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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우습게 이기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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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우습게 이기지 않으면...

우리는 게임을 하다보면 상당히 부담이 되는 게임이 있다.
자존심을 걸고 한판을 하는 경우도 있고 내기를 걸고
상대의 심적 스트레스를 안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다 웃자고 하는 소리이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대회에 나가서 진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그 날 아주 박빙의 승부 게임을 했다.
내기를 걸고 한 치 양보도 없는 게임을 했다.
저녁 식사, 술 그리고 안주까지 걸고 피 터지는 게임을
하루 종일 하고 게임이 끝나고 술 한 잔 하러 갔다.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테니스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그런데 꼭 자신이 강하다고 우기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팀을 구성하면 무적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 상대선수들은 가만히 있겠는가!
그러면 지금 당장 가서 한 판 더 붙자고 한다.

밤 2시가 넘었는데 다시 코트에 나가서 게임을 했다.
아주 먼 옛날의 추억이지만 그 만큼 열정이 대단했고
젊고 창창했다는 증거이다.
한번 이기고 지는 것이 무엇이 대단한지 지면 죽는 줄
알았던 시절이었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재미있는 것을...

우리는 동네에서 하는 게임은 이래서 재미있다.
어제도 월례대회 우승 팀이라고 한 판 붙자고 한다.
그래서 제 파트너를 정해서 한 판 붙기로 했다.
제가 화장실에 갔다 오니 세 사람이 막 웃고 있었다.
왜 웃느냐고 했더니 “정 교수가 고수라면 우리를 우습게
이겨야 할 것이다.”라고 한다.
우리를 우습게 이기지 않으면 하수라는 것이다.

참, 부담이 가는 게임이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벌써 상대의 기세를 살짝 터치해 본다.
그리고는 “짱뚱어 내기”라고 한다.
부담은 되었지만 게임은 쉽게 풀려 나갔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3:0으로 앞서 나간다.
다음은 제 서브이니 4:0이 될 것이고 6:0으로 이기면 짱뚱어가
두 그릇이란다.
그런데 제 서브 게임을 잃었다.

우리가 방심한 틈을 타서 4:4가 되는 상황까지 갔다.
이 때는 정말 부담이 된다.
지면 창피이고 이기면 거의 본전인 게임이다.
그리고 지면 짱뚱어도 날아간다.
혼신의 힘을 다 해 6:4로 게임을 승리했다.

그러니 다시 서대회를 걸고 한판 더 붙자고 한다.
우리는 절대 물러서는 법이 없다.
누군가가 내기를 하자고 하든가, 아무리 초보자가 한 게임을
해 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게임을 한다.
게임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하다.
한번 지면 다시 또 진다.
물론, 이길 수도 있겠지만 한번 지면 다시 또 질 확률이 높다.

동호인대회에서 한번 이기 팀은 다음에 만나도 다시 이긴다.
그래서 대회에서는 가능하면 이겨야 한다.
다시 또 만나게 되어 있다.
이번에는 더 쉽게 승리한다.
스코어는 6:3으로 우리가 승리했다.
짱뚱어와 서대회는 내기에서 따 두었다.
언제 짱뚱어와 서대회를 앞에 놓고 술 한 잔 마시면
기분이 최고일 것 같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