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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끝을 부여잡고

회장님이 부재중일때, 회장님의 왼팔인 제가 저 먼 지구 밖 화성으로 떠납니다.
언제까지 회장님의 단꿀을 받아먹으면서 지낼 수 없으니까요.
꽃이 분갈이하듯, 묘목이 새로운 터에 뿌리를 내리듯,
아무도 살지 않은 화성에서 새로운 신천지를 일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말로 위안인게 회장님의 왼팔에서 마닌다님의 하숙생으로 CRTP 가 높여져서, 참 다행이에요~!

오늘 이게 마지막이구나 생각하니 하늘도 눈물을 뿌리기까지 하내요.
긍정적으로 보면, 여린 묘목에게 척박한 신천지에서 잘 뿌리내리도록
영양가 많은 신 선물인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아무 연락도 없이 무작정 친정인 기흥 레시피아로 향했습니다.
가방엔 그 동안 알뜰살뜰 모아놓은 그립을 가지면서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연무림 마녀표 코콜매장에서 커트도 새로 맸구요.
언제나 따듯하게 감싸주는 외갓집같은 느낌으로 코트를 들어섰네요.

2년 동안, 용인에서 어영부영 살았더라도
수원분교 반란을 이끌다가 회장님의 반란의 진원지인 용인으로 천도를 감행하셨고,
차세대 에이스로 용뜨림 하볼까 했는데, 루루와 진석이란 걸출한 선수들이 쳐들어왔고
처음 가입할 2005년 8월 20명 남짓한 수원분교를 40여~명으로
서울분교를 제치고 전국구 1분교로 거듭나게 이바지 했고
지금은 국화부 필요조건을 준비중인 행기스님을 발굴했고
지금은 국화부 충분조건인 해외전지훈련을 하고계신 코스모스님을 모셔왔고
언젠가 5세대 에이스될 꿈나무 쥬니어 선수를 키웠네요.

수원분교에서 제가 차지했던 공간은 어디일까 생각해보니,
갯벌이나 늪처럼 물과 땅 경계선에 있는 비무장지대라고 할까요?
버려진 곳이지만 생태계의 생명력을 품고있는 추이대라고 할까요?
지금와서 하는 얘기지만, 전테교 가입하구 1년은 참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자리를 못 찾았으니까요.
제가 빠진 자리 누군가 그 자리에 서 있으거라 안심을 해도 되겠죠.

태백산맥 깊고 깊은 계곡에서 모가난 바윗돌이 떨어집니다.
남한강 상류에선 장마를 만나 온 몸이 긁히고 깨집니다.
이웃했던 돌 조각들이 떨어질 때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충주댐에선 방향을 못잡아 깊은 수렁으로 빠지기도 하구요
북한강 팔당어귀 부근에선 새로운 돌조각과 합치는 기쁨도 있네요
서로 더 좋은 자리차지하느라 부딪히면서
오랫동안 있던 돌이 떨어져 나가고 간신히 표면에 붙었던 새로운 돌도 떨어져 나가는 아픔도 느끼네요
그래도 그 세월동안 태양의 자오선과 별자리를 보면서 꿈을 꾸다보니
한강을 거쳐 김포 삼각주까지 왔네요
이젠, 그렇게 기다리던 바다가 펼쳐집니다.

마지막 고별무대는 형과 함께 용인시협회장배 대회에 나갑니다.
스승을 모시고 대회까지 나갈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영광입니다.
형과의 파트너쉽을 위해 합숙훈련까지 하고 있답니다.
형을 위해 전테교에 입학했지만, 보고 싶을 때마다
형과 같이 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오늘도 9시 기흥레스피아 갔다가 쫓겨 났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내친 사람이 바로 제가 아닐까요?
경희대 하드코트에서 연습했다는데, 내일 시합이 더 걱정되는군요.
형은 매주 토요일 회사 클럽을 운영하면서 알반 선수들을 키우고 있어
제가 삼고초려를 해도 토요일엔 좀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컴퓨터 옆에 테니스 책만 해도 한 뼘이 되네요.
읽어보니 그 동안 제가 잘 못 가르쳐준게 많아 낯부끄럽습니다.
일요일아침마다 형과 테니스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행복입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화이팅!

언젠가 중원을 통일하고 분교를 세울 수 있는 힘을 기르고 되돌아 오겠습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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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9'
  • 루루 03.04 11:54
    영준형~~ 화이팅~!! 좋은 성적 거두시길^^
  • 써퍼 03.04 14:26
    스머프님~ 오데로~떠나시남~???????
  • 한계령 03.04 15:08
    제목만 보고는 놀랐습니다. 영준님이
    먼 길 떠나시는 줄 알고
    같은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동식님도
    화성하고도 동탄으로 이사를 간답니다.
    그 곳도 수원문화권이니 자리 바꾸는 수준으로
    생각하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도움을 받다가 이사 간다고 하니 기둥이 빠져나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전테교의 좋은 점은 이사가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는 점이죠.
  • 제퓌로스 03.04 23:30
    아니~ 이게 무슨말이죠??
    이제 기흥레스피아엔 안온다는 얘긴 아닌거죠?
    저는 너무나 평범한 사고력만 가지고 있어서인지 영준님의 글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ㅠ
    숨겨진 뜻을 찾아서 문장을 분석해야하나요?
    어쨋든 그런 불행한 소식이 아니길 바랍니다.. 제게 서브가르쳐준다는 약속 지켜야 됩니다..ㅋㅋ
  • 세라 03.05 11:29
    저두 제퓌처럼 도무지 이해가...??
    떠난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
    엇그제까지 아무말 없었고만...
    한계령님 말대로 이사를 가신단 말인가요???
    화성은 용인에서 멀지도 않은데...어찌그리 섭섭한 이별의 인사말을 남긴건지...휴휴!!
    좌우당간 정모에 얼굴볼 수 있으리라 기대할께요..^^
  • 샤넬 03.05 14:35
    언제나 미소년같은 예쁜 미소의 싸나이 영준씨.
    수원분교' 얼굴마담'과 '대모'인 이 샤넬누님의 허락없인 어느 누구도, 어디로도
    떠날 수 없다는걸 아직 모르고 있군요.
    요즘 수원분교 식구들중 회장님보다 더 끗발 센 사람이 이 샤넬 누나라는거
    역시 모르고 있는것 같군요.
    나 샤넬은 영준씨의 '출가'를 허락치 아니하노라~~땅땅땅!
    항소를 기각합니다.
  • 마이클 킴 03.05 22:48
    영준님과 세라님께서 대회를 나가셨고 샤넬님은 응원을 하신다는 정보를 입수하고서
    응원하러 갔었습니다. 대회장에 가서야 영준님만 대회에 출전하셨다는걸 알고서 찾아가려고 했는데
    예선전 하는곳이 신갈초다, 명지대다, 클레이코트에서 못해서 레스피아로 다시 와서 한다..아니다...말들이 나오더니 비때문에 우승자를 제비뽑기를 해서 한다 어쩐다 해서 결국 그냥 왔습니다. ㅎㅎㅎ

    이사 잘하시고, 동탄으로 함께 가시는 동식님과 함께 수원분교에 소속된 화성지부라도 만들어서 전테교인들을
    많이 전도하시길....^^ 한달에 한번있는 정모엔 꼭 참석해 주시는것 잊지마시고...^^ 화이팅~~

    아참,
    동탄으로 이사가면 부자되어서 가시는겁니다. 집값이 두배로 올랐는데....^^
    이별의 끝이 아니라, 이제는 집값의 끝을 부여잡고서 가시는것이.....
    아니다. 이제는 이사의 끝을 부여잡고 가세요.
  • 래디컬 03.06 12:18
    아니 영준님 어디로 가시는 거에요? 이사 가시는건가요?
    지난 주에 한 주 못 나갔더니 바로 상황 파악 안 되버리는 접니다 T_T
    매번 많이 엇갈려서 생각만큼 많이 뵙지 못했지만 그 때마다 많이 가르쳐 주시고 도와주셨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네요. 이사 가시더라도 레스피아에 꼭 나오세요~ 계속 코트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 맥가이버 03.06 15:26
    영준님~ 래디컬님과 전적으로 같은 생각입니다.
    지난주에 그립을 나누어 주실때 먼가 이상하다란 생각은 했었는데
    결론은 한계령님 말씀처럼 이사가 우리를 갈라놓지는 못한다는거죠.

    작년 4월에 20여년만에 첨으로 라켓잡고
    전테교에 처음 등교할때
    따스이 손잡아주었던 영준님이 아니십니까?
    바쁘다는 핑계로
    지난 10월에서야 두번째 등교했을때
    사실은 영준님의 따뜻한 손길이 있을것이란 기대로
    쭈뼛함과 어색함을 이기고 레스피아로 향한것인데...

    우리에겐 여전히
    영준님의 친절하고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답니다.

    레스피아에서 영준님을 볼수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정모때 뵙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