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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세우기 문화

‘한 줄로 줄 서기’ 식의 계몽 캠페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서열 위주의 문화인가에 관한 이야기다.

호주에 와서 여러 차례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되었는데
상당수가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일화들이었다.

호주 학교로 전학 온 지 한 달 남짓 지난 어느 날
둘째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 오더니
오늘 학년 전체가 운동장 오래 달리기를 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거의 습관적으로 나온 내 물음은
“오. 그래. 너는 몇 등 했니?”

약간 당황스러워 하던 아들녀석이
“아빠. 여기선 등수 같은 거 없어… 그냥 선생님이 시간만 정해주고
그 시간 안에 자기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리면 되는 거야.”
그러면서 자신은 학년에서 제일 잘 달리는 애랑 은근히
경쟁이 붙어서 열심히 뛰다 보니 많이 뛰었지만,
그냥 끝까지 걷는 애도 있고, 열심히 뛰다가 지쳐서 그늘에서 쉬는 애도 있고,
그래도 모두들 재미있어서 깔깔대며 운동했다는 것이다.

마치 뒤통수를 망치로 얻어 맞은 것 같은 충격이 전해 왔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선전을 일상처럼 듣고 자라온 내 속에
천박한 서열의식이 얼마나 골수 깊이 박혀 있는가를 절실히 느낀 순간이었다.

몇 달 후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한 학부모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 초등학교에서 한 학년 전체가 자전거 마라톤 행사를 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학교에서 얼마나 꼼꼼하게 준비를 했는지
1등부터 몇 백 등에 해당하는 꼴찌까지 모두 스탬프로 손목에 숫자를 찍어 주더란다.

아마 한국에서 이 얘기를 들었다면
나 역시 그러려니 하고 (혹은 동기 부여를 위한 학교 측의 고려에 찬사를???) 지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얼마 전에 호주학교의 수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직후라
이게 영 마음 불편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그러고 생각해 보면,
한국의 서열 문화는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뿌리 깊은 것 같다.

우선 태어나면서 가정에서부터 서열이 정해진다.
(남자와 여자, 장남 차남, 큰 집과 작은 집 등등… )
어릴 적 놀던 동네에서도 골목대장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미 서열이 정해져 있는 학교들 중 하나로 진학하고
그 학교에서도 등수로 서열이 나뉘고
성적에 따라 서열이 엄격히 정해져 있는 대학과 학과로 진학하고
남자들은 철저한 서열 사회인 군대에서 서열에 대한 재교육을 받고
졸업하면서는 서열에 따른 인기직종과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회사를 다니면 서열 상승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회사들간에는 언제나 존재하는 갑과 을의 관계…
서열에 걸 맞는 차와 집 장만은 필수고…
그러다… 아이를 낳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이런 무한경쟁 구도에서 잠시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하고자 찾은 코트에서도
테니스 실력에 따른 서열 의식에서 잠시도 벗어나지를 못하니..
언제쯤이나 우리는…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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