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과 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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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되는 장소는
지구 뿐 아니라 우주의 어디메, 그리고 가상공간 등 퍽이나 다양할 테지만
영화에서 애완견이나 유모차를 끌고 간 공원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유모차에서 쌕쌕 자고있거나 방긋방긋 웃고있는 귀여운 어린아이나
털이 복실복실한 인류의 오랜 친구인 견공들은
시선을 잡아끌고 손을 뻗쳐 쓰다듬고 싶게 만드는
인간으로서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그런 충동을 느끼게하는 신비한 매력이 있나보다.
특히 강아지의 경우 나이, 족보나 혈통을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경계심의 벽이 허물어지고 서먹함이 와락 친밀감으로 바뀌어.....
그런데 코트에서 처음 본 사이거나 아직 술 한잔 같이 기울인 사이가 아닌 경우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는 단연 상대의 라켓에 대한 관심의 말을 던지면서가 아닐까?
애완견과 라켓은
둘 다 손으로 쓰다듬게 되면 만지는 사람에게 마음의 평화와 안정감, 행복과 평온감을 주어
혈압이 유의미한 수치만큼 내려간다는 점이겠고
(물론 이 경우 개를 사랑하는 사람, 테니스를 사랑하는 사람이란 게 전제가 되야겠지만)
종류 또한 얼추 수백종이 되게 다양한 것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시츄,말티즈,푸들,스피츠,퍼그,닥스훈트,치와와,요크샤테리어,콜리,셰퍼트,코카스파니엘 등
윌슨, 헤드, 프린스, 파마, 바볼랏, 프로 케넥스,풸클(보리스 베커), 요넥스, 던롭 등
각종 브랜드에 딸린 다양한 시리즈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정도의 작은 놈부터 송아지만큼 듬직한 놈이 있듯
미드사이즈, 미드 플러스, 오버 사이즈, 슈퍼 오버 사이즈 등 프레임 사이즈,
프레임의 두께, 라켓 총길이 등 스팩,
온순한 놈, 사나운 놈, 조용한 놈, 발발거리는 놈 등 개의 성격이 다양하듯
이븐이냐 해머냐 등 발란스, stiffness 정도 등 라켓의 성격도  무척 다양하다.
개에게 무슨 사료를 먹이는지만큼
어떤 거트를 어떤 텐션으로 얼마나 자주 매는 지도 주요 관심사겠다.
흠집하나없이 번쩍번쩍한 새라켓이면
분양을 기다리는 동물병원 쇼윈도우 강아지만큼 시선이 고정될 것이고
산전수전 다겪은 흠집투성이 손때 묻은 라켓에게선
움직임이 굼뗘진 늙은 개를 볼 때 느끼는 연민의 정이 샘솟고
.....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