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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의 애완-성백린

20수년전 청운의 꿈을 안고 충주의 안림동 산속의 성곽 처럼 둘러 쌓여진 소년원(현 안림 중,고)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언덕 아래 테니스 코트가 아담하게 펼쳐진 장면을 보고 테니스를 한번 배워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최고 신참인 나에겐 좀처럼 기회가 오질 않아 새벽 마다 벽치기를 시작 하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높디 높은 하늘 같은 원장님이 새벽에 나오셔서 폼을 가르켜 주시며 오후 4시경이면 어김 없이 소생을 불러 코트장으로 나오라는 엄명속에 나는 완전 원장님의 심심풀이 땅콩이 되어 버렸다

테니스에 관련된 책이라곤 그 산골짝에서 찿아 볼수도 없거니와 카운트 조차도 헷 갈리며 상당히 어려웠다

그러니 원장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곧 법이요 지상 명령이라 의문을 품는다는 것은 상상 할수 없는 환경이었다
일과 시간중에 나 만큼 특혜를 받는 직원도 없지만 일과시간후의 객지 생활은 무료하기 그지 없다


4킬로나 되는 시내 까지 막걸리 한잔 하러 매일 나가기도 힘이 들고...
원장님은 그래도 관사에서 필요하면 운전 기사를 불러 나가면 되니...

퇴근 버스가 출발하고 날이 어두워 질때 까지 소생의 레슨(원장의 심심풀이)을 마치면 원장님 차를 타고 시내의 맛있는 집을 섭렵한다

처음 1-2달은 무진장 재미가 있었지만 꿈이 차츰 깨어나니 슬슬 원장님을 피하게 되고 인터폰이 오면 이핑개 저핑개 둘러 되지만 집요한 원장님의 심심풀이 오징어 신세를 면할 길이 없다

밤마다 귀워운 강아지 새끼 마냥 불러내니 나의 청춘 사업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었다

빠져 나갈 돌파구를 찿아야 할텐데 하늘 같은 이 어른의 부르심을 거역 할 방법이란 도전장을 내는 것이다
소생이 이기면 요정에 데려가서 구경시켜 주고 지면 관사 청소를 1주일간 해주기로 제안을 하였다

결전의 날 전 직원을 테니스장에 집합 시켜 놓고 막걸리 말통에다 삶은 돼지고기를 퍼질러 놓고 천지사방이 원장님판이다 잘해도 박수 못해도 박수!!!
나의 응원단이란 식당 강아지 새끼인데 이것이 얼쩡 거리면 냅다 발길질로 쫓아 버린다

결과는 1-6 허벌라게 묵사발이 되어 원장님의 빼어난 실력에 손바닥이 아프도록 쳐대는 직원들의 알랑방구가 호구지책의 수단임을 모르고 소생은 완전 그판의 막걸리 안주가 되고 말았다

전직원이 보는 앞에서 박걸리 대접을 한잔 올리니 승자의 너그러움이 발동하여 오늘 저녁 요정에 한잔 하러 가잔다
살포시 차려 입은 고운 한복을 입은 새악시를 그토록 보고 싶었었지만 그날은 파장이 될때 까지 새악시들 보는 앞에서 또 술안주가 되고 말았다


새벽에 숙직 직원이 원장님께서 옷 갈아 입고 테니스장으로 나오라는 전갈이다

어이구!
테니스 라켓을 확 부셔 버리든가?
내가 죽던가? 이제 테니스라면 지긋지긋해서 테니스장으로 가는 것이 꼭 도살장에 들어 가는 기분이 되어 버렸다-계속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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