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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셨습니다

사실 그분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가...
아니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잊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기에...
그분이 다시 제게로 오시니 이젠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분이 처음 저에게 오셨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작년 가을 프로야구도 시즌오프를 하면서 플레이 오프전을 할 당시에 제가 속한 사회인 야구팀인 동국대OB도 남양주리그를 마감하며 플레이오프 4강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명대타겸 4번타자(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짬밥이 팀에서 2번째입니다)로 출전하고 있었고,  생각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운동은 대체로 손에 작대기를 하나들고서 휘둘르는 형태를 띠고 있네요...

6회초 공격 제 타석이 돌아왔고 다른건 몰라도 작대기(방망이)로 치는 것은 자신있던 저이기에
상대투수의 공을 마음껏 휘둘럿고 공은 중견수를 오버해서 펜스까지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1루를 돌아 런너코치를 볼 필요도 없이 2루를 돌고 3루도 돌고 런닝홈런을 위하여 홈으로 돌진하는 순간........

야구를 해보신 분들 또는 100M를 전력질주 할 때 느끼신 분들이 있을거 같은데 뛰다가 숨이 차서 죽을거 같은 순간, 그리고 그순간 후에 오게되는  몸은 가속력에 의해 앞으로 향하는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고 뒤엉켜서 끝내는 가을날 도토리 구르듯 떼구르 구르고 쓰러지는....

그때 그분이 오셨습니다.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저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다시는 그렇게 힘들게 운동하지 않아도 되니 이제 부터 마음편히 집에서 쉬라고...운동이란 이름으로 거의 노동수준으로 고생시켯던 제몸을 그분이 거두워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제몸은 그분을 영접하면서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또한 앞으로 어떤 운동을 해야하는지 약 3개월동안 한의원, 정형외과, 통증의학과, 등을 전전하며
자숙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참 나쁜 놈인가 봅니다.
한3개월 지나서 몸이 조금은 살만하니까 제몸을 슬슬 학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영접한 후 완전하지는 않은 몸이기에 항상 조심해야 하거늘 몸이 말을 않들을 때는 그정도 밖에 않되? 그러니까 마발이지 라는 극한 표현으로 몸의 자존심까지 긇으면서 저의 운동욕구를 채우기에만 급급했지요.

왜? 전 항상 때늦은 후회만 하는 것일까요?
그래도 할 수 없겠지요. 제가 저지른 일이고 제가 자초한 일이니.
이제부터 다시 재활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참고 또 참으며...
어느 의사는 테니스 치는 사람은 아퍼서 쉬어도 테니스장에서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말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저도 그렇게 해볼려고 합니다. 앞으로 참석하더라도 라켓은 두고 가겠습니다.
그것이, 다시오신 그분에 대한 저의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습니다.

그분의 정체에 대해
여러분들도 다들  짐작하시 겠지만 그분은 바로 허리 디스크입니다.
아~~~ 그분이 다시 오셨습니다.
저는 그분을 영접하기 위해 왕십리의 한의원으로 향합니다.

PS:오늘 올림픽코트는 불참합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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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8'
  • 수진 04.02 09:05
    새털도사님~ 무리하지 마시구 치료 잘 받으셔서... 언능 좋아지시길 바랄게요..
  • 우와 04.02 10:53
    도사님,
    그분을 대하시는 태도, 여유... 우리모두 배워야 할 점인 것 같습니다.
    저같은 소인배 같으면, 원망하고, 후회하고, 실망하고, 우울하고, 민감해지고, 쉽게 삐지고, 급기야는 무지하게 신경질이나고...

    저도 싱가폴 살 때, 도사님보다는 훨씬 가벼운 병이 걸린적있었습니다.
    회사일이 바쁘고, 또 그 때는 회의할 것이 많아서 출장도 많았습니다. 거기다가 테니스가 더해진거죠, 하루에 3~4시간 자고, 일하고, 열 몇시간씩 비행기타고 출장가고, 시차적응 안되 낮에는 커피, 밤에는 침대에 누워있으나 말똥말똥 머리 속에는 테니스 생각..., 또 멀리 떨어진 회사 동료 만나니, 반가워서 늦게까지 Beer Pub에서 늦게까지 맥주 마시고... 거기다 테니스가 더 해진거죠... 출장안가고 집에 있을 때는 반드시 매일, 또 어떤 기간 동안에는 하루에 두번, 출근전 혼자서 서브연습, 출근후 저녁먹고 불이 나케 테니스장으로 직행...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밤비행기로 유럽으로 출장가는 스케쥴이 있었습니다. 가방다 싸놓고, 저녁에 나가서 테니스치고 있는데, 이마가 따끔따끔했어요... 출장가서 거의 몬스터 처럼 눈 주위까지 퉁퉁 부어 올랐어요... 다름 아닌, 대상포진... 무시무시한 통증이 있었지만 나를 더 무섭게 했던 것은 그것이 난 위치가 시신경과 같이 연결된 3차신경계가 파괴되는 것이라, 실명이라는 위험에 의사도 긴장하더군요... 다행히 사주가 좋아서인지... 지금 멀쩡합니다. 3주동안 회사에 출근 못하고, 집에 격리되었는데... 회사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일관계로 뭘 물어볼려고... 그 때 제가 그사람 한테 억수로 야단치고, 짜증을 냈어요... 나중에 미안해 죽는줄 알았어요... 나중에 제가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고 또 미안하다고 했어요...

    도사님, 어려운 와중에 희망과 꿈을 보여주십시오...

    재활 운동을 하시면서, 도사님의 창의력있는 분석으로 재활운동의 원리와, 테니스 운동의 원리를 잘 접목시킨 새로운 개념의 재활운동을 한번 만들어 주십시오... 그래서 도사님처럼 테니스를 사랑하는 많은 테니스인에 널리 이로운 세상을 열어주십시오... 또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우리 모든 테니스인이 알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저는 도사님이 극복하실 수 있으리라 반드시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지 극복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기 보다는 극복하는 과정에 뭔가 의미있는 하시는 일이 있으면, 그 과정이 조금을나마 즐기면서 하실 수 있지않을까해서 이렇게 두서없이 순진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말씀드리는 김에 도사님 사모님도 열심히 모임에 나오셔서 테니스배우고, 완전 생 초짜이지만 저희 부부가 신경써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댁에서, 도사님께서 사모님의 쉐도스윙도 교정해주시고해서...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구하신 테니스 운동역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나중에 회복 다하시고 다시 라켓을 잡으시면, 우리 윔블던 혼합복식 결승전에 나가서 자웅을 겨뤄봅시다...

    저는 도사님이 반드시 극복하실 수 있으리라 믿고 있기에 그냥 회복하시라는 말씀보다는, 이 기회를 이용해 어려운 극복과정에 희망, 꿈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희망찬 꿈이 있는 극복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tennis 04.02 11:38
    몸조심하시구요. 좋은 결과바랍니다. 한참 실력이 업되는 시기였던것 같은데요. 비까지오니 더 울하네요. 그래도 화이팅입니다.
  • 주엽 04.02 12:35
    안타깝네요ㅎ
    재활치료 잘 하시길...
  • 김창렬 04.02 12:44
    몸 잘 추스리세요.
  • 김영주 04.02 14:39
    어머나...치료 잘 받으세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곱니다..^^
  • 승희 04.02 14:39
    화이팅!! 입니다....^^;
  • 새털도사 04.02 16:51
    감사합니다.
    오전에 왕십리 소진백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왔더니
    그래도 어제보단 괜찬네요. 여러분들도 몸에서 이상징후가 오면 과감하게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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