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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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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고 있는가?

오늘도 아침에 일찍 나가서 한 게임을 했다.
제 파트너는 항상 말이 조금 많은 사람이다.
게임을 할 때 파이팅만 하고 전략만 수립하여 게임을 하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사사건건 말이 많은 사람이 있다.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은 절대로 말을 하지 않고는 테니스 게임을
할 수가 없다.

볼을 하나 치고 나면 잔소리 같은 말을 한다.
그러나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전부 옳은 이야기이고 이길 수 있는 작전이고 전략적인 말이다.
그런데 그 말을 하는 말투가 파트너를 힘들게 한다.
“우리가 이렇게 해 보자.”, “할 수 있어. 조금만 더 집중!”,
“괜찮아, 내가 하나를 할께.” 등의 말을 하면 파트너도 주눅이
들지 않고 함께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야, 볼을 짧게 치냐.”, “그대로 풀스윙 하여 길게 밀어.”,
“야, 그것도 못 치냐.” 등 불만에 가득한 소리로 시종일관 질러
대면 제대로 게임을 못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완벽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에러도 많이 하고 있다.
자신이 에러를 해도 파트너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런 선수와 게임을 하면 승패를 떠나서 너무 피곤하다.

제 파트너가 게임을 시작하자 바로 잔소리를 하길 래 볼을 칠
의욕이 나지 않아 네트 앞에서 그냥 서 있었다.
상대는 이 쪽 저 쪽으로 볼을 잘 보냈다.
그리고 제 파트너는 그 볼을 받아 올리기 위하여 사방팔방으로
뛰고 있었다.
드디어 에러를 한다.
“정 교수, 뭘 하고 있는가?”라고 한다.

전위인 저에게 볼이 오지 않으니 후위가 볼을 받아 넘겨야 하는 것이다.
잔소리를 많이 한 덕에 볼을 많이 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에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는 집중하여 볼을 치기 시작했다.
2:0으로 리드를 당하고 있다가 제가 서브를 잡아 2:1로 만들었다.
게임은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저도 몸이 풀리자 볼이 잘 맞고 있었다.
4:4에서 역전할 수 있는 찬스를 맞았는데 파트너가 다 퍼낸다.
저도 한 소리를 하고 싶었지만 “형님, 괜찮아요.”라고 하면서
게임을 잘 운영해 보려고 노력을 해 보았다.
그러나 연속된 제 파트너의 에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결국은 6:4로 패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지고 만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게임을 수없이 많이 해 왔다.
역전의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이에
상대는 멀리 달아난다.
절호의 찬스가 왔을 때 끝낼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수이다.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지고 만다.

게임에 패하고 나면 많은 교훈을 얻는다.
다음에는 이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자신의 실수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
파트너가 말이 많은 사람이라면 별로 신경을 쓰지 말고
자신의 플레이를 해 보자는 것이다.
파트너의 말에 신경을 쓴다면 하수이다.

우리가 게임을 해 보면 파트너가 편안하고 잘 맞는 선수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선수가 최고의 파트너이다.
그리고 파트너쉽이 발휘되어 그 시너지 효과가 몇 배로
나타나는 파트너가 훌륭한 파트너이다.
승리하기 위하여 게임을 한다.
패배하기 위하여 게임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면 승리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인가를 한번쯤 생각해
보면 바로 해답이 나온다.
복식은 파트너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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