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재능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재주가 있는 사람이 노력까지 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예전에 전문적으로 운동을 했던 사람이 뒤늦게 테니스를 접하고 그 매력에 빠져 열심히 공을 친다면 당연히 단시간에 잘치는 사람들의 반열에 올라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 짧은 구력의 시간동안 스치고 지나갔던 이런 부러운 체육인프라를 갖춘 분들 중에 계속 테니스란 종목에 종사(?)하고 있는 분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않은 까닭은 무엇일까?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내가 레슨받았던 코트에도 태권도 유단자였던 분, 농구코치하시는 분, 수영짱, 조기축구회회원, 체대생 등이 내 타임 전후에 레슨을 받아서 이분들의 빠른 발전에 놀라면서 바로 내 운동신경없음증을 탓하게 했었는데 몇 달 반짝하다 엘보가 왔다더니 이내 허망하게 코트에서 사라져버리곤 했다.
물론 나중에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해 지금쯤 하수들 호령하면서 잘먹고 잘치고 있을 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그 분들이 했던 운동이 꼭 테니스유관 스포츠는 아닐 수도 있고
(누군가의 말처럼 대근육 쓰는 운동 따로 테니스처럼 소근육 쓰는 운동 따로라고)
그런데 며칠 전 내가 그리 부러워하던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분과 얘기를 나누다가 내 오랜 의문이 조금 풀리는 듯 했다.
차라리 운동을 몰랐던 책상물림들이나 운동과 담쌓았던 아줌마들은 테니스란 운동에 겸손하게 접근, 레슨도 받고 엄청 노력을 쏟아붇고 하는데 반해, 예전에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그깟 테니스쯤이야하면서 몇 달쯤으로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예상 못했던 테니스기술습득의 어려움에 직면하고는 쉽게 포기해버릴 수 있다는 설명이 그럴싸하게 들렸다.
아직도 공 잘치는데 발이 먼저냐 눈이 우선이냐하는 설전이 라카 안에서 벌어지면
눈도 발도 시원찮은 나로선 벌레소릴 듣더라도 스윙연습 한 번 더하고 난타 한 번 더치고자 슬그머니 일어나는 수 밖에 없는데.
테니스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리고 푹 자고 푹 쉬고 딴 짓 좀 하란 충고를 자주 듣고 있는데다
연습벌레란 말은 운동중독자만큼이나 나로선 달갑잖은 별명이지만
테니스천재나 영재란 말을 듣는 타고난 사람이 아닌 이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잖은가!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