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혜랑2006.03.04 21:32
제가 백공주님의 하루하루 느는 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나도 일찍 시작할 껄 그랬으면 지금쯤 다 죽었을텐데하는 한탄과 함께
요새 젊은 사람들은( 요즘 젊은 "것"들은) 공 좀 치게되면 고수라고 잘난척하면서 나랑은 안놀아줄꺼야하는 조심스런 우려가 듭니다.
백공주님이 심박수 얘길 해서 생각났는데, 제가 아는 어떤 분은 늦둥이 낳느라 한동안 쉬셨는데 다시 라켓 잡고나서 옛날 수준으로 복귀해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차분하게 에러없이 공을 쳐서 속으로 감탄해오다가 어느 모임자리에서 그 비결을 물었어요.
미쳐 대답할 겨를도 없이 그 분과 친한 한 엄마가 "이 양반은 우리보다 체온이 몇 도 낮아서 그래요. 냉혈동물이래요."해서 다들 웃었습니다.
저도 네트 너머로 적당히 떠서 오는 공을 보면 "아! 맛있는 찬스볼이다! 어떻게 먹을까? 구워먹을까 볶아먹을까 아니면 퓨전으로...?"하면서 머리는 샷선택으로 복잡해지고 가슴에서 뭔가 뭉긋한 것이 목구멍으로 치밈과 동시에 어깨에서 손끝까지 그야말로 헐크같은 힘이 들어가면서.... 심장은 벌렁거리며 바쁘게 뛰는데 안정적인 스윙을 한답시고 두발은 쩔꺽 땅에 붙어 한발도 안떨어지다가 잘하면 아깝게 살짝 사이드라인 벗어나고 보통은 네트에다 쳐박아버리지요.
찬스볼에 강해지려면 파충류가 되어야 할까봐요.
뇌에도 파충류뇌 영역이 있잖아요.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