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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외도

                                                      정동화

그리운 그대여
무척이나 보고 싶더란다.

그 어느 해 여름날
나는 그대의 모습을 보고
심장이 멈춰 버릴 것 같더란다.

상큼한 미소가 나를 가까이 불렀고
태양의 빛을 받아 황금빛처럼
빛나던 이마에서 영롱한 땀방울이 맺혔구나.
맑은 눈동자는 세상의 모든 비밀을
간직한 채 환하게 윙크하고 있구나.

오뚝 솟은 봉우리 옆으로 계곡에는 시내가 흐르고
수줍은 듯한 두 볼 사이로 홍조를 띄며
입가에는 하얀 이를 들어내며
금방이라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대여.

세찬 파도가 불어와도
모진 폭풍우가 내리쳐도
그대가 가꾸는 그대의 모습은
항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구나.

옷자락을 살포시 여미며
소매를 나부끼는 모습은
신들린 승무가 춤을 추는 듯 하구나.
그 위로 늘어진 수양버들인 양
나부끼는 머리카락 사이로
향기로움이 풍겨나고 있구나.

그대를 보고픈 마음이 응어리 되어
온몸으로 피를 뿌리는 고통을 감내하며
그대 곁을 찾았노라.
그대를 보는 이 순간만은
이마에 찢어진 상처도 아물 것만 같구나.

둘만이 걸을 수 있는 가파른 오솔길도 있고
둘만이 팔짱을 끼고 세상을 다 소유할 있는
공간도 있단다.
둘만의 마음의 공간을 활짝 열고
자유의 세계를 맘껏 달려 갈 수도 있단다.

꽃들은 하늘에서 내려와
나비와 사랑을 나눌 수도 있고
긴 숲의 터널 속으로 잠자리도
날아와 진실을 얘기할 수도 있단다.

잔디에 누워 그대의 팔베개를 하고
구름사이로 오고가는 갈매기를 바라보며
한없이 그대의 품속으로 스며들고 싶구나.
그리고 삶에 지쳐버린 영혼을 위해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가슴속에 남아있는 찌꺼기를 모두 분출하고 싶구나.

또 다시 그대가 보고 싶어지면
나는 어떻게 할까?
그대가 그리워지면
나는 어떻게 할까?
쉼 없는 고독한 밤이 찾아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오늘은 진정 그대를 떠나고 싶지 않구나.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