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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봄바람을 느끼시나요?

내 정서는 일년 내내 겨울철 아파트 실내공기마냥 바짝 말라있나보다.
이번 주 내내 대공원 드라이브 코스로 벚꽃구경가자고 조르는 언니는
가을이 깊을 땐 청사가는 길, 그 은행잎 빼곡히 쌓인 은행나무가로수길을 함께 걷자고 했었는데....
난 그저 코트에서 공만 치고 싶으니.
테니스코트에서도 팬스 너머로 눈을 들어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삭막한 겨울풍경이 어느덧 연두빛 여린 잎이 터져나와 봄기운이 완연해져가는 변화가 보이고
그러다 어느결에 아카시향기가 언뜻언뜻 전해오는 것도
단풍으로 곱게 물든 가을산이며
잎을 떨구고 벗고 있던 마른가지들이 눈꽃송이 한껏 안고 있는 따뜻한 겨울정경마저도....
공 치다 말고 한 눈 판다는 핀잔을 들을지언정 슬쩍슬쩍 훔쳐보는 그저 먼 풍경으로만 보고 싶다.
바람타고 날라드는 꽃잎으로 꽃비가 내리는 코트에서 그저 공만 치고 싶다.
이 봄이 나없이 그렇게 가버리더라도
바구니 가득 든 공으로 맞발리라도 하고
새로 딴 공이 헐도록 어깨가 뻐근하고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죽도록 그냥 공만 치고 싶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water 04.13 10:37
    마냥 부럽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네요.... 언제쯤이면....
  • ArumTen 04.13 11:10
    정신 차려야 되지 않을까요?
    시간이 아깝지 않으신가요?
    아하! 요즈음 실력이 늘어감이 느껴지시나 보군요!
  • 애거시짝퉁 04.13 12:11
    정신 차려야 할 사람이 누군데요??
  • 최혜랑 04.13 18:31
    몸이 부셔져라 테니스를 치고싶은 운동중독 중증증세를 보이고 있는
    바로 저 아니겠습니까?
  • ACE 워너비 04.13 21:49
    처음..........전테교 오프모임에 참석한 날...........

    문원동 코트에 정말 꽃비가 내렸습니다.....
    하얀 벚꽃이 흩날리는 코트를 배경으로 공을 치고 있으니....
    신선이 된듯한 착각이 잠시 일어나고.......
    그 이후로 공 치는 스타일도 바뀐듯 싶습니다........^^

    정말 인생 한 페이지에 남아 있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이 맘때쯤 혜랑님이 계시는 과천에 가면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릴 수도 있을것 같은데.....
    자리 한번 마련해 주세요..............^^
  • 저도 그러고 싶은데 여건이 허락하질 않네요. 평일엔 일때문이라 힘들고 주말이 되도 와이프 눈치 봐야 하니
  • 최혜랑 04.18 04:56
    게임하다 꽃비가 날려 중요한 포인트에서 순간 공이 안보여 에러를 내면
    신선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는 대신 짜증이 난 적도 많답니다.
    제가 정말 낭만을 모르는 멋대가리 없는 사람이구나 싶어 씁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