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뭘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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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뭘 했소.

테니스는 자전거를 타는 것과 거의 유사하다고 해야 할까?
한번 배우고 나면 볼을 치지 않고 몇 년이 지나서라도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자전거도 한번 배우고 나면 잘 잊어버리지 않고 다음에
타면 바로 탈 수 있다.
한번 습득한 기술이 그것을 하지 않고 있더라도 무의식중에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

10년 전에 아주 볼을 잘 치던 우리대학 교수가 있다.
그런데 다른 운동을 하느라 테니스를 10년 동안 하지 않다가
다시 코트로 나오기 시작했다.
낚시에도 “붕어 낚시로 낚시를 시작했다가 다시 붕어 낚시로
돌아온다.”고 했다.
테니스도 “테니스로 시작한 운동은 다시 테니스로 돌아온다.”
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테니스를 하다가 골프를 하는 교수들이 많이 있는데 세월이
지나 다시 라켓을 들고 코트에 나온다.
10년 만에 코트에 나오니 테니스화도 없고 라켓도 없어
예전에 쳤던 구 모델을 들고 나왔는데 골동품이었다.
그래서 다시 테니스화도 사고 라켓도 구해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볼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예전의 모습이 차츰 보이기
시작했다.
테니스는 빨리 원상복기가 가능한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체력이 따라 주지 않았다.
조금만 뛰어도 뛰지를 못했다.
매일 나와서 맹훈련을 하더니 많이 적응이 되고 볼도 제법
잘 넘기고 있었다.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자신감을 찾는 것 같았다.
서브와 발리, 스매시는 아주 잘 하는데 문제는 포 드라이브가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백 드라이브는 아주 잘 쳤다.
그런데 백 드라이브가 문제였다.
게임을 할 때 포로 주면 드라이브가 달 안 되니까 로브로
올리기에 급급하고 있었다.

하루는 포 드라이브를 아주 쉽게 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런데 포 드라이브를 강하게 치기 시작했다.
너무 신기했다.
그렇게 되지 않던 포 드라이브를 맘껏 치고 있었다.
그래서 제가 강서브를 포쪽으로 넣어 리턴 하는 연습을 시켜
보았는데 아주 볼을 잘 받아 넘겼다.
“그 볼을 받아 넘기는 것 보니까 이제는 자신감을 찾은 것
같소. 자신 있게 치시오.”라고 칭찬을 해 주었다.
그런데 아주 잘 친다.

이 교수가 이번 월례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그런데 월례대회는 파트너가 누가 결정되느냐에 관건이
있지만 그래도 우승을 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다.
우승을 하고는 농담 한 마디 했다.
“지금까지 뭘 했소.”라고 하면서 웃는다.
10년 동안 자신은 테니스계에서 떠나 있었는데 그 동안
10년 동안 항상 코트에서 볼을 친 교수들은 우승도 못하고
뭘 했느냐는 이야기이다.

테니스가 이런 것이다.
파트너와의 조화도 있지만 몇 년을 볼을 치지 않다가도
다시 나와서 볼을 치면 바로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자주 나와서 볼을 치라고 다른 회원들이 배려를 해 준
것도 있을 수 있고 자신이 잘 해서 그런 것도 있겠다.
그러나 우승이라는 것은 좋은 일이다.
동네 클럽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