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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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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다 다르듯 공도 참 각양각색이다.
성격은 좋은 데 피부가 안좋은 사람도 있고,
공은 좋은 데 어울리다보면 뒷맛이 개운치 않은 사람도 없지 않고
슬라이스가 쫙 깔리면서 죽여주고
로브 또한 기가 막히게 라인 안으로 딱딱 떨어져 들어오는 공도 있고
세 사람이 미친 듯이 코트를 누비며 이어갔던(못끊었던) 오랜 랠리를
무덤덤한 표정으로 쇼트 한방에 끝내고는 보일 듯 말 듯 웃는 나머지 한 사람,
한 짐되는 라켓가방을 메고 들어오는 사람, 라켓 한자루만 옆에 끼고 코트 문을 발로 미는 사람,
악착같은 사람, 무른 데가 많은 사람,
대충대충 넘어가는 사람, 빈틈이 없고 깐깐한 사람
도무지 좋은 점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던 밋밋한 사람에게서
문득 살다보니 별일이야....하면서 흥미로운 의외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상대해 주는 사람이 없던 초보시절 혼자 연습해서 개발한 서브로 지금껏 먹고 산다는 사람,
결코 포기를 모르는 끈질김과 무서운 집중력으로 몇 번씩 매치에 몰리면서도
극적인 막판 뒤집기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사람
초반에 어렵게 따놓은 점수를 지키지 못하고 한점 두점 내주다가 완전히 무너져 버리는 사람,
외견 상 화려하지는 않는데 실수가 없고 안정적이라 참 무섭다는 느낌을 주는 공
무슨 일에도 나서길 잘하고 오지랖이 마냥 넓은 사람,
남의 일에는 절대 참견 않고 자기 일에만 골몰한 사람,
사람들이 주변에 모이는 사람, 사람들을 가르고 흩어놓는 사람
연부역강한 후진들과 노회한 고수인 선배분 사이에서 묵묵히 허리/교량역할을 하는 사람,
아는 게 많은 지 은행이나 부동산에 묻어둔 게 많은 지 참 잘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주위사람한테 겸손도 지나치면 병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
충분히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
먹어도 안 찌는 사람, 남들보다 더 많이 먹지도 않는데 체중으로 고민하는 사람
쏜살같이 들어오긴 하는데 감기는 맛은 하나없는 작대기공,
돌돌감아대서 스핀 양이 엄청난 묵직한 공,
받다가 나도 모르게 비명이 새어나오는 날카로운 비수같은 공,
라켓 자주 바꾸는 사람, 나무 바로 다음에 나온 소재로 만든 라켓을 아직도 고집하는 사람,
구두 밑창을 덧대면 무겁다고 새 운동화 자주 사는 사람,
그래도 밑창 가는 알뜰한 사람,
처음엔 빨리 늘더니 그후 좀체 안 느는 사람, 천천히 아주 쬐끔씩 그렇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사람
운동신경이 있다고 스스로 말하는 사람과 남들이 없어 보인다고 일찍부터 결론 낸 사람
전화나 문자를 씹거나 스스럼 없이 먼저 중단하는 사람
누가 읽거나 말거나 열나 글을 올리는 사람과 답글 한 번 안적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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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