이가 )
  • 마이클 킴 08.02 12:38
    세진님께서 정말 마음에 와닿는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연습은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와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고 신조로 삼고 있는 문구가 바로 "단순한것(=간결한것)이 아름답다"입니다. 아울러 기본에 충실하면 단순한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더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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