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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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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를 살짝 지난 페더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내가 안쓰러웠던지  지인 한분이 이쯤해서 다른 젊은 선수에게로 충성심을 바꾸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좋아하는 선수가 아슬아슬하게 이기는 걸 보고도 마음졸이느라 식은 땀이 나고 경기 끝나면 노곤함이 몰려오는데 지는 걸 볼 때면 그것도 이건 아닌데 싶게 지는 걸 보는 심정은....


그런데 최근 LA지역 풋볼팀의 수퍼볼 승패와 팬들의 심장마비死亡率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보면 지인의 충고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같다.


열띤 응원을 하며 관전하는 팬들에게 스포츠는 지진만큼이나 스트레스를 주며,
승패에 관계없이(away경기냐 home경기냐에 따라, 또 홈팀이 홈에서 패할 때랑 어웨이에서 질 때 약간 달라지긴 하지만)  남녀 성에 관계없이,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얼음처럼 냉정하게 경기를 관전하는 게 가능할까?

설령 굿샷마다 박수를 쳐주고 어느편에도 치우치지않고 느긋하게 테니스 자체를 즐기려했던 사람이라도  게임이 주는 팽팽한 긴장에 빠져들면 관중은 어느 한편에 서도록 강요당하고만다.  


그건 승리가능성이 짙은 선수에 기우는  기회주의일 수도 있고  언더독인 선수에 대한 연민일 수도, 또 빨리 끝내줄 수 있는 선수에게 몰빵하는 것일 수도.


종종 이미 패색이 짙은데다 완연한 부상인데도 기권않고 끝까지 경기를 마치는 선수들을 보게 되는데 아마 승리가 온당한 선수에게 기권승은 모욕이란 평소 소신 때문이겠지하는 짐작을 하게 됐다.


몇게임 남겨놓지 않고 기권해버리는 바그다티스와는 대조적이다. 바그다티스는 주니어 랭킹1위시절 삼성챌린저대회에 출전했을 때  실력 뿐 아니라 쇼맨쉽을 발휘하며 관중들의 인기를 끌어낼 줄 아는 어린선수를 주목하게 됐고 (그때도 지금처럼 주니어라는 게 믿기지 않게 수염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슬램 결승전에도 오르고,  애거시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높은 평가를 했던 선수인데 요즘 점점 안습하게 변해서....(어쩜 몸이 생명인 선수로서 정당한 자기보호일 수도 있겠지만) 역전승으로 이기면 지옥 갔다왔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까 결국 패배는 곧 지옥의 고통과 같다는 얘기일게다.


첫주는 슬램 첫관전자에겐 캐오스 자체다.   마치 생애 처음 부페레스토랑이란데를 와보고  눈과 배가 심각한 부조화와 갈등을 겪는 것에 비견할 수 있다고나 할까.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는데 몸이 하나라 십여군데에서 흩어져 진행되는 경기를 무슨 수로 다 챙기겠는가. 


좋아하고 관심가지는 선수를 팔로우하려해도  통신비 부담 때문에 인터넷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로밍한 외국관광객으로선  전광판 안내문에 의지하고 우연의 도움을 받으면서 발 닿는대로 유목하는 방법 밖에.


다만 추려지고 걸러지는 이 잔인한 교통정리에서 내가 보고 싶은 선수들이 부디 살아남아 주기를 바랄 뿐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