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에 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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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구르는 것만 봐도 웃음보를 터뜨린다는 사춘기 소녀들보다
공치는 아줌마들이 공치다 웃을 일이 더 많은 것같다.
파트너 공에 뒤통수를 한대 아프게 얻어맞았어도 당장은 웃기부터 해서 다들 따라 웃게만든다.
상대방이 친 샷이 네트를 넘어오다 그만 되돌아가서 떨어져주면
순간의 당황을 뒤 따르는 안도의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리뛰고 저리넘기면서 오랜 랠리가 진행되다 누군가 먼저 올린 발리로브에 망연자실하다가 또 웃음이.
에러내고 분해서 깡총깡총 뛰어도 그 모습이 우스워 또 웃게 되고.
네트 너머 상대가 뭐라하는 소리를 엉뚱하게 알아듣고 웃기도 하지만
자기 말에 왜 웃는 지 영문을 모르면서도 그냥 따라 웃어보고,
서브가 몇번이나 "렛"이 되어도 웃고,
포치 나갔다가 되치기 당해 허무해도 웃고,
"아웃!"이라 굳게 믿고 공 나가라고 길 까지 비켜주었는데 라인에 똑 떨어지면
후위의 그 깜짝 놀란 표정 보고도 웃고,
토스하러 가위바위보할 때 이겨도 웃고 져도 웃고,
나달같은 이두박근 삼두박근을 가진 아줌마가 용감하게 민소매를 입고 와도 웃고,
산비탈에 있는 중학교를 다녀 종아리에 통통한 알이 배긴 내가 겁도 없이 짧은 치마 입고 와도 웃고,
귀여운 후배는 하는 짓이 다 예뻐 웃고,
마음씀씀이가 깊고 넓은 언니가 가끔하는 농담에도 찐하게 웃어주고,
아직 아줌마들이 익숙치않는 우리코치님의 수줍음에도 웃고,
......
하지만 진지한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들은 공치며 헤헤거린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러니까 공이 안는다든지, 에러내고 웃는 그런 정신상태로 무슨 공을 치냐고,
웃는 통에 맥빠지고 집중이 안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야단맞아도 싸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웃자고 공치는 건데하는 억울한 마음도 따라 일렁인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