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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코너스

로드 레이버와 로이 에머슨이라는 두명의 걸출한 스타를 앞세워 60년대 남자 테니스를 좌지우지했던 호주의 테니스는 70년대에 이르러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물론 그들의 후배인 존 뉴컴(John Newcome)과 켄 로스웰(Ken Rosewall)이 명맥을 이어나가 70년대 초까지 호주테니스의 위상을 드높이긴 하였으나 이젠 더 이상 한사람, 혹은 두 사람이서 메이저 타이틀을 싹쓸이 하는 시대는 오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1968년부터 모든 메이저 대회가 오픈화 됨으로써 바야흐로 세계 남자 테니스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70년대에 두드러지게 활약했던 인물들은 앞서 말한 존 뉴컴(메이저 타이틀 7개)과 켄 로스웰(메이저 타이틀 4개)이외에도 흑인 최초로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던 미국의 아더 애쉬(Arthur Ashe, 메이저 타이틀 3개), 그리고 컴퓨터 랭킹 집계가 시작된 후 최초로 1위에 올랐던 루마니아의 일리 나스타세(Ilie Nastase, 메이저 타이틀 2개)와 남미 최초로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아르헨티나의 길레르모 빌라스(Guillermo Vilas, 타이틀 4개) 등이다. 그러나 7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의 남자 테니스는 대략 3명의 지배 체제였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그들이 바로 남자 테니스의 3인방으로 불리웠던 지미 코너스, 비욘 보그, 그리고 존 메켄로이다. 그들 중 제일 먼저 돌풍을 일으켰던 지미 코너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미 코너스(본명:James Scott Conners, 1952- )
지미 코너스는 1952년 9월 2일, 미국 일리노이주 빌레빌(Belleville)에서 태어났다. 그의 테니스 인생은 그의 나이 겨우 2살 때 어머니가 굴려주는 테니스공을 맞추면서부터 시작된다. 유년기 그에게 유일한 행복은 두 손으로 어렵사리 치켜든 라켓으로 구르는 공을 쳐내는 일이었고 이는 다른 장난감 놀이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렇게 어머니와 함께한 유년기의 테니스 연습은 그가 후에 테니스 선수로 대성하게 되는 큰 자산이 되었다. 왼손잡이인 그는 8살 때인 1961년에 전미 11세 이하 소년 테니스 대회에 참가하면서 테니스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청소년기에도 크고 작은 대회에 출전, 장래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선수를 꿈꾸며 대선수로서의 과정을 밟아 나갔다. 그는 1971년 만18세에 이르러 로스엔젤레스의 캘리포니아 대학에 입학, 대표로 발탁되어 전미 대학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 때부터 미국 테니스계는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호주가 장악하고 있던 남자 테니스계에 새바람을 일으킬 미국선수로 떠오르게 된다. 이듬해인 1972년에 프로로 전향하면서 자신의 첫 투어 타이틀(플로리다 잭슨빌 대회)을 획득하게 되고 1973년엔 윔블던 복식에서 우승하는데 성공한다. 1974년엔 호주오픈과 윔블던, US오픈을 연달아 제패, 본격적인 메이저 타이틀 사냥에 나서게 되며 이때부터 새로이 등장한 스웨덴의 비욘보그, 70년대 후반에 등장한 존 메켄로와 함께 3인 전성시대를 열게 된다.

그가 획득한 메이저 타이틀은 8개(복식포함 10개)이며 준우승도 7회에 이른다. 특히 US오픈 5회의 우승(74, 76, 78, 82, 83)은 20년대 미국의 빌 틸든(B. Tilden) 이후 최고의 업적으로 꼽히고 있다. 메이저 타이틀 획득 수로만 보면 이전의 빌 틸든(10개)이나 로이 에머슨(12개), 그리고 로드 레이버(11개)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를 테니스의 전설적 인물중 한명으로 꼽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우선 72년 첫 투어 타이틀을 획득한 이후 1989년 이스라엘에서 마지막 투어 타이틀을 획득할 때까지 투어 무대에서 무려 109번이나 우승한(준우승 54회) 경력의 소유자이다. 이는 역대 최고의 기록으로서 이반 랜들(94회 우승)이나 존 메켄로(77회 우승), 그리고 피트 샘프라스(63회)와 비욘 보그(62회)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그는 또한 생애통산 401회의 토너먼트 출장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설명: 401회라면 어느정도일지 생각해보자. 현재 철인이라 불리우는 러시아의 카펠니코프가 1년에 30회가 조금 넘는 출장기록(상위랭커들은 보통 20회에서 30회 사이)을 이어 나아가고 있다. 그러니까 카펠니코프와 같은 선수가 1년에 30토너먼트에 참가, 10년을 계속 뛰어도 300회에 불과하다. 즉 14년을 이어가야 400회를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산 1337승 285패(승률: 82%)를 기록한 지미 코너스에게도 불운했던 시기가 있었다. 1974년 미국인으로서는 돈 벗지에 이어 두번째, 통산 세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기회를 가졌지만 아깝게도 프랑스 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출전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출전이 금지되었던 것이다. 당시 코너스는 WTT(World Team Tennis)에서 주관하는 경기에 참여함을 골자로 하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되는데 그동안 WTT에 반대해왔던 ATP와 프랑스 테니스협회는 WTT에 가입한 선수들의 프랑스 오픈 출전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이에 흥분한 지미 코너스는 ATP 처사가 비합법적이라는 이유로 ATP와 회장이었던 아더 애쉬를 상대로 10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는 1975년 소송 상대였던 아더 애쉬와 윔블던 결승에서 만나 패하게 되자 갑자기 소송을 취하, 결국 ATP에 굴복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고 만다. 그가 74년 프랑스 오픈에서 참가자격이 박탈되지만 않았다면 사상 3번째의 그랜드 슬래머가 탄생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미 코너스는 109회의 투어무대 우승 기록 이외에도 1973년 컴퓨터 집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랭킹 부문에서 눈부신 기록을 남긴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73년 첫 랭킹 1위에 올랐던 루마니아의 일리 나스타세(40주연속 1위), 두번째로 1위를 달성한 호주의 존 뉴컴(8주연속 1위)에 이어 세번째로 랭킹 1위에 올랐을 당시 160주 연속 1위(74년 7월-77년 8월)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 마지막으로 1위를 차지했던 83년 7월까지 통산 268주 1위라는 전례없는 기록을 남겼다.(이 기록은 후에 이반 랜들(270주)과 피트 샘프라스(276주)에 의해 갱신되었다.) 또한 코너스는 역대 최장의 테니스 선수생활을 했던 인물로도 유명하다. 1973년 컴퓨터 랭킹 집계가 시작된 이후 1996년 아틀란타 대회에서 1회전 탈락할 때(1304위)까지 그의 이름이 등재된 바 있다. 그의 나이 44세까지 20년 이상 현역선수 생활을 한 셈이다.

1998년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된 그는 은퇴후에도 각종 시니어 투어에 참가하면서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현재 자신의 고향인 일리노이주 빌레빌에서 살고 있으며 가족으로는 아내와 1남 1녀가 있다.

<제8편 끝> 계속해서 <제9편>에서는 크리스 에버트나 비욘 보그로 이어집니다


  • 이민우 12.21 17:36
    잘 보았습니다. 테니스를 정말 사랑한 선수네요.^^ 승패, 순위를 떠나 1304위를 했더라도 44세까지 더 젊고 어린 선수들과 겨루었던 그 정신, 열정, 자기 관리가 대단하다고 봅니다.
  • KyuYoung Park 03.01 13:05
    나중에 현역복귀해서 US오픈 결승까지올랐었나? 당시 전성기의 샘프라스를이기긴역부족이었지만 토너먼트를 오르는 과정에서 적쟎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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