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리 두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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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치는 사람은 정말 죄짓지 말고 살아야겠다.

공치면서 하게되는 대수롭지 않은 잡담 끝에 생판 처음보는 남인 줄 알았던 상대방이
갑자기 절친한 친구와 오래도록 돈독한 관계란 걸 알게 되기도 하고,
그가 우리클럽과 십수년 넘게 교류전을 갖고 있는 인근지역 클럽 소속이란 것도,
어릴 적 한동네에서 산 적이 있었으며
철들기 전에는 놀이터 같은 데서 좀 커서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숱하게 마주쳤을 법한
인연이라는 걸 알게 된다.

세상이 귀찮아 은둔해서 혼자 조용히 살고자 해도
어디서든 공을 치려면 회에 가입하거나 적어도 맘 맞는 사람 몇 명과는 교류를 해야하고
코트 빌려서 끼리끼리만 공을 친다손쳐도
그 코트 바로 옆면에서도 사람들이 공을 칠테니
자연 말 섞고 담배 섞고 공이라도 섞다보면 끝나고 술도 한잔...
결국 이 좁은 테니스판을 온전히 등지고 살 수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라인시비 문제가 때로 심각한 분란으로 불거지고 오더 때문에 기분 나쁜 사람 생기고 하다가도
한다리 건너면 이렇게든 저렇게든 다 아는 사람이거나 적어도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란 것이
죄짓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그러다보면 흰머리 숭숭 돋아날 때쯤이면 공을 닮아 모나지 않게 둥글둥글해질런지....

테니스 치는 사람은 정말 죄짓고는 못산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