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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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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초입에는 이거하지마라 저거하지마라는 뻘건 경고와 금지가 즐비한데
산에선 아무 것도 두고가지도 가져가지도 말고 다만 기억만 가져가라는 건
쓰레기 버리지 말고 나무가지 꺾지 말고 사진이나 찍어 가라를 점잖게 표현한 문구일게다.
야생화 사진찍기는 자연과 벗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예술적인 활동이니
등산복차림에 카메라 가방을 따로 맨 분을 뵐 때마다
가방 속 카메라 기종만큼이나 대상이 산? 사람? 꽃? 새일까를 궁금해하면서
그 분들은 현대판 신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신선놀음하는 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열찬 경쟁에 대해 듣고 경악하게 됐는데
희귀한 야생화를 발견해 이리저리 촬영하고 나면
깊은 산속 옹달샘마냥 더럽고 잔인한 욕심이 발동해
다른 사람 눈에 띌세라 이 귀한 풀을 뽑아버리고 그 주변 군락을 훼손해버리기 일수라고
그야말로 발본색원이고 초토화작전인 셈이다.(믿기지 않고 믿고 싶지도 않지만)
사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 작품 어디서 찍으셨어요?하는 질문은 금기라고 한다.

남들을 밟아야 자기가 그 위에 우뚝 설 수 있다는 신념에 투철한 분이 어디 산에만 있겠는가?
학교에도 있고 직장에도 당근 있을테고 형제들 간이 살벌한 집도....
코트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승부가 싫고 경쟁이 부담되면 난타만 치란 말이 있다.
(게임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에 둘이 난타치고 있음 큰일난다)

다음은 어느 코트에서든 환영받지 못하고 때론 도마 위에 오르는 사람들의 면면이다.

가입을 미루고 이 클럽 저 클럽 다니며 간보기를 하려한다.
(그 분들로선 가입조건 뿐 아니라 가입이나 가입 후 원만한 클럽생활을 위해
분위기를 파악하는 건 마땅하고 당연한 일인데 절대로 입장 바꿔 생각은 못해준다.)

내기하는 걸 싫어해서 자꾸 빡센 게임에는 빠지려 한다.
(그 반대 경우도 욕 먹긴 마찬가지지만)

사람들과 뒷풀이에서 어울리는 걸 극구 피한다.
(공만 치고나면 딱 짐싸서 가버린다)

월례대회, 분기대회같이 회원들과의 거족적인 만남의 장을 피한다.
(이런 특별한 날은 코트에 나와있는 시간대비 운동효율이 심하게 떨어지는데)

단체전이나 교류전 등 회에서 꼭 필요로 할 때 이런저런 핑계로 안뛴다.
(병역은 신성한 의무지만 병역거부는 범죄에 해당한다 이 비유가 맞나?)
.......

한 발 물러나 있는(두 발 다 빼고 있는지도 모를) 지금의 내 입장에서는
이들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 이런 입장이나 행동에 대해 너그럽기를 권하지만
공에 너무 열심인 사람들은 도무지 용서가 안되는가보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