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내면 게임에서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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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내면 게임에서 진다.

게임을 하다보면 게임의 흐름,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밀리며 한번 리드를 하기
시작하면 쭉 그대로 리드를 하고 게임을 끝낸다.
5:0, 5:1, 4:0, 5:2라는 스코어는 오로지 스코어 일뿐이지
이겼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이런 스코어에서도 바로 뒤집히는 게임을 우리는 많이 경험했다.

특히 대회에 출전해서도 기분만 내다가 지는 게임을 많이 본다.
예전에 대회에 나가서 4:0으로 이기고 있었다.
상대는 이렇게 지나 저렇게 지나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변화를 시도했다.
바람도 조금 불고하는 날이었지만 계속해서 로브를 띄우고 있었다.

갑자기 상대의 변화에 대해 설마 하다가 한 게임을 내 주었다.
그런데 한 게임, 두 게임을 내 주고 나면 다음은 긴장을 하는데
그래도 설마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계속적으로 수세에 몰리기 시작하고 게임은 잘 풀어지지
않아 결국 타이 브레이크에서 패하고 말았다.

정말, 이런 게임은 어이가 없는 게임이다.
두고두고 그 게임이 생각이 났다.
그런데 이런 게임을 지고 나면 많이 성숙되는 모양이다.
그 후로는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이기고 있는 게임은
그래도 밀어 붙여 바로 이기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가?
이기고 있는 팀에서는 모든 면에서 느긋하다.
그러나 지고 있는 팀에서는 이판사판이다.
지고 있는 팀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악착
같이 덤빈다.
이럴 경우, 이기고 있는 팀은 심리를 역이용해야 하는데
지고 있는 팀의 심리에 말려들어 바로 밀리고 만다.

이기고 있을 때 더욱 전략과 전술을 치밀하게 수립해야 한다.
바둑의 경우, 이기고 있는 선수는 조금씩 양보를 하게 되고
마음이 약해진다.
가능하면 쉽게 이기려고 쉽게 판을 이끌어 간다.
그러나 지고 있는 선수는 과감하게 덤빈다.
그 기세에 눌러 양보를 하다보면 나중에는 자신이 집 부족이
나타난다.

그러나 조훈현 9단의 경우, 많이 이겨도 절대로 약하게 두지
않는다.
오로지 강수로 일관하여 상대가 다운이 되고 항복할 때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이창호 9단에게 한 번씩 당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이기는 게임이 많았다.

경기는 기세의 흐름이다.
5대 1까지는 치면치는 데로 들어갔지만 결정적인 한 번의 실수로
상대의 기가 살고, 우리 편이 조금이라고 심리적 위축이 있다면
상대가 야금야금 한 점씩 따라올 때, 초반에는 별 생각이 없지만
5대 4로 따라 붙으면 심리적으로 쫓기다가 뒤집어진다.

만약 자신이나 파트너가 구력이 많다면 다시 기세를 돌려오는
전환점을 만들고 시합을 마무리 짓지만 그렇지 않다면 거대한
둑이 터지듯 밀리고 만다.

사람만이 아닌 테니스 경기에서도 겸손해야 한다.
당구장에서 큐대를 놓을 때 진정 이긴 것처럼 테니스에서도
상호간에 악수하기 전까지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좋다.
이것이 테니스이며 우리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