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흐름을 조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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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흐름을 조절하라.

테니스 경기의 흐름은 참으로 묘하다.
6:0으로 이긴 팀이 다시 한 게임을 더 붙어 역으로 0:6으로
패하는 게임도 있다.
한번 상승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을 경우가 있다.
4:0, 5:0으로 지고 있을 때 ‘한 게임이라도 따자.’라고 생각하고
악착같이 한 게임을 따기 위하여 사력을 다한다.

이 경우에는 한 게임이 아주 중요하다.
한 게임을 따면, 다시 또 한 게임을 딸 수 있고 계속해서 게임을
딸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한 게임을 따지 못하고 지금까지 게임의 분위기대로 흘러간다면
순식간에 6:0이라는 스코어가 된다.
우리는 이런 게임들을 많이 경험을 했을 것이다.

실력이 월등하게 차이가 나지 않더라도 6:0이라는 스코어가
나오게 된다.
게임은 잘 풀리고 있는데 노 애드에서 실수로 한 게임이 넘어
가기도 하고 끝낼 수 있는 찬스 볼을 강하게 때려 아웃을
시키기도 한다.
간발의 차이로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상대에게 찬스를
넘기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참 마음대로 잘 안 되는 것이 테니스이다.

옆 코트에서 밥, 술내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게임에 내기를 걸면 최선을 다 해 이기려고 한다.
서로가 박 터지는 게임이 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임이다.
그냥, 술 한 잔을 사라고 하면 잘 사는 사람도 게임에서
술내기 게임을 하자고 하면 젖 먹던 힘까지 다 발휘하여
이기려고 한다.
그래야 게임은 재미있고 박진감이 넘친다.

첫 게임은 타이브레이크에서 A 팀이 승리했다.
상대 B 팀은 자존심이 조금 상한 것 같았고 다시 안주내기를
하자고 한다.
사실, 안주 값이 더 비싸다.
이번에는 B 팀이 이를 악물고 덤빈다.
결국에는 6:0이라는 스코어로 B팀이 승리를 한다.
상대가 느슨해진 것도 있겠지만 6:0이라는 스코어도 ‘어어~’
하는 사이에 그렇게 되고 만다.

이제는 A 팀이 살살 약이 오른다.
자존심도 상하기도 하고 한 번 더 하면 이길 것 같다.
이제는 다 엎어치기로 내기를 하자고 한다.
자존심 대결이다.
A 팀은 최선을 다 해 게임을 풀어 나간다.
결국에는 A 팀이 6:0으로 승리를 한다.

게임은 이런 것이다.
6:0의 스코어는 누구에게나 나올 수 있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쭉 밀려 버릴 수 있는 것이 게임이다.
경기의 흐름, 분위기의 조절은 아주 중요하다.
어떤 선수들은 빠른 경기 진행을 선호하며, 다른 선수들은 포인트
간에 엄청나게 뜸을 들이며 시간을 지연시킨다.
단순히 경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을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빼앗아 올 수 있다.
테니스 규칙을 위반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는 서버의 흐름을 따라야만 한다.
하지만, 서버는 리터너가 리시브 준비를 갖출 때까지 기다려
주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 사이에는 충분한 운신의 폭이 있다.
상대방이 빨리 전개하고 싶어 하면 진행 속도를 늦춰라.
상대방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면 보다 빨리 경기를
진행시켜라.

이기고 있는 경기는 빨리 진행하고, 지고 있는 경기는 느리게
진행하라.
앞서고 있는 게임에서는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
고조된 분위기로 쭉 밀고 나가면 된다.
그런데 지고 있는 게임은 빠르게 게임을 진행하면 그대로 밀려
버리기 때문에 게임을 최대한 지연시켜라.

예전에 대회 게임에서 16강부터 한 선수가 쥐가 나서 메디컬
타임을 쓰기 시작했다.
결승전까지 고비 때마다 메디컬 타임을 사용하여 우승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상대가 앞서고 있을 때, 상대가 너무 게임을 잘 하고 있을 때
맥을 끊기 위하여 메디컬 타임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매 경기 마다 메디컬 타임을 사용하다는 것은 조금
매너가 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하나의 전술이다.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게 양해를 구하고 허용된 시간에서
치료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작전도 구상한다.
당연히 이기고 있는 상대는 초조하다.
빨리 이기고 싶지만 그 맥이 끊어지고 만다.
경기의 흐름을 잘 조절하는 것도 승리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