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을 못맞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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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알 수 없는 게 사람 속마음이고 갈 수록 어려운 게 사람 사이의 일이란 생각이 든 한 주였다.
지난 주처럼 테니스로 인해 마음 다치고 열받아 뚜껑 열리는 일이 연거퍼 일어난다면
중이 절을 떠나듯이 나도 테니스판을 뜨는 게 낫겠다 싶었다.
누구 좋으라고 하는 생각에 다시 주저앉았지만...
열정이 대단하십니다하는 소리가 칭찬이 아니라
낮에 공쳤으면 됐지 남자회원들 나오는 밤에는 코트에 얼씬도 하지 말라는 뼈있는 얘기였고,
남자회원들 사이에선 나이 한 살 차이에도 형님 동생하면서 하극상 절대용서 못하지만
남존여비가 골수에 사무친 게 이 바닥풍토인지 나이를 꼽아보니 아득히 아래인데
반 년 전 올린 글의 글귀를 문제시하며 새파란 후배놈이 술김에 부리는 객기에 기가 막혀야했다.
또 적반하장이란 한자성어가 왜 어쩌다가 생겨났을까를 곰곰 생각하게 한 일도 있었다.
보는 눈, 듣는 귀가 많은 데서도 자신의 이해를 쫓아 편리하게 말을 바꾸고
카멜레온처럼 변신에 능하니,
증인도 증거도 없는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 한 말이나 행동을 나중에 딴소리하면서 뒤엎는다면
나만 거짓말장이나 병*신되기 딱이겠다싶어 인간이 싫고 등골이 오싹했다.
먼저 인사를 해도 그 쪽에서 눈 아래로 깔고 받는 둥 마는 둥 쌩하는 찬바람으로 지나쳐서
무안한 마음에 그냥 인사성이 없는 사람이려니
성격이 워낙 무뚝뚝하고 뚱한 사람이려니 치부하고 넘어가려해도
공 잘치는 사람이 코트에 나타나면 쌩하니 버선발로 뛰어나가 웃음을 흘리며 인사를 하면서
갖은 아양을 다 떠는 꼴을 보면 공 잘치고 볼 일이야하는 헛헛한 마음과 괘씸하단 생각이
내 속에서 동시상영을 한다.
정내미 떨어지는 인간들 틈에 나도 욕하며 배웠는지 어느새 밴댕이젓같이 속좁은 인간이 다 되었나보다.
황당한 일 겪고나선 나의 미숙함과 순진함을 반성하면서 내 탓을 하는 대신
"친절한 혜랑씨"가 되어 그들을 물 먹일 좋은 방법이 없을까하는데 머릴 굴리고 있으니.
계속 공치는 게 정말 내가 좋아서하는 일인지 아님 미련한 오기이고 쓸데없는 자존심일지.
언니!
아침부터 쓰레기치우고 걸레들고 의자닦아 손님맞고 대접한다고 돈쓰고 신경쓰고 종일 종종걸음하더니만 결국 막판엔 그런 꼴을 당해요! ㅉㅉ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