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리의 법칙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수정 삭제

  비가 올 것 같아 우산을 들고 나가면 비가 오질 않고, 비가 올똥말똥 하긴 한데 안 올 것 같아 그냥 나가면 10분뒤 비가 오는 경우가 있다. 머피의 법칙이다. 반면, 샐리의 법칙이란 것도 있다. 비가 올똥말똥해서 우산을 가지고 집을 나섰는데 10분후 비가 내리는 식이다. 10여년전의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생생한 샐리의 법칙이 내게도 일어났었다.

  그 해는 연말에 큰 시험이 있었다. 큰 시험이었지만, 그리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도서관은 왔다갔다 하는데, 항상 비슷비슷한 내용을 암기하는 거라 언젠가부터 매너리즘에 빠졌다. 내가 책을 보는 건지, 책이 날 보는 건지. 시험 3개월전에는 여자랑 3일동안 논 적도 있었다. 공부하던 친구 2명이서 날 찾으러 왔다. "시험 안 볼거야(버럭~)" "봐야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며칠동안 무작정 놀아버린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해도 될까말까한 시험인데 말이다.


  남은 3개월동안은 인내하면서,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하기는 했었다. 시험 전날, 호텔방에서 시험 마무리 정리를 하고 있었다. 밤 8시쯤인가 룸메이트가 중요한 내용이라며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대략 15가지 개념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를 해 놓았다. 읽어보니 다른 건 눈에 익은데, 하나가 처음 보는 내용이었다. "이런 것도 있었나?" 싶었지만, 어쨌든 암기를 했다.

  두번째 시험시간. 문제집을 읽고 있는데, 어제 저녁에 보았던 그 문제가 씌여 있는 것이다. 오잉~ 이게 뭔가. 한 문제 줍었다싶었다.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시험은 그리 썩 잘 보진 못 한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는 그럭저럭 본 것 같은데, 과락이 걱정이었다. 특히 적중된 예상문제의 과목이 문제였다. 아는 문제가 많지 않았다.

  한달후 발표가 났다. 합격이란다. 그 문제가 당락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유쾌한 추억이다. 그 친구에게 전화나 해 봐야겠다. 기억하고는 있을까?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