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나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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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형택 선수가 아디다스컵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때 잠깐,
그리고 1회 한솔오픈 참가 차 사라포바가 한국에 왔을 때가
축구, 야구, 골프 등 몇몇 종목에만 쏠리던 언론과 스포츠팬들의 관심과 열기를
잠시나마 테니스가 누렸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뿐.

십년 전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었던 세르비아란 나라에서
죠코비치, 이바노비치, 얀코비치, 탑세라비치 등등 세계 테니스계에 불쑥 나타난 ~비치들은 최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세르비아 국민 대다수가 테니스경기를 처음 봤을 정도로 테니스에 대한 열기는 극히 최근의 일이라는데,
테니스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비치들의 급부상으로 테니스화는 동이 났고
테니스를 배우려는 이들이 넘쳐나자 장시간 격무에 시달린 테니스코치들은
제발 비가 좀 와주기만을 바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는 아득히 먼 남의 나라 얘기다.

동호인스포츠에서 테니스 종목이 조기축구회 다음으로 회원수가 많다지만(요즘은 등산인구가 더 많지 싶은데...)
동호인 클럽에서 성대한 대회를 치르면서 먹고 마시고 남은 돈으로는 단체복 해 입었는다는 얘긴 들었지만
회비를 따로 적립해서 한국테니스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꿈나무육성 차원에서
유소년선수지원기금을 마련해서 전달했다거나
엘리트선수들의 해외투어비용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은 아직 못들었다.
퓨처스 대회나 챌린저 대회가 열려도 이보다 급수가 위인 WTA 한솔오픈이 개최되어도
자기 운동하고 술마시기에 더 바쁜 동호인들 덕에 객석은 언제나 많이 비어있다.

기업도 생색내는 수준의 용품 지원 대신 거트같은 소모품이나 투어비용 같은 실탄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생활체육 대 엘리트체육 논란은 차지하고.....

이형택 급의 선수가 몇 년에 한 번씩 하늘에서 저절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란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 뒤에는 코흘리게 시절 자기 키보다 더 큰 라켓을 휘둘렀던 어린 아픔이 있었을 것이고,
한국테니스의 암울한 현실을 알기에 자식의 장래에 불안해했고 넉넉한 뒷받침을 못해주는 걸 가슴 아파했을 선수부모의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동네 클럽 수준에서도 싹수 있는 B조 키워서 A조 만드는 일은 하루 이틀 걸리는 일도 아니고
뜻있는 몇몇의 한시적 희생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단체전 우승에 야심이 있는 집행부는 어느 천년에 ~하면서
동네 다른 클럽 A조를 데려오면서 욕을 바가지로 먹거나
먼 딴동네 A조를 영입하는 편하고 확실한 쪽을 택하려한다.

개인종목이라 국제적 선수 양성이 더 쉬울 수도 있고 오히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저 남의 나라의 뜻밖의 횡재에 갸우뚱하거나 부러워하기보다
작은 실천이 뭘까를 고민해 봐야겠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