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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편성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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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주섬주섬 안경을 찾아끼고
TV쪽으로 가서 리모콘을 들어 스타스포츠랑 KBS-sports 채널부터 번갈아 살핀다.
미끼없는 빈 낚시바늘에 요행으로 자살충동의 고기가 잡혀들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웬만한 클레이코트 경기중계는 공이 잘 안보여서
선수들 풋워크와 스윙폼을 보고 공의 궤적을 추측하면서 (실은 짜증을 내면서) 보게 되는데
유럽도 티비중계를 위해 미국 어느 코트처럼 땅을 녹색으로 염색하면 어떨까하는 허튼생각도 해본다.

로마대회기간 중에는 새벽두세시에는 잠이 저절로 깨져서 중계가 끝나는 6시 정도까지 보곤했는데
방송시간이 바꿔 준결승 라이브로 보는 걸 놓치고 나니 나달과 페더러의 결승은 꼭 보고 싶어
ATP관련 인터넷을 뒤져 겨우 로마경기현지결승 시간을 알아내서 국제시간 계산을 해서
스타스포츠 앞에 앉았는데 삼십분 한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
다시 스타스포츠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밤 12시에 (S)로 되어있었다.

sometime delayed 라는 설명과 함께.
내가 방송사에서 airtime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도
시간이 정해진 종목이나 실내운동경기 편성을 하다가
비와도 안되고 돈내고 관전하는 사람 본전생각나게 double bagels로 후딱 끝나버리거나
최장시간 세계기록이라도 세울듯이 네다섯시간 마냥 늘어지는 테니스중계를 해야 된다면
나부터도 짜증이 날 것이다.

그런데 12시에도 스타채널에서는 여전히 엉뚱한 종목 중계를 하고 있었다.
이젠 오기가 발동해 20-30분 간격으로 다른 채널을 보다 스타채널을 체크하면서 밤을 세우려했는데
새벽 어느 시각에 잠깐 CNN뉴스를 보고 있는데
아래로 지나가는 뉴스 단신에 실린 나달이 페더러를 이겼다는 머릿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못볼걸 본 것이다. 봐서도 들어서도 안될 승패의 결과를 미리 알게되다니
이제는 보더라도 김빠진 콜라같은 리플레이를 보게 되는구나싶어 맥빠져서 그냥 자버렸다.
나중에 중요 스코어만 편집한 경기를 봤는데
결과를 알면서 봐도 꽉 쥔 손 안에서 땀이 나고 가슴도 줄달음을 하고.....
결코 페더러가 못한 게 아니라
몇차례 매치포인트 위기에 몰렸던 젊은 나달에게 운도 따랐고 그가 더 끈질겼다는 느낌이 들어
페더러팬인 나로선 적잖은 위안이 됐다.


이젠 더이상 테니스코리아에 테니스중계안내가 보이지 않던데
테니스전문채널이 없는 이 땅에서 경기중계에 목말라하는 테니스대중을 위해
테니스방송시간 편성표를 만들어 주시면 어떨까요?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