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출신 왼손잡이 파이아(FALLA)를 만나 1,2세트를 지다가 5세트에서는 여유있게 6-0으로 이겼습니다.
가뜩이나 월드컵 열기때문에 예년에 윔블던에 쏟아졌던 관심이 줄어든 판에
페더러까지 1회전 탈락을 했더라면 올 윔블던대회 주최측에게는 물론이고 페더러 팬에게도 큰 재앙이 될 뻔 했습니다.

페더러의 백핸드에 공격을 집중해 백핸드가 네트에 걸리거나 빗맞아 pop-up이 되게하거나
백으로 계속 주다가 한번 포핸드로 보내면 페더러가 알아서 퍼내버리는게 상궤였지요.
페더러는 오늘 비교적 서브도 좋았고 에이스도 많았지만(하지만 더블 폴트도 일곱개나 했으니)
포&백에서 언포스드에러가 연방나니(결정적인 발리도 네트행 아니면 아웃이라...)
1,2세트 각각 한번씩만 브레이크 당한 것이 용했지요.
아무튼 그 브레이크 때문에 1, 2세트를 계속 빼앗겨 한국축구처럼 벼랑끝에 섰는데
3세트 역시나 위태위태....
게다가 매치포인트까지 몰렸다가 6-5로 뒤집었던 4세트에서는 타이브레이크 안가고 7-5로 이기나했더니 역시 에러로....
이러다보니 정말 숨막히고 가슴 쿵쾅거리는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관전스트레스성 위궤양이 있다면?)
파이아의 서브에서 0-30까지 간 적도 자주 있었으나 브레이크를 못시키고...
4세트 타이브레이크를 7-1로 크게 앞서면서 흐름이 반전되었고 5세트는 상대선수의 부상(hamstring라고도 하고 왼쪽 허벅지라기도)을 의심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되었습니다.

풋워크도 순발력도 전보다 많이 떨어져 연습을 게을리했나? 나이는 어쩔 수 없나? 전에도 1,2라운드에서는 발동이 안걸려 고전하다가 결승에 가까워질수록 순항했던 역사까지 머리속 뒤져 생각해내고....
축구보다 더 자주 멋진 플레이가 터져주기를 기대하는 건 욕심인 것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사람이 합리적인 예상을 하는 동물인건지 아님 지극히 간사한 동물인건지
스타스포츠에서 1,2세트 지고 나서 페더러가 패배할 것인지를 묻는 즉석설문조사가 있었는데
반수 조금 못되는 사람이 그럴것같다고 답했는데 5세트 막 시작하면서 다시 해보니 열에 아홉이 페더러의 승리를 장담하더군요.
나달팬들께나 소더링이 이번에는...하고 벼르고 계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이번 지옥갔다왔던 경기가 페더러의 몸과 마음에 좋은 쓴약이 되어 다시한번 윔블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려주었으면하는 바램을 해봅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