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 처럼 오늘 제 마음도 흔들립니다.
제가 오래 전에 쓴 시로 답을 드립니다.

"울림"

저기 있잖아요.
느끼세요?
테니스 공이 라켓에
정통으로 맞을 때의 그
울림.

"팡!"
한 순간에
내 몸의 솜털의 흔들림 까지도
온전히
공에다 쏟아 붓고 만 느낌.

내 몸 전부를 받아 들이는 공.

튕겨진 공은
다이빙하는 돌고래처럼
건너편 코트
베이스 라인 근처를 접촉한 뒤
거침없이 사라지고.

상대방 선수는
모욕을 당한 듯,
"어따, 내가 받게 좀 치시오. 야!"

무엇이라 해야 하나?
아직 팔뚝에 남아있는
울림의 흔적.

몸이 근질근질하고,
낄낄거리고 말기엔 아까운 그 맛.
그 날 밤 키스처럼
좀 비릿한 내음도 있지.

오늘 밤
테니스 코트 바닥을 파 낼 듯한
가을비는
내 차 지붕을
퍼커션 삼아 두드린다.
천 한 대의 북 소리.

차 안을 채우고 있는
또 하나의 울림은
임재범이 부르는  
R&B 스타일의 노래

이런 때,
난 느끼네.
아주 오래 전부터
내 깊은 속에서
울려오던,
오!
언제고 끝나지 않을
그 질긴
울림을.

2002. 9.30. 청계테니스장에서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