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걸기와 들이대는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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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테니스적으로 유리한 신체조건을 타고나지도 않았지만
테니스적으로 적합한 강인한 정신력이라든지 유연하고 원만한 성격을 지니지도 않은 것같다.
친화력이 있어 빨리 폭넓게 사람을 사귀기는 하지만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라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아옹다옹 토닥토닥거리기도 한다.
내 딴엔 재치있게 받아넘긴 말이었는데
깐죽거리는 걸로 들려 기분 몹시 나빴다는 원망전화를 한밤중에 받기도 했고
웃자고 재미있으라고 한 노릇이 돌출행동으로 비쳐져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이젠 으례 그러려니하고 포기해주거나 개성이라고 너그럽게 받아주는 사람들과 있을 때
부담없고 마음 편해좋다.
지난번 "우천으로 금일레슨은 쉽니다" 상황에서
이론강의라도 해주세요하고 레슨자 몇몇이 코치님과 마주한 적이 있었는데
자신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라고 하는 코치님의 말씀을 듣다가
"그럼 제 장점은 뭐에요?"하고  눈 똑바로 뜨고 여쭤봤더니 음칫 답변을 못하셨다.
답답한 마음에
"레슨비 안 밀리고 꼬박꼬박 내는 거 밖에는 없어요?"하고 거의 울상이 되어 재차 물었더니
겨우 "수비가 좋은 편인데 ...."하면서 띠엄띠엄 말을 잇느라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셨다.
애고 레슨 그리 받아도 어느 천년에 무기가 될만한 걸 장만하려나 싶고
약점은 치명적인데 언제 어떻게 이 놈의 뜨는 로브를 오버해드 스매시로 잡을 수 있을런지....
야속한 마음에 이것저것 들이대보고 욕심을 부려보다가
코치님의 점점 굳어져가는 표정을 못살피고
옆에서 내 허벅지를 찌르며 말리는 아줌마의 매운 손맛도 모르고
내처 하고싶은 말을 다 해버렸다.
처음엔 속이 시원하더니 차츰 캥기기 시작해서 왕창 죄송한 마음이....
조금만 참았더라면하는 후회가 앞서고
언제까지 "제가 파르르하긴 해도 뒷끝은 없어요"하는 변명을 하려나싶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